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라이딩2일 73km

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17



야외에서 맞는 처음 아침이다.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휴지와 포터블 비데 기구를 들고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며 용변을 보는 기분은 정말

짱이다.



아침식사는 요것 하나 200kal


이 연양갱은 내가 분실했던 가방에 있던 것인데 혹시나 그 도적들이....

안에 있는 내용물은 들어있고 포장을 뜯지 않았다.

해서 가져간다.





아니 자유시간 미니 코코렛, 이 것 또한 내가 산 것인데 분명 도적들이 차안에서 먹으며 길가에 버린 것들이

틀림없다.

길 무척 아름답다.


버려진 시체의 흔척들














점심을 먹고







물 주고 떠난 차


내게 빵 주고 떠난 차




오전 라이딩 후 반드시 낮잠을 자야하는데 그늘진 곳이 몽골엔 없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잔다.






자전거 끌며





생각치 못했던 캠프장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스웨덴 청년과 함께


이탈리아 여인 5-6명이 먹기에 그것으로 나도 함께 주문 해 먹는다.


요거이 쓰레기통

아마도 가축들이 쓰레기 못 먹으라고 이런 모양으로 만든 것 같다.


이후 나는 가장 멋진 장관을 보게된다.














나는 위 사진의 두 장의 산을 보며 천국을 생각했다.

주변에서 모래바람이 어찌나 세게 몰아치던지 그래도 나는 제자리에 앉아 20분간 명상에 잠겨본다.

태어나서 가장 선명하고 정신을 뺏는 영상을 처음 보게됐다.

특히나 큰 산 자락에 이어져 있는 작은 봉우리 둘레로 게르 두 체가 있는데 그 주변으로 바람을 피해

은신하고 있는 수백마리의 양떼들을 보았다.

정말 환상적인 전원적 풍경.

순간 저 게르를 방문하여 며칠을 보낼까 생각도.

그러나 갑자기 너무 추워졌고 빨리 라이딩해야겠다는 결정으로

그래도 명산 사진 몇 컷 더 찍는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과 함께 우박이 떨어진다.

작은 우박에 헬멧에서 톡톡 튀기며 떨어진다.

라이딩 이어가려했다.

그러나 굵은 소나기가 되더니 체온 급감

결국 한적한 들판에 텐트를 꺼내 치는데 비바람 장난아니다.

윈드쟈켓 꺼내 입으며 살기 위해 텐트 겨우 쳤다.

텐트안으로 들어오니 겨우 살것 같다.

온통 모래 투성이




고비캠프에서 먹던 점심 다시 먹으며


관광객에게 얻은 몽골 식빵도 먹고


환풍구로 바라보는 명산은 장관이다.


비타민 시도 먹고


안정을 취하는데 멀리서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우리가 티브이에서 티벳이나 몽골 전통 노래를 많이 들어보았는데

바로 똑같은 초원의 바람을 타고 이 텐트안으로 들여오는 가냘프고 뭐랄까~ 아무튼 야릇한 음률이

내 마음으로 사로잡았다.

말 발굽소리와 함께 내 텐트로 다가와 말을 건낸다.

나는 두려움으로 환풍구로만 바라보았다.

디카를 밖으로 하여 찍으니 포즈까지 취해주고

짖굳게 환풍구로 내 모습을 들여다본다.

사실 나는 추위로 인해 몸과 맘이 지쳐있어 모든 것이 두려웠다.

소년은 다시 노래를 부르며 멀리 사라져갔다.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소년은 멀리 떨어진 게르 안으로 들어갔다.

혹~ 무서운 녀석들 내게 끌고와 문제를 일으키면....

두려움에 계속 나는 망원경으로 그 게르를 주시했으나 아무일도 없었다.

지금도 그 야릇한 노랫소리가 바람타고 내 귓가에 전해져오는 것 같다.







2일 73km

누군가 옆에서 코고는 소리에 눈을 뜬다. 간밤에 엄청난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는 줄 알았다. 설상가상으로 굵은 빗방

울 까지 덜어지는 소리에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텐트 전체가 흔들리고밖에 있는자전거에서 도난 경보기가 쉴

새 없이 울려대지만 비 맞고 나가기 싫어 침낭에서 견뎠다.

자외선이 강했는지 팔과 다리 햇빛 그을린 부분이 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엉덩이에 붙인 스킨 패치 위력은 대단했

다.통증없이 완전 정상이다. 먼저 기상해서 용변을 보기 위해 침망에서 나와 밖을 내다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비가

내린 흔적이없다. 왜지? 정말 이상하네.간밤에텐트를흔들어 놓았던 빗소리 정체는. 후에 알았다. 모래바람이었다

는 것을. 아무튼 몽골 자연에서의 첫 아침은 무척 상쾌했다. 바로 이 주님이 만들어주신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역시

나는 한 낯 미물임을 깨닫는다. 용변을 본다. 풀 향기를 맡으며. 포터블 비데로 마무리까지 하고. 만약 어제 도난 당한

가방에 서울서 공수한 휴지까지 있었다면 나는 이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어쩌면 공책 찢어야 할 판일 수도.그 가

방 안에는 정확히 총 라면의 1/2, 간식거리 초코렛 세트, 영양갱, 빵 이틀 분, 코펠 그리고 성경책 등이다. 그나마 얼마

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 글을 남길 수 있는 공책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어제 <오름>에 오르면서 <내려놓음>의 저자 이용규 목사님을 생각하며 걷는데 오르는 과정에서 주님의 음성으로

무엇인가 큰 일이 생길 것이라는 소리가 내게 들려왔다. 나는 불길한 생각에 애써 무시하며 올라갔는데 결국 가방 1

개 도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도 주님은 아무 걱정 말라는 말씀을 주시기에 다행이라 여겨졌다.

아침식사는 비상식량으로 해결했다. 일단 한 조각 200kcal먹고 10시쯤 다시 한 개 먹어 최대한 비상식량을 아낄 예

정이다.

8:30 라이딩 시작이다. 다소 늦은 느낌이지만 주님이 내 앞길을 예비하시리라 믿는다.

길이 다행히 약간 다운힐이라 편하다. 이침 기온은 초가을이라 싸늘하나 그래도 난 여름 라이딩 복장이다. 한참을 달

리는데 녹색 포장 크라운 <영양갱>이 포장 그대로 길 한가운데 떨어져 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돌아와 확인하니 바로 어제 도난당한 가방에 있었던 영양갱이 분명했다. 챙겨 넣고 다시 라이딩하는데 조금 떨

어진 곳에 <자유시간>초코렛 봉지가 보인다. 이제 그 도둑들이 이 길을 지나다 먹다 버린 것이다. 마치 인디언 추격

대가 누군가를 추격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주님이 내 짐 무게를 줄이려 주신 축복이라 여기며 기분좋게 다시 출발

한다.

길옆에 말 유골 잔해가 널 부러져 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아프리카 맹수들이 죽은 후 그 자리에 유골만 남기는 것

처럼 느낌이 이상하다. 역시 몽골이 주는 느낌은 내게 무척이나 신선한 충격이다. 재빨리 유골 자전거와 어울리게 세

팅하고 몇 장의 사진에 남긴다. 기분 좋다. 탄자니아 세렝게티가 부럽지 않았다.

배가 고파 좀 전에 주운 영양갱 하나 입에 넣어본다. 단 성분이 많아서인지 비상식량이 훨씬 좋다. 1시쯤 40km달렸

다. 전투식량에 찬물 붇고 자전거 세워 그늘 조금이라도 만들어 본다. 그림자가 가장 짧은 시간대라 그늘 범위도 몹

시 좁다. 그래도 감사해야지. 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그늘아래 몸을 조금이라도 식히며 낮잠을 30분 청한다.

달콤한 잠이다. 그늘만 조금 더 넓었으면 완벽할 것을. 자 밥 먹자.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 마음대로 이국에서 밥을 먹

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다. 어제의 교훈을 잊지 않고 고추장은 버리고 된장국과 먹는데 역시 이 맛 환상

이다. 사실 집에서 가족들과 전투식량 20개 가량 구입하여 가족들과 한 개씩 종류별로 먹어보는데 무덤덤하게 먹었

다. 더욱이 된장국엔 손도 거의 대지 않았는데 지금 이 곳에서 먹는 맛과는 비교가 되질 않았다. 사람이 처한 환경에

따라 똑같은 음식이 맛을 달라지다니 재밌다. 된장국 부피를 늘리기위해 물을 더 부어보는데 식수가 부족하다. 이미

목동에게 얻은 지하수 1병과 트럭기사에게 얻은 오일 냄새나는 물만 남아있다. 뭐~ 라이딩하다 구걸하면 되리라 편

하게 생각한다.

다행히 이탈리아 여인에게서 1.5리터 한 병 미국인에게서 빵을 얻었다. 이 물을 아끼고 목동이 준 한 병으로 갈증해

소하며 라이딩하면 될 것 같다.

식사후 길은 최악이다. 오늘은 라이딩 중 게르 및 동물을 전혀 보지 못했다. 오직 돌길뿐. 정말 힘들었다. 모래 길 역

시나 눈길처럼 핸드 컨드롤 어렵고 짐무게로 인해 세 번 낙마 그래도 다친 곳 없어 다행이다. 왜이리 더운지 이 모래

길 언제 끝나지. 가다보니 <Gobi Camp>간판이 보인다. 사막의 오아시스. 감사합니다. 일단 GPS좌표 남겨놓고 다가

서니 허름한 분식집이다. 이미 유럽 여자 관광객 다섯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먼저 내게 인사하기에 내가 한국말로

대답하니 한 여인이 한국말로 다시 인사한다. 그들의 식단을 보고 같은 메뉴로 주문하고 나는 주방에 들어가 음료를

선택해 마신다. 바로 망고주스. 사막에서 먹는 주스 맛 좋다. 비록 냉장고 없었지만 그늘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냉음

료 충분한 발휘한다. 가이드가 중간에서 영어로 잘 통역해주어 한 시간 정도를 먹고 마시고 그들과 얘기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한 스웨덴 청년을 만나 얘기하며 사진도 찍어주고 내 명함을 주고 찍은 사진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부

탁했다. 그들이 타고 온 푸르공<러시아 봉고>에 모두들 소화불량과 도통이 있는지 모두들 탑승 모습을 보니 지친 표

정이다. 화장실도 줄을 서 서로 기다리고. 내 남은 식사는 저녁 식사 때 먹기 위해 봉지에 잘 넣어 가방에 넣었다. 나

는 뭐 덥긴 하지만 또다시 출발이다. 이 곳에서 1.5리터 생수 세 병, 식사, 주스 두 병 모두 4500원. 그런데 물 때문에

갑자기 너무 힘들어진다. 길 또한 끝도 없이 울퉁불퉁 모래길인데. 더욱이 돌길까지 가세한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깨끗한 생수가 많아. 멀리서 보니 가야할 길에 거북등처럼 여러 갈래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러나 만나는 점이

같아 아무길이나 선택하여 간다. 오늘까지 라이딩 이틀인데 땀이 없다. 대륙성 기후라서 그런가. 중국에서는 그래도

땀이 많았는데 이곳 몽골은 전혀 땀이 생기질 않는다. 거북등 오르막 정상에 서 본다.

와~ 좋다. 멀리 보이는 이어진 산들이 정말 멋지다. 지금까지 보았던 <오름>이 아니라 이젠 우리나라와 같은 산의 모

양인데 무척이나 선명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산이다. 모든 것이 장관이고 끝없는 내리막 길까지. 그냥 내려갈 수 없

어 동영상 촬영하며 간다. 길은 산을 향하여 굽이굽이 돌아 내려간다. 거의 내려와서 나는 그 작은 산들의 숙주인양

거대하고 장엄한 산 앞에 나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라 표현할 말이 기억나질 않았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길

가에 서서 산을 바라보았다. 말이 필요 없었다. 큰 산 옆으로 낮 능선이 이어지며 오른쪽으로 하나의 작은 분지를 형

성하고 있다. 분지 옆으로 게르 두 체가 보인다. 바람이 심해져서인지 수많은 양 떼가 게르 주변으로 움직이지 않고

한데 모여 있는 모습이 성스럽기까지 하다. 잠시 천국의 모습을 상상하여 본다. 어떤 영상으로 본 적이 없는 이 모습

을 영원히 내 기억 속에 담아두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몇 분이 흘렀는지 모래 바람이 불어와 돗자리로 내 몸

을 감싸며 천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버텨본다. 체온이 내려가며 이젠 작은 우박까지 떨어지더니 어느새 하늘이 흐려

진다. 불길한 느낌이다. 체온이 떨어지면 라이딩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이곳에 텐트를 칠 것인지 라이딩을 빨리 시작

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내 마음은 저 천국 한 가운데 있는 게르를 향해 달려가라고 한다. 주인장을 만나 양해를 구

하고 그 앞에 텐트를 치던지 아니면 주인의 호의에 응해 게르안에서 그들과 지내던지 여러 생각이 오간다. 그러나 용

기가 없었다. 천국의 영상을 마음에 새겨 두는 것 만으로 일단 만족하고 달렸다. 사실 처음엔 우박이 아니라 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헬맷에서 빗방울이 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얼음 조각이 튀면서 우박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행이

다. 그러나 우박이 빗방울로 순식간에 변하더니 내 배낭을 적시기 시작했다. 턱밑으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지나는 비

가 아니었다. 이런~ 큰일이다. 이렇게 갑자기 체온이 떨어질 순 없었는데 여름에서 갑자기 겨울로 변한 느낌이다. 재

빨리 길에서 떨어져 은폐 엄폐가 잘되는 곳을 골라야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조금 떨어진 평지에 자전거를 세워 텐트를

꺼냈다. 텐트를 치려는데 비바람이 강하고 몸이 어는 것 같아 텐트 설치전 내 몸에 이상이 생길 것 같아 우선 윈드점

퍼를 꺼내 입었더니 한결 몸이 정상이다. 그래도 텐트 설치는 마쳤다. 팩까지 확실히 박아놓고 젖은 짐 하나하나 잔차

에서 분리하여 텐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 과정에서 일단 당황하지 말고 주님께 의지하자. 그리고 담대히 차근차근

일을 수행하자. 주님이 항상 나와 함께 하신다는 점을 잊지 말자며 굳게 마음먹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텐트 안으로

들어오니 온갖 짐들이 모래에 젖고 내 양말 신발 옷가지며 만신창이였다. 그래도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내 체온을 유

지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신념으로 끝까지 비

바람과 사투를 벌인 것이다. 조금 지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캠프에서 남겨온 메뉴로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길에서 얻은 식빵 중 두 조각으로 또 보충했다. 몽골 식빵은 우리네 바케트 빵처럼 딱딱하

고 촉감 거칠고 맛과 향이 없었지만 자연과의 싸움에 승리했다는 마음에 도취되어 행복하게 먹었다. 마지막으로 비타

민 C 두 알 먹으니 기분이 훨씬 상쾌해진다. 글을 쓸 여력도 생기고.

글을 쓰는데 밖에서 노래 소리가 바람을 타고 멀리서 들려온다. 말발굽소리도 들린다. 몸과 마음이 지쳐 현지인을 만

날 만한 마음이 여력이 전혀 없던 터였다. 텐트 환풍기를 통해 내다보니 중학생 정도의 소년이 내 주변을 기웃거린다.

껌이라도 꺼내어 주고 싶었지만 갑자기 모든 것이 귀찮았다. 하여 카메라만 꺼내어 환풍기에서 소년을 향해 사진 몇

장을 찍어본다. 나는 속옷만 입고 있었고 밖은 추웠다. 텐트 앞문을 열고 이 따뜻한 온기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것

이다. 소년을 웃으며 포즈를 취해주었고 환풍구를 통해 이 안을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나는 다소 쌀쌀하

게 대했고 소년은 내 느낌을 알았는지 다시 노래를 부르며 말과 함께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소년은 벌판 어느 곳을

향해 가는지 가는 방향으로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게르 두 체가 작은 콩 크기로 눈에 들어왔다. 소년이 게르 문으로 들

어가는 것이 확인됐다. 혹시나 무서운 사람 몇 사람 대동하여 나를 다시 어찌할 까하는 의구심에 계속 주시했지만 별

다른 징조가 없어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이했다.



'2009 몽골라이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골라이딩4일-5일 94km  (0) 2009.07.31
몽골라이딩3일 40km  (0) 2009.07.31
몽골라이딩1일 74km  (1) 2009.07.31
몽골라이딩0일  (0) 2009.07.31
몽골GPS WAYPOINT LIST  (0) 200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