몽골라이딩4일-5일 94km

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28



게르 현지인과의 하루가 지나 새 아침을 맞았다.

아침식사로 빵 몇 조각과 비상식량으로 해결한다.


계속 텐트를 누군가 밀기에 환풍구멍으로 내다보니 염소들이 내 주변으로 맴돌고 계속 텐트를 밀고 있는 것이다.




텐트에 붙어 무엇이 신기한지 계속 머리로 들이박는다.




제일 먼저 디카를 들고 게르 아침 주변을 찍어본다.




하루 더 이들과 생활하고 가려고했다. 그러나 이침에 일어나 생각을 바꿨다.

가자.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가자.


떠나는 나에게 큰 딸이 이메일을 적어준다.





몽골에 도착 처음으로 낙타를 보았다.




이젠 서서히 푸른 초원에서 황량한 사막이 나오리라.



나에게 물을 주고 가는 여행자










그늘이 없다. 자전거 그늘을 만들어 겨우 몇 군데 햇빛 가리며 점심을 먹어본다.

최고의 맛 된장국.



200km넘어 처음보는 표지판.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숙소 가리키는 표지다.

만달고비를 향해 계속 가고 있는데 2-30km 가면 도착이다.

처음으로 GPS와 다른 방향으로 즉 이 표지판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기암괴석 돌길을 치고 올라간다. 새로운 기분으로 페달질하며 올랐다.

오르면서 느낀 건데 역시 산에서 돌밭 치고 올라가던 경험이 이런 길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게한다.






한바탕 다운힐 편하게 내려왔지만 곧바로 모래길 이어지고 콰당 넘어진다.

다행히 경미한 찰과상







드디어 최악의 공사판 돌길 같은 느낌



최고의 명장면이다. 맞은편에서 오는 청년들인 듯. 사진을 찍겠다니 쾌히 허락한다.

볼수록 특이한 표정의 작품.



할아버지와 손자인듯. 이 사진도 작품이다.



위 할머니와 아래 아이들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아래 아이들 사진 또한 작품이다.

나는 이 길에서 작품 3장을 건졌다.


위 아래 사진 아이들을 바라보면 한국의 아이들과 무척 똑같다.

역시 우리 몽고리안 계통의 동질 혈통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사는 집은 상상 이상의 초라한 곳이다.

그래도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로 그들은 생각하겠지만

사진 제일 왼쪽 패션 감이 좀 있다.

문화 가정에서 잘 키우면 아마 새로운 변신으로 태어날 것을

6.25직후 미군이 버려진 한국의 아이들을 입양하여 키운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뭘~ 그리 예쁠 것도 없은 애들을 잘 키워주다니...

아무튼 아이들에 관한 여러 생각하며 라이딩 이어갔다.




더이상 힘들어 못간다. 배는 고프지만 먹을 힘은 없고 물은 있어 마시지만 너무 계속 마셨는지 헛구역질이 나고

물맛이 쓰다.

하여 기도한다.

주여~ 제가 이젠 물 마시면 토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제게 쥬스를 주소서.

행인이 주던지 아니면 가게를 만나게 해 주소서.

그래도 배는 채워야하기에 오다가 얻은 파이 한 조각을 맛보는데 너무 달고 쓰다.

조금 먹고 모두 버렸다.




끝없이 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사람 사는 느낌은 거의 없어 맥이 빠진다.




멀리 전신주가 보인다.

아~ 사람이 산다는 얘기다.

자 가자. 가게가 필시 있을 것이다.





역시나 마을은 있었는데

다가갈수록 마을이 너무 초라하다.

가게가 있을까. 아무리 둘러봐도 불길한 예감이.

겉에서 보기에 없어 몇집 걸러 안으로 들어간다.

역시나 검은 개가 하얀이를 드런내며 다가온다.

이쁜 간판 한나 있어 보니 역시 상점이다.

주민 청년에 부탁한다.

주인이 20분 기다리니 나왔다.

와!~ 드디어 쥬스를 한 번에 마시니 살 것 같다.


주님으로 부터 응답받은 쥬스.


마을에서 떠어진 곳에 텐트를 치려는데 왜이리 긴 업힐인지 정말 지겹게 타고 올라와 겨우 정상에 텐트를 쳤다.

아침부터 지금 7시 28분까지 달렸으니 정말 많이 달렸다.



4일.70km

텐트를 누군가 옆에 치고 밀치기에 눈을 뜬다. 염소인지 양인지 소리가 들려 환풍구로 내다보니 주변으로 염소가 둘

러싸고 있다. 그중 몇 녀석이 뿔로 내 텐트를 들이 박고 있다. 이 괘씸한 녀석이 있나 내가 째려보고 소리 지르니 물러

간다. 정말 귀엽다. 어떻게 하지. 오늘 하루 더 머물 것인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 결단을 빨리 내려야했다. 그래 하루

더 있기엔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다른 경험이 내 호기심을 자극해 출발 쪽으로 결단. 아침에 일어나 멀리 게를

배경으로 파노라마 사진으로 몇 커트 남기고 짐을 정리한다. 아침은 식빵 한 조각과 비상식량 한 조각으로 해결했다.

텐트를 걷고 정리를 마친 후 게를 앞에서 단체 촬영을 했다. 떠나는 나에게 큰 딸-자신은 교사라고 했다. 어떤 교사인

지는 못 알아들으니... 아울러 내가 방학해서 이렇게 왔노라고 했는데 방학도 모르는 것 같다. 아마도 몽골은 방학이

없는지-이 내게 이메일을 적어준다. 그런데 몽골어가 들어있어 어찌할지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도 내 명함을 주었

다.

이 좋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마다하고 집이 그리워 하루라도 더 빨리 출발하려는 내 마음을 보았을 때 역시나 나는 약

한 자라 긴 여행하기는 이미 틀린 것 같다.

언덕 오르는데 낙타를 처음 보았다. 역시나 본격적인 사막 전조는 아닐지. 지금가지 줄곧 염소, 양, 말, 소 등이었는데

낙타를 보니 기분이 새롭다. 동방박사가 낙타를 타고 아기예수가 있는 말구유를 찾았는데 나도 타보고 싶었다. 통과

하고 달린다. 그런데 하루 묵었던 게르에서 얻어온 물이 영 이상하다. 좀 오염된 느낌도 든다. 지프 한 대 지나가기에

손들어 물을 요구하니 스페인 여자 나온다. 잠시대화를 나눴다. 기분 좋게 1.5리터 생수 통째로 준다. 감사. 힘을 얻

어 달린다. 길은 계속 비포장이지만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초원은 사라지고 불모지만 보이더니 주변에 온통

이상한 돌 모양의 작은 산 연이어 보인다. 차량 소통도 거의 없고 이상하다. 전혀 다른 느낌의 배경에서 달리니 기분

이 좋다. 점심을 먹고 다시 달린다. 돌산에 돌길로 이어지더니 업힐도 나온다. 산라이딩을 좀 경험해서인지 업힐 돌길

은 힘 빼고 치고 나가야한다. 속도가 줄어들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하여 25키로 되는 짐을 뒤에 싣고 그래도 자존심

살려 내려 끌지 않고 정상에 오르니 성취감이 절로 난다. 하하하. 이 불모지에 홀로 라이딩하며 무슨 성취감이라고 생

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이런 길에 갑자기 지프 한대 맞은편에서 올라와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이 길로 오는 사

람도 있구나. 내려가니 방향표지판 하나 서있다. 글씨를 모르니 지도 꺼내어 같은 모양 찾아보는데 영 신통치 못하

다. GPS방향과 이 표지판 화살표하고는 오차가 거의 30도 벌어진다. 어쩌지. 그렇다고 GPS와 딱 맞는 길은 없고. 처

음으로 직진에서 돌아와 표지판 방향으로 틀었다. 뭐~ 잘 되리라 생각하고 업힐하는데 주변이 장관이다. 마치 소똥

모양의 큰 바위들이 뒤엉켜 이뤄진 기암괴석이 내 길을 안내했다. 동영상을 찍으려 삼각대를 잘 설치했으나 삼각대가

완전히 망가졌다. 촬영 실패하고 내리막길로 향한다. 거의 평지에 이르러 모래 길에서 낙마하여 약간의 찰과상을 입

었다. 여러 게르 보이고 아마도 중간 공식 숙박지인 듯 들어가 물을 구하는데 500미리 한 병에 천원이란다. 한국이라

고 하니 아마도 미리 바가지를 부리는 듯. 기분 나빠한 병만 구입. 만달고비 방향을 묻자 옳다고 한다. 그래 나는 도

착한다. 만달고비에. 그렇게 가보고 싶던 만달고비에 나는 이제 거의 도착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달리고 또 달렸

다. 벌써 60키로가 넘게 달렸다. 길가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 게르 한 체가 보인다. 또 위기상황 발생. 마음 가다

듬고 조심하며 달린다. 게르에서 멀리 돌아갈까 아니면 제 길로 갈까. 그래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길로 갔다.

역시나 게르에 가까워지자 크고 검은 개 여지없이 짖어대며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 또한 죽는 힘을 다해 달렸

다. 내 속도도 무시 못했는지 소리가 줄어들었는데 갑자기 모레 밭 이여진다. 핸들 중심을 잃어 멈추고 말았다. 다행

히 게르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모레 만나 다행이다. 긴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만달고비 앞으로 50키로 남았는데 정

말 최악으로 치닫는다. 돌길 시작되더니 심상치 않다. 채석장에서 나온 듯 돌들이 희고 검은 색이다. 오통 돌밭이다.

엉덩이에 통증이 심해지고 자꾸 안장에서 일어서는 횟수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몽골 라이딩에는 그늘이 없다는 것이

문제, 낮잠도 힘들고 점심도 뙤약볕 밑에서 먹어야하니 정말 힘들다. 그래도 아직까지 최악의 길에서 펑크 한 번 없었

다. 튜브 프로텍트 정말 타이어에 잘 착용했다. 벌써 60키로 달렸다. 오늘 목표 달성이다. 어디에 텐트를 치지 고민이

다. 아직 4시라 햇빛은 강렬했다. 약간의 업힐과 다운힐 이어지는데 이 길에서 만나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다. 무척이나 남루한 복장에 영양분은 알맞게 섭취하는지도 의문이었다. 한 어린 소년은 무척이나 영양이

부족한 상태인 듯. 착한 사람들이 모여 자연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5시 30

분이다. 한 언덕에서 배가 무척 고파 가게에서 식수를 구입하다 얻은 몽골산 초코 다이저스트 샌드 하나를 꺼내어 먹

어보는데 너무 달고 쓰다. 먹을 맛이 안나 조금 먹다 버렸다.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이젠 물을 너무 마셔 토할 것 같았

다. 그늘 하나 없는 이곳에서 물 마시기도 이젠 힘들어지고 시원한 환타 한 병마시고 싶었다. 기도를 올렸다. “주여 제

가 물도 이젠 마시면 토할 정도로 극도로 몸이 불안한 상황인데 아마도 비록 당이 많이 들어갔지만 탄산음료나 주스

를 마시면 좋아질 것 같습니다. 제게 그 것을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뭐 지나가는 사람이 줄 가능성도 없고

그냥 간절히 바라며 달렸다. 이젠 배도 고프고 물도 마시기 힘들어 더욱 라이딩은 어려워졌다. 앞에 전신주가 눈에 들

어온다. 오잉~ 웬 전신주. 설마 마을이. 저 멀리 물체가 있는 듯 망원경 꺼내 확인하니 마을이다. 그것도 판자가 아닌

색깔 있는 마을. 탄성이 절로 난다. 분명 가게는 있으리라. 달린다. 주욱 내리막 이어지고 전신주 넓은 길 양 옆으로

이어져있다. 다가서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예상했던 그래도 큰 집들이 폐허 창고이고 집 몇 체만 있다. 일단 길 옆에

있는 모든 것들은 사람이 없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사나운 개 내게 달려들어 잽싸게 청년이 있는 쪽으로 자전거를

몰아 청년이 퇴치시켜주었다. 물병을 보이며 사는 곳을 물으며 옆 건물을 보니 바로 상점 간판이 있어 탄성이 절로 나

왔다. 문을 열려고 하니 그 청년 주인을 부르러 다른 집으로 간다. 약 20분을 기다려 주인이 상점 문을 열어주어 안으

로 들어갔다. 처음 보는 가게다. 그래도 건물 안이라 그늘이 있고 마치 냉장고에 들어온 느낌처럼 시원했다. 이곳에

침낭 깔고 낮잠 푹 자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했다. 일단 손짓으로 주스를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망고 주스다. 그 자리

에서 뚜껑 열어 죽 한번에 마셨다. 바로 이 맛. 이어 또 한 병 주문하고 1.5리더 물 두 병도 산다. 2500원 지불하고 나

온다. 주변 평원 가운데 마을 한 곳 있고 모두 고요한 것이다. 다시 만달고비를 향해 떠난다. 이들과 그래도 기념 한

장 영상으로 남기고 계속 오르막 지속된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언덕 이젠 끌고 간다. 한 참을 올랐는데 마을에

서 계속 청년 나를 바라본다. 정상에 올라 마을이 이젠 작은 콩 크기로 보인다. 자 피곤하다. 지금까지 72키로 달렸다.

정상 길에서 좀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쳤다. 돗자리 펴고 누워보는데 속이 이상하다. 피곤해 식욕도 없다. 그래도 내일

을 위해 몸을 챙겨야한다. 해는 이미 지고 주변이 온통 어둡다. 자려는데 배가 고파 눈이 떠진다. 아껴야하는 전투식

량인데 그래 먹고 싶을 때 먹자. 일단 꺼내 찬물 부어 기다린다. 어둠 속에 고추장 넣고 오늘은 맵게 먹는다. 왼손에

된장 국 봉지를 들고 오른쪽엔 수저와 비빔밥을 준비하여 잘도 찾아 먹는다. 이 깜깜한 밤에 아무런 불빛도 없이 홀로

텐트에 앉아 먹는 기분이 참 야릇하다. 그래도 이 불모지에 배가 고파 한식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양치질을

위해 밖으로 잠시 나왔다. 남서쪽 산 위로 붉은 노을이 보이더니 하늘 위에서 불빛이 번쩍인다. 아마도 항공 감시인

지. 별들은 서서히 무리를 이루어 반짝인다. 정말 힘들고 지친 라이딩이었지만 주님의 도움으로 잘 살아서 하루 목표

이상으로 달성했다. 제발 바람만 잔잔해 주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출발이다.40km 더 달리면 만달고비지만 이미 많이 달려 지쳤다.


계속 힘든 길 이어진다.







야~ 드디어 만달고비 도착이다.

인공위성에서 내려다 본 만달고비는 좋았는데 막상 현지에서 보니

실망이다.

온통 건물이 위에서 보니 검은 색 물결이다.



큰 도시라 생각했는데 정말 초라하다.

입구부터 판자집 이어지고 개가 짖는다.



콘크리트 건물 듬선보인다.

호텔을 묻는데 식당을 가르쳐준다.

그래도 겨우 찾아 구석에서 호텔 간판 보고 찾아간다.




6000원에 방 하나 얻어 들어갔다.

욕실있는 방은 없다.

샤워 2000원에 하는데

물이 조금씩 떨어진다.

그래도 샤워 6일만에 한다. 아니 세수도 6일만에 한다.


숙소가 2층이고 주방도 옆에 있어 기웃거리며 라면 끓여먹었다.

은 라면 여기까지 가져오고 처음으로 먹어보다니....








공동화장실.

물이 정말로 메마른가

수도 사정이 엉망이다.

.




오후 8시이지만 아직 밝다.






저녁에 여주인에게 양푼 하나 얻었다.

밖에 나가 상점을 찾아 들어갔다.

생각보다 큰 상점으로 부탄가스도 있었다. 한국산 <선>

음료 및 빵도 산다. 그리고 라면에 넣을 계란 3개도.

이것으로 숙소에서 계란 다 넣고 라면을

주방을 보니 손님용 빵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사실 몽골 만두라 생각했었는데

먹어모니 맨 빵이다.

그래도 감동의 맛이다



밤이면 오통 길가에 개판다.

개들의 울부짖음이 으시시하다.

대낮에도 길가에 큰 개들이 5-6마리씩 떼를 지어 다닌다.

사실 이 대도시(?)에서 이틀은 보내며 지내려했는데 역시나 홀로 할 일이 없어 외로움이 더 커져갔다.

해서 차라리 몸은 피곤해도 달리는 것이 외로움을 덜 느껴 편했다.

빨이 이 마을 뜨고 싶다.

5일 24km

해가 떴다. 배 속도 정상이고 오늘은 24km만 달리면 만달고비 도착한다. 그 곳에서 이삼일 푹 쉴 생각이다. 가족에 전

화도 하고 오늘은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언덕에 텐트를 설치해서 시작부터 내리막이다. 24키로라면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거리. 그런데 큰 오산 시속 10키로도 버겁다. 계속되는 모래길에 두 번이나 넘어지다 끌고 엉덩이

가 아파온다. 그래도 구글어스로 내려다 본 만달고비는 좋은 신도시처럼 그럴 듯한 건물이 많은 큰 도시라 여겨졌다.

그 꿈을 안고 가는데 길은 계속해서 나를 지치고 힘들게 오전 길과 같이 하드코스다. 어차피 끌고 그냥가면 심심하다.

해서 기도하며 간다. 내가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 눈감고 기도하며 주님께 의지하며 명상하며 간다. 드디어 GPS 목표

지점 4키로 가리킨다. 언덕을 삐질삐질 올라가는데 정상에 게르가 보인다. 어린소녀 날 보더니 놀라 문 앞에서 들어

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까만 개도 보인다. 조심해야지. 먼발치에서 보니 개가 없어졌다. 정상에 다다를 무렵 역시나

그 녀석 짖어대며 날 향해 뛴다. 또다시 나는 죽어라 페달질한다.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페달질 한다.

내리막길이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내달렸다. 개소리 사라지고 자전거에서 내려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근데 왜 길가

에 게르를 세워놓았는지 화가 난다. 지나가는 사람 어찌하라고 말이다.

전신주가 이어지고 분명 또 다른 저 언덕 넘어에 큰 도시가 있으리라. 도착해 보니 판자 집 여러 체 보일 뿐 내려가니

마을이 정말 실망이다. GPS오른쪽 가리킨다. 그 방향으로 500M 내려가니 드디어 많은 판자 집 내려다보이고 오른쪽

페이트 칠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마을 전체가 비포장길에 불과 1-200미터만 콘크리트 길. 역시나 우리네

6-70년대 삶이 펼쳐졌다.

먼저 상점에 들러 아이스 샌드를 먹고 음료도 마시고 호텔을 물어보니 젊은 여직원 <COBI>를 써 주며 방향을 일러준

다. 그곳에 가니 음식점이다. 숙박은 다른 것을 일러준다. 가는 길은 온통 벽돌 건물 공사 중이고 중간에 허름한 치킨

가게도 있다. 결국 고비호텔을 찾았다. 말이 호텔이지 모텔도 아닌 여인숙 수준이었다. 이층 건물이며 6천원에 더블

침대에 공동 화장실 이용하는 방이다. 2천원은 샤워 값이다. 두 번 사용에 3천원 다운 계약하고 샤워하려는데 물줄기

가 가늘게 조금 나온다. 그래도 비누로 몽골 와서 처음으로 세수와 샤워한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몽골라이딩의 가장 힘든 점이 과연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수를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걱정이었

다. 그러나 공기 중에 습도가 낮아 땀이 별로 흐리지 않았다. 단지 먼지로 인한 몸에 가루가 있을지언정 불쾌지수는

높지 않았던 것이다. 해서 잘 때 물 티슈 두장이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었다. 머리카락은 예술이다. 마치 샴푸 듬

뿍 바른 것처럼 손으로 머리카락의 모양을 만들면 그대로 유지 될 수 있을 정도로 뻣뻣해 졌다.

샤워를 하기 전에 먼저 공중전화 실내에 있어 사용하려하니 웃는다. 알고 보니 연결선이 없었다. 카운터에 있는 실내

전화를 사용해 보려하니 이것 또한 연결선이 없다. 그래도 여주인이 친절하여 웃으며 내게 핸드폰을 건네주었지만 무

용지물. 가족에게 연락 한 번 못하고 정말 걱정 많이 할 텐데. 오히려 내 고민이 깊어만 갔다. 주인장에게 바디랭기지

로 공중전화기를 물어보니 저 멀리 한 곳을 가리킨다. 에라. 포기다.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보니 부러울 것이 없었다.

낮잠 좀 자다가 상점을 찾아 밖으로 나갔다. 길가에 나가 보니 만달고비에서 제일 번화가 인 듯. 지프 차량 집결소가

있었고 운전자들이 허름한 창고에서 쉬고 있다. 그 근처에서 가게를 찾았는데 그래도 큰 상점이라 기념품 및 실료품

잡화가 많았다.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선 부탄가스>가 있었다. 부탄가스 두 개를 2000원에 구입하고 물과 주스도 샀

다. 빵을 사력 했지만 먹을 만한 것이 없다. 시내 중심에는 큰 개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닌다. 먹을 것도 주변에 없는

데 저렇게 큰 개들이 시내를 활보하다니 위험한 마을이다. 숙소로 돌아와 보니 이층 바로 옆 방이 주방이다. 해서 나

는 여주인에게 얘기해서 농심 너구리 순한 맛 두 깨를 끓일 냄비를 빌려달라고 했다. 가스레이지도 있어 내가 직접 물

을 받아 라면을 끓여 객실에서 먹는데 어찌나 마음이 만족스럽던지 배불리 먹고 설거지를 하니 여주인장과 주방여인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어쩌면 몽골 남성은 설거지를 금기시 하는지. 아무튼 나는 내 일을 했을 뿐이다. 잠시 나는 주

방 한 구석에 있는 작은 양푼 하나를 발견하여 내게 달라는 표시를 하니 흔쾌히 준다.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잠시 후 저녁 라면을 끓이기 위해 주방에 갔더니 만두가 있는 것이다. 나는 몽골 만두라 생각하여 두 개를 달라고 애

원하니 준다. 들어와 먹어보니 뭐야!~ 그냥 밀가루 빵이다. 가게에서 계란 3개 사와 라면에 모두 넣고 먹는다. 역시

계란 라면 좋다. 해는 서서히 지고 지도 분석도 끝나고 심심해 창문 너머로 밖을 내다본다. 가끔씩 푸르공 차량이 호

텔 정문으로 왔다가 핸폰으로 뭐라 하더니 객실에서 사람 나오고 함께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 몇 차례 이런 장면 연출

되고 손님도 몇 명 들어오는 것 같다. 1층에 식당이 있는지 마시는 떠드는 큰 소리가 들려온다. 좋겠다. 고민에 잠긴

다. 계획대로라면 이 만달고비 중간지점에서 2-3일 관광하며 편히 보내야하는데 이 썰렁한 분위기에서 무슨 관광.

빨리 뜨고 싶어졌다. 특히나 해가 지고 저녁이 되니 온통 마을이 개판이다. 주변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가로등

도 없고 가끔씩 낮에 보았던 개 무리들이 어울려 돌아다닌다. 이 층에서 내려다보아도 무섭다. 마치 밖에 나가면 사자

우리에 제 발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말동무도 없으니 더욱이 관광은 고사하고 편안한 마음이 없다. 빨리 해 뜨면 출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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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23


지난밤 비바람 흔적 없이 새날이 밝았다.






가을 아침처럼 싸늘하다.

젖어 있는 것들 잠시 말려보고



1.5리터 두 물병 가득한 것이 제일 든든하다.
내 가족(?)들과 사진 한 방 남기고...




시작 부터 끌다니...

물이 많으니 끌기도 힘들다.


아름다운 산과 조경을 이루고.

야~ 강이다. 아니지... 호수다. 멀리 말 떼가 호수 근처에서 물을 마신다.




주민들이 날씨도 더운데 모두 긴 옷 차림이다.



강과 산 최고의 절경












끌고가는데 갑자기 기마병(?) 출현. 말도 재법 크다.

이어 친구 기마병도 등장.



무사히 통과하고 가는데 뒷 바퀴에서 닿는 소리가 나 살펴보니 짐받이 받침대 지탱 나사가 부러져

흔들린다. 짐이 25kg이고 출렁이는 길이다보니 결국. 순간 아찔 해 진다. 여분 나사가 있는지... 철사도 없구.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이 굵은 나사가 짐받이에 여분으로 여러개 조여져 있어 그것으로 대체 해결.

만약 나사 없었으면 이을 철사도 없어 결국 라이딩 불가능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돌길 이어지고





날씨가 흐려지더니 갑자기 싸늘 해 진다. 땅의 온기가 오히려 추운 몸을 따뜻하게대워주니 고맙기까지.

모래 바람 돗자리로 막아보고

강렬한 빛 바지로 덮어본다.

역시 기다려지는 시간은 밥을 먹을 수 있는 점심. 고추장 버리고 된장국에 먹는다. 최고의 맛.





양갈래 길. 왜 돌로 막아놓았지. gps 이 돌로 막을 길 가림키는데 어쩌지.이 돌에 대한 뜻이 있었겠지만

gps에 의지해 돌을 넘기로 결정.

역시 지나는 차량은 이후 거의 만나지 못했다.




멀리 작은 텐트와 게르가 보이기에 캠프로 여겼다. 하여물을 구하기 위해 다가갔다.

그러나 게르였고 뜻하지 잠시 망서린다.

그냥 물만 구하고 내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이 곳에 텐트치고 이들과 생활을 할 것인지 고민한다.

좋다. 이왕 이렇게 된 것 게르체험이 내게 더 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너무도 반갑게 맞이하는 가족들에게 호강하고

준비한 한국 스티커 장구 미니어쳐, 껌등을 선물한다.

내 자전거를 보더니 몹시 좋아한다.


아이들이 내 자전거를 몹시 좋아한다.





대신 나는 말을 타라고 한다.



양털도 깎고. 이들의 주업인 일을 한 번 경험한다.




주인장 부인


주인장 부인 여동생 남편

바로 위 아래 사진 작은 양이 왜 서있는지 생각해보라.

답은 작은 양(새끼양)앞에 묶여서 털을 깎기로 있는 양이 바로 어미양이라서.

어미양이 눕힘을 당하는 동안 새끼양은 어미를 향해 계속 울부짖는다.

이 모자의 울부짖음을 눈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주인장이 몽골소주라며 잔을 권한다. 몇 번 피했지만 예의상 세 잔 마셨다.




나를 위해 염소 한 마리 잡을 준비한다.

큰 아들 염소 잡아오고

주인장 칼 간다.

염소 잡는 순서

1. 칼을 간다.


2. 두 다리를 잡고 산체로 배를 30cm 자른다.


3. 손을 깊숙히 넣어 숨통을 끊는다.


ㅎㅎㅎㅎ. 이젠 염소의 요동이 없다.


세수하는 모습


역시 연료는 가축의 배설물


목동의 가축 몰이.


4. 가죽을 벗긴다.





해질녘


염소 젖짜기


















염소 내장은 버릴 것 버리고 모두 한 곳에 끓인다.



살덩이는 부위별로 잘라 지붕에 말리고



염소 젖짜는 시간








염소 젖을 짜는 동안 모든 새끼 염소들이 주변에서 어미를 부르며 울부짖는다.

이어 젖을 모두 짜고풀어주면 이 많은 어미 염소들과 새끼염소들의 상봉장면이 이어진다.

정말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감동이다. (주인장이 바디 랭기쥐로 설명 해 주어 이해함)


간의 맛은 역시나 모두 비슷한 것 같다.



죠기 순대 처럼 생긴 것 먹어보니 맛 좋다.



바로 이 순대 절단면


일종의 케첩 맛나는 것에 찍어 먹는다.

3일 40km

아침 햇살에 눈을 뜬다. 멀리 주변에서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들려오고 텐트 문 열고 내복 차림으로 나선다. 어제 힘들

에 텐트를 설치했지만 나와서 주변을 살펴보니 그래도 기분이 한결 상쾌해 진다. 식빵 2개와 비상식량 1조각 먹고 짐

정리하고 텐트 걷기 전에 기념 촬영을 한다. 텐트 주변으로 자전거 온갖 짐들 잘 정리해 놓고 셀프 카메라 설치 해 보

는데 마치 내 식구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기념 촬영하는 기분이다. 앞으로 아침이면 이렇게 보따리보따리 내 놓고 하

루의 시작을 촬영으로 알려야겠다.

망원경으로 신비한 산 밑을 바라보니 수많은 말들이 일사분란하게 게르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육안으로는 전혀 미동

도 느껴지지 않는데 망원경으로 보니 희미하게 식별이 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자 출발이다. 어제 비의 흔적은 거의 찾지 못하겠다. 이미 물 빠짐 완결하고 좀 좋아지려나 기대 해 보는데 모래 길이

나를 또 힘들게 한다. 그래도 푸른 초원이 전날 만 못해도 이어지고 달리다 끌다 반복한다.

전날 물을 많이 준비해서 그런지 끄는 것도 힘이 든다. 가다가 넓은 호수를 발견했다. 호수 주변으로 산이 둘러싸고

있는데 멋진 그림이다. 말들이 목을 축이고 이런 곳에 이 넓은 호수가 있다니 동물들에게 무척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

다. 이를 배경으로 사진으로 남겨본다. 역시나 작품이다. 길이 넓지 못하고 돌길로 이어지더니 어디선가 청년 말을

타고 저 언덕에서 나를 향해 내려온다. 내 모습이 이상한지 나를 바라본다. 나는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데 한 청년이 또 내려오더니 내 주변을 말을 타고 맴돈다. 뭐 대화 통하지 않으니 대충 사진 찍고 내 길을 간다. 돌길

심해지는데 삐질삐질 기어비 1*2로 오르는데 짐받이에서 마찰음이 들려 살펴보니 짐받이 지탱 축 하나에 조여진 나

사 하나 절단되어 한쪽을 기울어 타이어와 닿고 있었다. 순간 라이딩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사를 어디서 구해 이

를 지탱할 것인가. 철사도 없고 어떻게 하지.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래도 위에 똑 같은 여

분 나사가 여러 개 조여져 있어 이를 빼서 옮겨달았더니 간단히 해결됐다. 나사 하나로 여행이 끝일 수 있다는 가정을

생각해 보았다.

그래도 돌길 끝나고 편한 오프로드 이어지는데 갈림길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작은 돌로 한 줄로 길게 해서 마

치 진입금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호기심 발동 진입금지 구간을 넘고 말았다. 아마도 차량 제한이 있을

것이기에 어쩌면 자연으 모습을 더 생생하게 맛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평지 이어지더니 아무도 살지

않는 초라한 판자로 만들어진 벽 발견하고 계속 가본다.

점심을 먹어야지. 멀리 말 양떼들 풀을 뜯고 나는 조금 떨어져 자전거 그늘 만들어 보지만 별 소용없다. 전투식량에

물 부어 놓고 돗자리 깔아 누워본다. 자자. 다리는 긴 바지로 잠시 덮어 그늘을 만들어 눈을 감는다. 바람이 불어와 시

원하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더니 체온이 내려간다. 불과 몇 분 인 것 같은데 땅의 온기가 오히려 고맙게 느

껴진다. 참 별일이다. 강한 태양을 가리려 그늘을 만들려고 애를 쓰다 갑자기 온기가 그리워지는 추위가 느껴지다니

말이다. 구름이 겉이고 다시 뜨거운 태양이 내리쪼인다. 된장국에 밥 먹으니 힘이 난다.

장인어른의 얘기다.

한국 월남전 참전 때 한국군이 월남에서 한국으로부터 김치를 요청했다. 도저히 미군이 주는 음식이나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무척 힘들어 한다는 내용이다. 해서 한국에서는 김치를 급히 만들어 캔에 넣어 월남으로 수출(?)을 시

작했다는데 물론 비용은 미국에서 부담했단다. 문제는 우리의 캔 기술이 부족해 도착하기도 전해 캔 내부가 부식되었

단다. 아울러 미국은 김치를 몰라 썩은 야채를 보내줬다고 반품시켰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한국 김치

가 세계화 됐지만 말이다.

요지는 역시 된장국에 밥을 먹어야 라이딩 할 수 있는 힘이 난다는 얘길 하고 싶어서 꺼낸 얘기다.

라이딩 중인데 길옆에서 까마귀 두 마리 어떤 동물인지 살점을 뜯어 먹고 있다. 영상으로 몇 장 남기고 가던 길 이어

가는데 멀리 게를 두 체가 보이며 앞에 위성 안테나도 보인다. 아울러 삼각 텐트도 보이고. 나는 아마도 무슨 캠프라

생각되어 무조건 그 곳을 향해 초원을 가로질러 갔다. 가서 확인하니 일반 게르였다. 다가가 나는 생수 병을 보이고

물을 청했다. 바디랭귀지가 통해 아주머니 1.5리터 병에 물을 넣어준다. 호기심이 발동 혹 여기서 게르체험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영어를 조금 하는 둘째 딸에게 내가 텐트를 이 마당에 쳐도 되는지를 물었고 주인장은 웃으며 허락했다.

이어 서로의 탐색전 이어졌지만 주인장 이내 나를 게르안으로 불러들이더니 하얀 우유 같은 것을 주는데 마치 쌀물

마시는 느낌이다. 아무튼 부드러운 맛으로 한 컵 들이키니 또 한 잔주기에 또 마셨다. 이번에 설탕 뺀 요플래 한 컵 준

다. 신맛이 좀 강했지만 한 컵 다 먹었다. 또 요플래 주기에 다 먹고 사양했다. 모든 가족들이 나와 나를 재밌게 바라

본다. 나 또한 영상에 남기며 그들에게 웃으며 대했고 서로의 친근감이 느껴졌다.

나는 내가 서울에서 준비한 스티커와 미니어처 그리고 껌등을 선물로 주었더니 좋아한다. 특히 껌을 어른들도 하나씩

나눠 씹으며 좋아한다.

이어 바구니에 담겨진 우리네 빨래 비누 조각 낸 모양의 딱딱한 치즈(?)가 있었는데 나보고 먹어보라고 한다. 일단 가

장 작은 것 집으니 아주머니 멋쩍게 큰 것을 집으라며 내게 가장 큰 것으로 골라준다. 나는 아까 작은 것 먹어보았더

니 아주 딱딱하고 신맛이 강해 조금 먹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걸려 든 것이다. 아무튼 기분 좋게 받아들고 씹어보지만

역시나 딱딱했다. 하여 조금씩 베어 먹고 게르에 앉아 온 식구들과 대화를 했다. 바닥에 1964라고 주인장 적으며 자신

을 가리킨다. 바로 자신의 나이를 말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1966이라고 적으니 어디서 한국말을 배웠는지 “오

빠”라고 왜치며 허탈하게 웃는다. 나는 형이라고 다시 일러주며 우린 형과 아우가 되었다. 영어로 둘째 달이 중간에서

통역을 해주어 서로 가족소개를 마칠 무렵 주인장 처제 남편이 술을 꺼낸다. 주인장 내게 “몽골소주”라 말하며 한 잔

권한다. 분위기상 한 잔을 마셨다. 술은 역시 한국과 다를 바 없었다. 주인장 계속 술 잔을 가족들에게 다 돌리더니 또

내 차례가 왔다. 이렇게 세 잔을 마셨더니 머리가 핑 돈다. 주인장 가족들 모두 양털 깎으러 나가고 나는 혼자 남아 알

코올 기운에 잠을 1시간 정도 잤다. 막내아들(초5학년 정도로 보임) 말을 타고 내게 오더니 나보고 타보란다. 나는 기

분 좋게 올라타고 이 녀석 말을 몰아주고 주면 돌아보더니 말고삐를 내게 맡긴다. 이 막내는 내 자전거를 타고 나는

말을 몰고 게르에서 좀 떨어진 양털 깍고 있는 가족들 곁으로 갔다. 주변을 말로 돌아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치

내 친척 같은 포근한 느낌이랄까. 다시 말에서 내려 주인장 옆으로 가니 나보고 양털을 깎아보라며 가위를 내민다. 양

털을 깎는데 작은 양이 오더니 울부짖는다. 주인장 내게 손짓하며 누워있는 큰 양과 가까이 다가온 어린 양을 서로 연

관지으며 엄마와 새끼라는 뜻의 몸짓으로 가르쳐준다. 나는 어찌나 그 새끼양이 귀엽게 느껴지던지. 어미는 계속 꼼

짝 못하고 떨이 깎이는 가운데 새기를 찾고 새끼 또한 눕힘 당한 어미 양을 보고 젖달라고 아니면 자기와 놀아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감동했다.

이렇게 양 털도 깎아보고 주변 사람들 촬영에 들어갔다. 갑자기 한 남자가 속옷 깊숙이 무언가를 꺼낸다. 바로 망원경

이었다. 다소 묵직하고 큰 것인데 멀리 떨어져있는 가축을 관찰하는 듯 했다. 나도 배낭에서 작은 망원경 꺼내어 보는

데 주인장 내 것으로 멀리 있는 가축들을 보더니 무척 탐내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이다.

저녁 7시가 다 되어 주인장 큰 아들이 염소 한 마리를 뿔을 잡고 끌고 왔다. 나를 가리키며 이놈의 목을 자르겠다는 모

션을 취한다. 나는 노라고 말했지만 주인장은 유머가 있어 계속 나를 가리키며 이 놈 잡아 맛있게 함께 먹자고 한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고 그 자리에서 칼로 배를 30cm정도 자르더니 그 뱃속으로 큰 아들 손을 깊숙이 넣더니 염소 숨

통을 끊어놓는 듯 했다. 마저 칼로 배와 사지의 가죽을 가르더니 완전히 내장 꺼내어 삶고 살은 부위별로 토막 내어

게르 지붕위에 널어두었다.

저녁에 삶은 내장 몇 점 먹었다. 간은 돼지의 것이나 맛이 같았다. 순대 모양도 먹어 보았는데 먹을 만했다. 그러나 이

런 것으로 내 배를 채우기에는 힘들어 있는 라면 세계를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끓여먹었다. 물론 나는 두 개 나머지는

주인장. 이렇게 몽골 주민과의 생활이 막을 내리고 어둠이 내려와 밤하늘의 별을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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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라이딩2일 73km

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17



야외에서 맞는 처음 아침이다.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휴지와 포터블 비데 기구를 들고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며 용변을 보는 기분은 정말

짱이다.



아침식사는 요것 하나 200kal


이 연양갱은 내가 분실했던 가방에 있던 것인데 혹시나 그 도적들이....

안에 있는 내용물은 들어있고 포장을 뜯지 않았다.

해서 가져간다.





아니 자유시간 미니 코코렛, 이 것 또한 내가 산 것인데 분명 도적들이 차안에서 먹으며 길가에 버린 것들이

틀림없다.

길 무척 아름답다.


버려진 시체의 흔척들














점심을 먹고







물 주고 떠난 차


내게 빵 주고 떠난 차




오전 라이딩 후 반드시 낮잠을 자야하는데 그늘진 곳이 몽골엔 없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잔다.






자전거 끌며





생각치 못했던 캠프장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스웨덴 청년과 함께


이탈리아 여인 5-6명이 먹기에 그것으로 나도 함께 주문 해 먹는다.


요거이 쓰레기통

아마도 가축들이 쓰레기 못 먹으라고 이런 모양으로 만든 것 같다.


이후 나는 가장 멋진 장관을 보게된다.














나는 위 사진의 두 장의 산을 보며 천국을 생각했다.

주변에서 모래바람이 어찌나 세게 몰아치던지 그래도 나는 제자리에 앉아 20분간 명상에 잠겨본다.

태어나서 가장 선명하고 정신을 뺏는 영상을 처음 보게됐다.

특히나 큰 산 자락에 이어져 있는 작은 봉우리 둘레로 게르 두 체가 있는데 그 주변으로 바람을 피해

은신하고 있는 수백마리의 양떼들을 보았다.

정말 환상적인 전원적 풍경.

순간 저 게르를 방문하여 며칠을 보낼까 생각도.

그러나 갑자기 너무 추워졌고 빨리 라이딩해야겠다는 결정으로

그래도 명산 사진 몇 컷 더 찍는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과 함께 우박이 떨어진다.

작은 우박에 헬멧에서 톡톡 튀기며 떨어진다.

라이딩 이어가려했다.

그러나 굵은 소나기가 되더니 체온 급감

결국 한적한 들판에 텐트를 꺼내 치는데 비바람 장난아니다.

윈드쟈켓 꺼내 입으며 살기 위해 텐트 겨우 쳤다.

텐트안으로 들어오니 겨우 살것 같다.

온통 모래 투성이




고비캠프에서 먹던 점심 다시 먹으며


관광객에게 얻은 몽골 식빵도 먹고


환풍구로 바라보는 명산은 장관이다.


비타민 시도 먹고


안정을 취하는데 멀리서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우리가 티브이에서 티벳이나 몽골 전통 노래를 많이 들어보았는데

바로 똑같은 초원의 바람을 타고 이 텐트안으로 들여오는 가냘프고 뭐랄까~ 아무튼 야릇한 음률이

내 마음으로 사로잡았다.

말 발굽소리와 함께 내 텐트로 다가와 말을 건낸다.

나는 두려움으로 환풍구로만 바라보았다.

디카를 밖으로 하여 찍으니 포즈까지 취해주고

짖굳게 환풍구로 내 모습을 들여다본다.

사실 나는 추위로 인해 몸과 맘이 지쳐있어 모든 것이 두려웠다.

소년은 다시 노래를 부르며 멀리 사라져갔다.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소년은 멀리 떨어진 게르 안으로 들어갔다.

혹~ 무서운 녀석들 내게 끌고와 문제를 일으키면....

두려움에 계속 나는 망원경으로 그 게르를 주시했으나 아무일도 없었다.

지금도 그 야릇한 노랫소리가 바람타고 내 귓가에 전해져오는 것 같다.







2일 73km

누군가 옆에서 코고는 소리에 눈을 뜬다. 간밤에 엄청난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는 줄 알았다. 설상가상으로 굵은 빗방

울 까지 덜어지는 소리에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텐트 전체가 흔들리고밖에 있는자전거에서 도난 경보기가 쉴

새 없이 울려대지만 비 맞고 나가기 싫어 침낭에서 견뎠다.

자외선이 강했는지 팔과 다리 햇빛 그을린 부분이 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엉덩이에 붙인 스킨 패치 위력은 대단했

다.통증없이 완전 정상이다. 먼저 기상해서 용변을 보기 위해 침망에서 나와 밖을 내다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비가

내린 흔적이없다. 왜지? 정말 이상하네.간밤에텐트를흔들어 놓았던 빗소리 정체는. 후에 알았다. 모래바람이었다

는 것을. 아무튼 몽골 자연에서의 첫 아침은 무척 상쾌했다. 바로 이 주님이 만들어주신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역시

나는 한 낯 미물임을 깨닫는다. 용변을 본다. 풀 향기를 맡으며. 포터블 비데로 마무리까지 하고. 만약 어제 도난 당한

가방에 서울서 공수한 휴지까지 있었다면 나는 이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어쩌면 공책 찢어야 할 판일 수도.그 가

방 안에는 정확히 총 라면의 1/2, 간식거리 초코렛 세트, 영양갱, 빵 이틀 분, 코펠 그리고 성경책 등이다. 그나마 얼마

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글을 남길 수 있는 공책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어제 <오름>에 오르면서 <내려놓음>의 저자 이용규 목사님을 생각하며 걷는데 오르는 과정에서 주님의 음성으로

무엇인가 큰 일이 생길 것이라는 소리가 내게 들려왔다. 나는 불길한 생각에 애써 무시하며 올라갔는데 결국 가방 1

개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도 주님은 아무 걱정 말라는 말씀을 주시기에 다행이라 여겨졌다.

아침식사는 비상식량으로 해결했다. 일단 한 조각 200kcal먹고 10시쯤 다시 한 개 먹어 최대한 비상식량을 아낄 예

정이다.

8:30 라이딩 시작이다. 다소 늦은 느낌이지만 주님이 내 앞길을 예비하시리라 믿는다.

길이 다행히 약간 다운힐이라 편하다. 이침 기온은 초가을이라 싸늘하나 그래도 난 여름 라이딩 복장이다. 한참을 달

리는데 녹색 포장 크라운 <영양갱>이 포장 그대로 길 한가운데 떨어져 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돌아와 확인하니 바로 어제 도난당한 가방에 있었던 영양갱이 분명했다. 챙겨 넣고 다시 라이딩하는데 조금 떨

어진 곳에 <자유시간>초코렛 봉지가 보인다. 이제 그 도둑들이 이 길을 지나다 먹다 버린 것이다. 마치 인디언 추격

대가 누군가를 추격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주님이 내 짐 무게를 줄이려 주신 축복이라 여기며 기분좋게 다시 출발

한다.

길옆에 말 유골 잔해가 널 부러져 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아프리카 맹수들이 죽은 후 그 자리에 유골만 남기는 것

처럼 느낌이 이상하다. 역시 몽골이 주는 느낌은 내게 무척이나 신선한 충격이다. 재빨리 유골 자전거와 어울리게 세

팅하고 몇 장의 사진에 남긴다. 기분 좋다. 탄자니아 세렝게티가 부럽지 않았다.

배가 고파 좀 전에 주운 영양갱 하나 입에 넣어본다. 단 성분이 많아서인지 비상식량이 훨씬 좋다. 1시쯤 40km달렸

다. 전투식량에 찬물 붇고 자전거 세워 그늘 조금이라도 만들어 본다. 그림자가 가장 짧은 시간대라 그늘 범위도 몹

시 좁다. 그래도 감사해야지.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늘아래 몸을 조금이라도 식히며 낮잠을 30분 청한다.

달콤한 잠이다. 그늘만 조금 더 넓었으면 완벽할 것을. 자 밥 먹자.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 마음대로 이국에서 밥을 먹

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어제의 교훈을 잊지 않고 고추장은 버리고 된장국과 먹는데 역시 이 맛 환상

이다. 사실 집에서 가족들과 전투식량 20개 가량 구입하여 가족들과 한 개씩 종류별로 먹어보는데 무덤덤하게 먹었

다. 더욱이 된장국엔 손도 거의 대지 않았는데 지금 이 곳에서 먹는 맛과는 비교가 되질 않았다. 사람이 처한 환경에

따라 똑같은 음식이 맛을 달라지다니 재밌다. 된장국 부피를 늘리기위해 물을 더 부어보는데 식수가 부족하다. 이미

목동에게 얻은 지하수 1병과 트럭기사에게 얻은 오일 냄새나는 물만 남아있다. 뭐~ 라이딩하다 구걸하면 되리라 편

하게 생각한다.

다행히 이탈리아 여인에게서 1.5리터 한 병 미국인에게서 빵을 얻었다. 이 물을 아끼고 목동이 준 한 병으로 갈증해

소하며 라이딩하면 될 것 같다.

식사후 길은 최악이다. 오늘은 라이딩 중 게르 및 동물을 전혀 보지 못했다. 오직 돌길뿐. 정말 힘들었다. 모래 길 역

시나 눈길처럼 핸드 컨드롤 어렵고 짐무게로 인해 세 번 낙마 그래도 다친 곳 없어 다행이다. 왜이리 더운지 이 모래

길 언제 끝나지. 가다보니 <Gobi Camp>간판이 보인다. 사막의 오아시스. 감사합니다. 일단 GPS좌표 남겨놓고 다가

서니 허름한 분식집이다. 이미 유럽 여자 관광객 다섯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먼저 내게 인사하기에 내가 한국말로

대답하니 한 여인이 한국말로 다시 인사한다. 그들의 식단을 보고 같은 메뉴로 주문하고 나는 주방에 들어가 음료를

선택해 마신다. 바로 망고주스. 사막에서 먹는 주스 맛 좋다. 비록 냉장고 없었지만 그늘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냉음

료 충분한 발휘한다. 가이드가 중간에서 영어로 잘 통역해주어 한 시간 정도를 먹고 마시고 그들과 얘기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한 스웨덴 청년을 만나 얘기하며 사진도 찍어주고 내 명함을 주고 찍은 사진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부

탁했다. 그들이 타고 온 푸르공<러시아 봉고>에 모두들 소화불량과 도통이 있는지 모두들 탑승 모습을 보니 지친 표

정이다. 화장실도 줄을 서 서로 기다리고. 내 남은 식사는 저녁 식사 때 먹기 위해 봉지에 잘 넣어 가방에 넣었다. 나

는 뭐 덥긴 하지만 또다시 출발이다. 이 곳에서 1.5리터 생수 세 병, 식사, 주스 두 병 모두 4500원. 그런데 물 때문에

갑자기 너무 힘들어진다. 길 또한 끝도 없이 울퉁불퉁 모래길인데. 더욱이 돌길까지 가세한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깨끗한 생수가 많아. 멀리서 보니 가야할 길에 거북등처럼 여러 갈래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러나 만나는 점이

같아 아무길이나 선택하여 간다. 오늘까지 라이딩 이틀인데 땀이 없다. 대륙성 기후라서 그런가. 중국에서는 그래도

땀이 많았는데 이곳 몽골은 전혀 땀이 생기질 않는다. 거북등 오르막 정상에 서 본다.

와~ 좋다. 멀리 보이는 이어진 산들이 정말 멋지다. 지금까지 보았던 <오름>이 아니라 이젠 우리나라와 같은 산의 모

양인데 무척이나 선명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산이다. 모든 것이 장관이고 끝없는 내리막 길까지. 그냥 내려갈 수 없

어 동영상 촬영하며 간다. 길은 산을 향하여 굽이굽이 돌아 내려간다. 거의 내려와서 나는 그 작은 산들의 숙주인양

거대하고 장엄한 산 앞에 나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라 표현할 말이 기억나질 않았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길

가에 서서 산을 바라보았다. 말이 필요 없었다. 큰 산 옆으로 낮 능선이 이어지며 오른쪽으로 하나의 작은 분지를 형

성하고 있다. 분지 옆으로 게르 두 체가 보인다. 바람이 심해져서인지 수많은 양 떼가 게르 주변으로 움직이지 않고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이 성스럽기까지 하다. 잠시 천국의 모습을 상상하여 본다. 어떤 영상으로 본 적이 없는 이 모습

을 영원히 내 기억 속에 담아두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몇 분이 흘렀는지 모래 바람이 불어와 돗자리로 내 몸

을 감싸며 천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버텨본다. 체온이 내려가며 이젠 작은 우박까지 떨어지더니 어느새 하늘이 흐려

진다. 불길한 느낌이다. 체온이 떨어지면 라이딩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곳에 텐트를 칠 것인지 라이딩을 빨리 시작

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내 마음은 저 천국 한 가운데 있는 게르를 향해 달려가라고 한다. 주인장을 만나 양해를 구

하고 그 앞에 텐트를 치던지 아니면 주인의 호의에 응해 게르안에서 그들과 지내던지 여러 생각이 오간다. 그러나 용

기가 없었다. 천국의 영상을 마음에 새겨 두는 것 만으로 일단 만족하고 달렸다. 사실 처음엔 우박이 아니라 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헬맷에서 빗방울이 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얼음 조각이 튀면서 우박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행이

다. 그러나 우박이 빗방울로 순식간에 변하더니 내 배낭을 적시기 시작했다. 턱밑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지나는 비

가 아니었다. 이런~ 큰일이다. 이렇게 갑자기 체온이 떨어질 순 없었는데 여름에서 갑자기 겨울로 변한 느낌이다. 재

빨리 길에서 떨어져 은폐 엄폐가 잘되는 곳을 골라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조금 떨어진 평지에 자전거를 세워 텐트를

꺼냈다. 텐트를 치려는데 비바람이 강하고 몸이 어는 것 같아 텐트 설치전 내 몸에 이상이 생길 것 같아 우선 윈드점

퍼를 꺼내 입었더니 한결 몸이 정상이다. 그래도 텐트 설치는 마쳤다. 팩까지 확실히 박아놓고 젖은 짐 하나하나 잔차

에서 분리하여 텐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 과정에서 일단 당황하지 말고 주님께 의지하자. 그리고 담대히 차근차근

일을 수행하자. 주님이 항상 나와 함께 하신다는 점을 잊지 말자며 굳게 마음먹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텐트 안으로

들어오니 온갖 짐들이 모래에 젖고 내 양말 신발 옷가지며 만신창이였다. 그래도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내 체온을 유

지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신념으로 끝까지 비

바람과 사투를 벌인 것이다. 조금 지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캠프에서 남겨온 메뉴로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길에서 얻은 식빵 중 두 조각으로 또 보충했다. 몽골 식빵은 우리네 바케트 빵처럼 딱딱하

고 촉감 거칠고 맛과 향이 없었지만 자연과의 싸움에 승리했다는 마음에 도취되어 행복하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비타

민 C 두 알 먹으니 기분이 훨씬 상쾌해진다. 글을 쓸 여력도 생기고.

글을 쓰는데 밖에서 노래 소리가 바람을 타고 멀리서 들려온다. 말발굽소리도 들린다. 몸과 마음이 지쳐 현지인을 만

날 만한 마음이 여력이 전혀 없던 터였다. 텐트 환풍기를 통해 내다보니 중학생 정도의 소년이 내 주변을 기웃거린다.

껌이라도 꺼내어 주고 싶었지만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았다. 하여 카메라만 꺼내어 환풍기에서 소년을 향해 사진 몇

장을 찍어본다. 나는 속옷만 입고 있었고 밖은 추웠다. 텐트 앞문을 열고 이 따뜻한 온기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

이다. 소년을 웃으며 포즈를 취해주었고 환풍구를 통해 이 안을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나는 다소 쌀쌀하

게 대했고 소년은 내 느낌을 알았는지 다시 노래를 부르며 말과 함께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소년은 벌판 어느 곳을

향해 가는지 가는 방향으로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게르 두 체가 작은 콩 크기로 눈에 들어왔다. 소년이 게르 문으로 들

어가는 것이 확인됐다. 혹시나 무서운 사람 몇 사람 대동하여 나를 다시 어찌할 까하는 의구심에 계속 주시했지만 별

다른 징조가 없어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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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13




몽골 공항에 내려 짐을 찾아 나와 자전거 세팅하는데 이녀석들이 도와 줌. 둘이 손발이 척척.


세팅 완료. 짐받이에 짐 높이가 너무 높아 맨 위 원기둥 가방 대기에게 줌.



내가 잘 곳이 없어 공항에서 자겠다고 하니 2층 출입 금지 시간인데 특별한 벼려로 우대 받으며 잠을 잘 수 있었다.


대기와 함께.

제일 영어를 잘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

나이는 230 기혼, 화물관리 책임자로 공항에서 일함.



아침에 나와 공항앞에서 사진 한 컷.

만달고비 가는 길을 물으니 난감한 표정이다. 마치 서울역에서 전주 가는 길 묻는 것이나 같다.



공항을 빠져나와 언덕에서 내려다보며... 이른 아침 쾌쾌한 매연 냄새 속 그래도기분은 좋다.


시작부터 몽골의 무지개가 나를 맞이함. 참 아름다웠다. 라이딩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무지개.

그래도 구글어스로 공항 주변 다 외워 둔 길이 있어 공항 밖으로 나와 활주로를 바라보며 gps와 함께 정확하게

길을 찾아감.



곧바로 컴퓨터 바탕화면 초원그림 펼쳐지고







역시 마을안에서는 gps도 어려움이 있어 마을 사람에 물어 길을 찾아갔다.





















목동과의 첫 만남. 인상 깊다. 내게 우물을 소개 해 주어 마시고 머리고 감았다. 지하수 물은 역시 차갑다.

말까지 태워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1천냥 주고 나옴.













낮에 처음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그늘이 없다. 텐트를 쳐 보지만 역시 그 안은 더 찜통이다.

괜한 고생하며 텐트 치고 분해하고 일이 더욱 늘었다.

그래도초원에서 처음 먹는 즉석 비빔밥. 찬물만 넣고 2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원래 40분인데 이곳은 더운 관계로.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고 고추장 넣어 비볐는데 라이딩 중 정말 물 많이 마셨다. 이후로 절대 고추장은 넣지 않고

비벼 된장국과 먹었더니 라이딩에 큰 도움이 되었다.








힘이 넘쳐 올라가 필요 없는 업힐도 촬영을 위해 올라가며 한 컷 남겨본다.



보기에 가까운데 막상 걸어가니 30분이다.

보기 처럼 아름답지 못하고 온통 돌밭 언덕이다.




그래 저 오름에 한 번 올라고 보자. 결심한다.


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장면



결국 나는 자전거 눕힌 자리에 눈뜨고 가방하나 강탈당했다.


내려와 확인하니 다행히 초코랫, 라면, 성경책, 코펠 든 가방만 사라졌다.

만약 침낭이나 gps, 기타 중요 다른 가방 하나라도 없어졌다면 나는 이날로 라이딩 끝이었다.










배가 고파 라면 봉지에 물만 넣어 면발을 부풀려 먹었다.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야영 준비 완료.



공항을 빠져나와 몽골의 아스팔트 위를 두 바퀴와 함께 섰다. 05:00 아직 땅 거미가 상공에 드리워져있다. 날씨는 좀 싸늘해 여

름 라이딩 복장으론 좀 춥다. 잠시 눈을 감고 대기의 기운을 패속 깊이 들이킨다. 드디어 내 인생 또 하나의 큰 획을 긋기 시작

하는 순간이다. 느낌도 잠시 소름이 온 몸에 돋는다. 에고~ 어여 가자. 너무 춥다. 짐이 완전 무장 되서인지 좀 버겁게 느껴진

다. 핸들도 컨트롤 엉성하다. 뭐~ 그래도 가면서 생각하자. 이른 아침 몽골의 처음 공기유입이 상쾌하지 못하다. 역시나 지나

는 차량 매연은 덜 정제된 연료에서 나온 것 같이 쾌쾌하다. 베트남 오토바이 그리고 중국의 자동차 매연이 그러했다. 그래도

드문 있는 매연이라 참을만 하다. 언덕 이어지다 평지 직진이다. 일단 GPS 켜 놓고 위성 탐지하는데 한 방에 팍~ 잘도 잡힌

다. 방향 탐지가 정확하니 만사가 형통이다. 소리 높여 외친다. "야~ 몽골이다. 내가 왔다. 난 간다. 끝까지 나는 내 길을 간

다."라고. 공항진입로 갓길 없어 그냥 맨 땅으로 달리다 내려다보니 활주로 한 눈에 들어온다. 하늘 무지개 선명하다. 내 몽골

입국을 반기는 듯. 이 좋은 기분 함께 나누면 배가 되겠지만 솔로다. 혼자 감탄사 연발하며 자기도취에 빠져본다. 주변 산들이

역시나 윈도 바탕화면처럼 초원을 이룬다. 아무런 공해 없는 순수 그 자체 산을 보며 앞으로 다가올 신비한 경험이 내 호기심

을 더욱 자극한다. 비행기 이륙도 보이고 구글어스에서 익혔던 활주로 이륙 마지막 길 기점으로 우회전. 곧바로 비포장길 시

작. 잠시 길 위치 확인하다 포장 도로 이어진다. 포장도로 내리막길 동영상 처음 찍어본다. 삼거리 이정표 만달고비 200 KM 가

리키고 사실 이것이 마지막 이정표 일줄이야 몰랐지만. 어느덧 첫 번째 마을 진입. 집은 작은데 마당은 판자를 경계로 하여 무

지 넓다. 그 안에 게르 한 체씩 눈에 들어온다. 하늘이 어둡다. 빗방울이 항 두 방울 떨어진다. 뭐야~ 카메라 접고 사람들을 바

라본다. 변방으이 소박함이 묻어난다. 음식점도 보이고 상점도 보이는데 너무 허름해 들어가고 싶지 않다. 아직 힘이 넘쳐 달

리고 싶다. GPS좌회전 가리키는데 왼쪽은 마을 골목길이고 오직 큰 길은 멀리 직진으로 나 있다. 일단 좀 넓어 보이는 왼쪽 길

택해 들어가니 막혀 있어 다시 돌아나온다. 주민의 도움을 얻어 큰 길로 직진한다. 큰 길은 움푹 파인 곳이 많아 쿨렁거리며 자

전거 속도 내면 재밌을 것 같다. 짐이 많아 속도 늦추고 맛만 본다. 다시 포장길 이어지고 속도 붙는다. 평속 25로 달린다. 도로

에 수백마리 양들이 가로막고 있다. 모습이 좋다. 지나는 나로 인해 모두들 일사불란하게 도로에서 떨어진다. 야~ 조타. 마치

지프타고 물 가르며 달리는 기분. "애들아 미안허이"소리치며 달리다 길 못 찾고 행인에게 물어 만달고비로 향하는 길 들어선

다. 공항에서 약 20키로미터 떨어진 것 같다. 지금부터 모두 비포장길. 이젠 그토록 소원했던 멋진 자연 속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마음이 벌써부터 떨려온다. 이 너른 초원위에 까맣고 하얀 점들이 멀리 널려있다. 처음엔 몰랐다. 그것들이 양과 염소

인 것을. 망원경으로 확인하니 이쁘다. 저 큰 산 봉우리와 평지를 덮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들이라니 놀라울 수 밖에. 혼자서

몇 시간 달리니 좀 외롭긴 했다. 함께 할 벗이 그립기도 했다.

길 넓어지고 잔 돌들이 많아진다. 갑자기 엉덩이에 통증이. 초원 한 가운데 자전거 세우고 바지를 벗고 스킨 패치 꺼내 안장과

맞닿는 엉덩이 부위 잘 살펴 붙였다. 전혀 라이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느낌도 좋았다. 혹 엉덩이에 상처라도 생기면 라이딩

은 곧바로 고통으로 이어진다. 이런 돌길에 상처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쁨이다. 오래 달리면 반드시 엉덩이에 상처

가 생겨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12시날씨가 뜨겁다. 갑자기 다가오는 말 탄 목동 나를 계속 주시한다. 첫 몽골인과의 만남이라 내가 먼저 인사한다.

"하이" 그는 내게 따라오라는 손짓한다. 처음 부터 갈등 시작. 어떻게 할지. 그래 뭐~ 따라가자. 경험이 중요하니 말이다. 가는

도중 불길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갔다. 도착해 보니 초원 한 가운데 지하수가 콸콸 솟아나고 있었다. 나보고 마셔보라는

몸짓을 하여 다가가니 어찌나 차갑고 물맛이 좋던지 물병도 다 채우고 멱도 감고 완전히 갈증 해소됐다. 이왕 이렇게 인연을

맺은 거 더 꽁꽁 맺자는 생각에 말을 태워달라고 하니 말도 내 준다. 하하. 정말 좋다. 말 고삐를 목동은 잡고 나는 타고 간다.

마치 가마타고가는 색시처럼. 주변 두 바퀴 돌아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카우트 대장 할 때 말이라도 열심히 타 두었을면

좋았을 것을. 사실 나는 대원과 함께 있을 때 한 번도 타지 않았다. 말도 빈약해 보일 뿐더러 정해진 코스를 돈다는 것이 그리

마음가질 않았기때문이다. 첫날부터 순수하고 따뜻한 목동의 환대를 받으니 몽골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고마운 마음에 헤어

지며 천원을 주며 나왔다. 자 내길을 또 가야지. 가다보니 본격적이 더위가 시작됐다. 풍경이 좋아 지루하진 않았다. 배가 고파

온다. 그래 밥을 먹자.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늘이 없다. 바람이 많이 불어 다행히 시원하다. 텐트 세팅하고 들어가니 더

덥다. 이런 괜한 일 만들어 힘만 소비했다. 전투식량 찬 물 부어 30분 기다리는데 말 탄 소년 내게 다가와 희죽 웃는다. 사탕 몇

개 껴내 주니 좋아한다. 자 밥 먹자. 비빔밥 만들어 고추장 넣어 먹는데 된장국 맛 정말 쥬긴다. 집에서 가족들과 시음으로 먹

을 때 이 국은 버렸는데. 이곳에서 먹으니 어찌나 감동적인 맛이던지. 바로 이 맛이다. 그런데 밥이 좀 맵다. 달리다보니 고추

장으로 물이 당긴다. 이런 큰 실수. 물도 앞으로 부족할 텐데. 일단 좋은 교훈 얻고 그늘 찾아 낮잠 청해야하는데 아쉽다. 뭐 길

가 돗자리 펴고 하늘 배게 삼아 누워본다. 낮잠 틀렸고 좀 쉬다 주변 보니 낮아 보이는 가까운 오름이 보인다. 그래 기념으로

저 정상 정복하자는 생각이 들어 배낭만 등에 매고 간다. 오르며 생각한다. <내려놓음>저나 이용규 목사님은 왜 이 척박한 땅

에 오셔서 힘든 사역을 하실까. 지금 그 사역은 잘 되어가는지... 이생각저생각하며 오르는데 주님의 말씀이 마음속에 울린다.

"네가 오르면 분명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그너나 네가 인내하길 바란다."

"아니요. 제겐 그너 일 주지마세요. 그러시면 슬퍼요"

나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음성을 듣지 않고 는을 크게 떠 바닥을 주시하며 올라갔다. 바닥은 온통 돌밭이고 멀리서 보았던 것

처럼 아름다운 그린이 아니었다. 중간에 내 자잔거를 보니 너무 작게 보여 위치 파악이 어려웠다. 대충 확인하며 30분지나 정

상에 도착했다. 그러나 또 다른 더 높은 정상이 어어졌다. 예서 멈추고 밑을 내려다 본다. 옸던 길과 가야할 길이 아름답게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화물차 한 대가 다가온다. 아무 생각 없이 감상하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역시

나 화물차 내 자전거 앞에 멈추고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다. 나는 소리쳐 내 존재를 그들에게 확인시켰고 뛰어 내려갔다. 이미

그들은 떠났고 물건을 확인하니 별 이상이 없는 듯 했으나 출발하며 보니 짐받이에 묶어둔 가운데 가방 하나가 없어졌다.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 잠시 정신 가다듦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다행히 간식거리, 코펠 성경책 그리고 자전거 천가방이 들어있어

라이딩에 큰 지장은 없었다. 불행중 다행이라 여기며 주님이 내게 해 주신 말씀을 다시 떠올렸다. 그래도 주님이 내 무거운 짐

을 덜어주시려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진다. 한 정상에 오르니 식수도 떨어지고 해서 주차된 트럭에 구걸하여 물

을 구했다. 그들이 멸치통조림 같은데 먹어보란다. 빵과 함께 주기에 고마운 마음에 받아 먹어본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래

도 경험이 소중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먹었다. 주~욱 내리막길 시작이다. 날씨도 추워진다. 몸도 지치고 하여 은폐 엄폐가 잘

되는 갈대 뒤를 택해 텐트를 쳤다. 이런 오지에 텐트 설치하고 홀로 있으려니 야생적 본능과 호연지기 뭐 이런 거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외로움과 슬픔이 잠시 엄습 해온다. 특히 눈 뜨고 강탈당한 가방 생각에 앞 일들이 걱정도 됐지만 기도를 통해 버텨

내리라 마음 노질게 먹어본다. 생라면 봉지에 물을 넣고 기다린다. 뭐~ 라면 물에 부풀려 먹기 위해서다. 그 도난당한 가방엔

내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공수한 단팥빵 아주 많이있었는데 윽~ 생라면 물에 불려 먹으니 속이 울렁거린다. 조금 먹다 버렸다.

해가 졌다. 아둠 속 낭만을 품으며 잘들려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텐트의 울림이 커진다. 뭐야~ 이거이. 텐트 둘레 물길

도 만들지 않았는데 큰일이다. 밖 자전거에 설치한 도난경보기가 계속 귀에 거슬리게 울려대지만 귀찮아 그냥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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