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라이딩1일 74km

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13




몽골 공항에 내려 짐을 찾아 나와 자전거 세팅하는데 이녀석들이 도와 줌. 둘이 손발이 척척.


세팅 완료. 짐받이에 짐 높이가 너무 높아 맨 위 원기둥 가방 대기에게 줌.



내가 잘 곳이 없어 공항에서 자겠다고 하니 2층 출입 금지 시간인데 특별한 벼려로 우대 받으며 잠을 잘 수 있었다.


대기와 함께.

제일 영어를 잘해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

나이는 230 기혼, 화물관리 책임자로 공항에서 일함.



아침에 나와 공항앞에서 사진 한 컷.

만달고비 가는 길을 물으니 난감한 표정이다. 마치 서울역에서 전주 가는 길 묻는 것이나 같다.



공항을 빠져나와 언덕에서 내려다보며... 이른 아침 쾌쾌한 매연 냄새 속 그래도기분은 좋다.


시작부터 몽골의 무지개가 나를 맞이함. 참 아름다웠다. 라이딩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무지개.

그래도 구글어스로 공항 주변 다 외워 둔 길이 있어 공항 밖으로 나와 활주로를 바라보며 gps와 함께 정확하게

길을 찾아감.



곧바로 컴퓨터 바탕화면 초원그림 펼쳐지고







역시 마을안에서는 gps도 어려움이 있어 마을 사람에 물어 길을 찾아갔다.





















목동과의 첫 만남. 인상 깊다. 내게 우물을 소개 해 주어 마시고 머리고 감았다. 지하수 물은 역시 차갑다.

말까지 태워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1천냥 주고 나옴.













낮에 처음으로 식사를 하려는데 그늘이 없다. 텐트를 쳐 보지만 역시 그 안은 더 찜통이다.

괜한 고생하며 텐트 치고 분해하고 일이 더욱 늘었다.

그래도초원에서 처음 먹는 즉석 비빔밥. 찬물만 넣고 20분 정도 기다리면 된다. 원래 40분인데 이곳은 더운 관계로.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고 고추장 넣어 비볐는데 라이딩 중 정말 물 많이 마셨다. 이후로 절대 고추장은 넣지 않고

비벼 된장국과 먹었더니 라이딩에 큰 도움이 되었다.








힘이 넘쳐 올라가 필요 없는 업힐도 촬영을 위해 올라가며 한 컷 남겨본다.



보기에 가까운데 막상 걸어가니 30분이다.

보기 처럼 아름답지 못하고 온통 돌밭 언덕이다.




그래 저 오름에 한 번 올라고 보자. 결심한다.


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장면



결국 나는 자전거 눕힌 자리에 눈뜨고 가방하나 강탈당했다.


내려와 확인하니 다행히 초코랫, 라면, 성경책, 코펠 든 가방만 사라졌다.

만약 침낭이나 gps, 기타 중요 다른 가방 하나라도 없어졌다면 나는 이날로 라이딩 끝이었다.










배가 고파 라면 봉지에 물만 넣어 면발을 부풀려 먹었다.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야영 준비 완료.



공항을 빠져나와 몽골의 아스팔트 위를 두 바퀴와 함께 섰다. 05:00 아직 땅 거미가 상공에 드리워져있다. 날씨는 좀 싸늘해 여

름 라이딩 복장으론 좀 춥다. 잠시 눈을 감고 대기의 기운을 패속 깊이 들이킨다. 드디어 내 인생 또 하나의 큰 획을 긋기 시작

하는 순간이다. 느낌도 잠시 소름이 온 몸에 돋는다. 에고~ 어여 가자. 너무 춥다. 짐이 완전 무장 되서인지 좀 버겁게 느껴진

다. 핸들도 컨트롤 엉성하다. 뭐~ 그래도 가면서 생각하자. 이른 아침 몽골의 처음 공기유입이 상쾌하지 못하다. 역시나 지나

는 차량 매연은 덜 정제된 연료에서 나온 것 같이 쾌쾌하다. 베트남 오토바이 그리고 중국의 자동차 매연이 그러했다. 그래도

드문 있는 매연이라 참을만 하다. 언덕 이어지다 평지 직진이다. 일단 GPS 켜 놓고 위성 탐지하는데 한 방에 팍~ 잘도 잡힌

다. 방향 탐지가 정확하니 만사가 형통이다. 소리 높여 외친다. "야~ 몽골이다. 내가 왔다. 난 간다. 끝까지 나는 내 길을 간

다."라고. 공항진입로 갓길 없어 그냥 맨 땅으로 달리다 내려다보니 활주로 한 눈에 들어온다. 하늘 무지개 선명하다. 내 몽골

입국을 반기는 듯. 이 좋은 기분 함께 나누면 배가 되겠지만 솔로다. 혼자 감탄사 연발하며 자기도취에 빠져본다. 주변 산들이

역시나 윈도 바탕화면처럼 초원을 이룬다. 아무런 공해 없는 순수 그 자체 산을 보며 앞으로 다가올 신비한 경험이 내 호기심

을 더욱 자극한다. 비행기 이륙도 보이고 구글어스에서 익혔던 활주로 이륙 마지막 길 기점으로 우회전. 곧바로 비포장길 시

작. 잠시 길 위치 확인하다 포장 도로 이어진다. 포장도로 내리막길 동영상 처음 찍어본다. 삼거리 이정표 만달고비 200 KM 가

리키고 사실 이것이 마지막 이정표 일줄이야 몰랐지만. 어느덧 첫 번째 마을 진입. 집은 작은데 마당은 판자를 경계로 하여 무

지 넓다. 그 안에 게르 한 체씩 눈에 들어온다. 하늘이 어둡다. 빗방울이 항 두 방울 떨어진다. 뭐야~ 카메라 접고 사람들을 바

라본다. 변방으이 소박함이 묻어난다. 음식점도 보이고 상점도 보이는데 너무 허름해 들어가고 싶지 않다. 아직 힘이 넘쳐 달

리고 싶다. GPS좌회전 가리키는데 왼쪽은 마을 골목길이고 오직 큰 길은 멀리 직진으로 나 있다. 일단 좀 넓어 보이는 왼쪽 길

택해 들어가니 막혀 있어 다시 돌아나온다. 주민의 도움을 얻어 큰 길로 직진한다. 큰 길은 움푹 파인 곳이 많아 쿨렁거리며 자

전거 속도 내면 재밌을 것 같다. 짐이 많아 속도 늦추고 맛만 본다. 다시 포장길 이어지고 속도 붙는다. 평속 25로 달린다. 도로

에 수백마리 양들이 가로막고 있다. 모습이 좋다. 지나는 나로 인해 모두들 일사불란하게 도로에서 떨어진다. 야~ 조타. 마치

지프타고 물 가르며 달리는 기분. "애들아 미안허이"소리치며 달리다 길 못 찾고 행인에게 물어 만달고비로 향하는 길 들어선

다. 공항에서 약 20키로미터 떨어진 것 같다. 지금부터 모두 비포장길. 이젠 그토록 소원했던 멋진 자연 속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마음이 벌써부터 떨려온다. 이 너른 초원위에 까맣고 하얀 점들이 멀리 널려있다. 처음엔 몰랐다. 그것들이 양과 염소

인 것을. 망원경으로 확인하니 이쁘다. 저 큰 산 봉우리와 평지를 덮고 있는 것이 바로 이것들이라니 놀라울 수 밖에. 혼자서

몇 시간 달리니 좀 외롭긴 했다. 함께 할 벗이 그립기도 했다.

길 넓어지고 잔 돌들이 많아진다. 갑자기 엉덩이에 통증이. 초원 한 가운데 자전거 세우고 바지를 벗고 스킨 패치 꺼내 안장과

맞닿는 엉덩이 부위 잘 살펴 붙였다. 전혀 라이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느낌도 좋았다. 혹 엉덩이에 상처라도 생기면 라이딩

은 곧바로 고통으로 이어진다. 이런 돌길에 상처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쁨이다. 오래 달리면 반드시 엉덩이에 상처

가 생겨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12시날씨가 뜨겁다. 갑자기 다가오는 말 탄 목동 나를 계속 주시한다. 첫 몽골인과의 만남이라 내가 먼저 인사한다.

"하이" 그는 내게 따라오라는 손짓한다. 처음 부터 갈등 시작. 어떻게 할지. 그래 뭐~ 따라가자. 경험이 중요하니 말이다. 가는

도중 불길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갔다. 도착해 보니 초원 한 가운데 지하수가 콸콸 솟아나고 있었다. 나보고 마셔보라는

몸짓을 하여 다가가니 어찌나 차갑고 물맛이 좋던지 물병도 다 채우고 멱도 감고 완전히 갈증 해소됐다. 이왕 이렇게 인연을

맺은 거 더 꽁꽁 맺자는 생각에 말을 태워달라고 하니 말도 내 준다. 하하. 정말 좋다. 말 고삐를 목동은 잡고 나는 타고 간다.

마치 가마타고가는 색시처럼. 주변 두 바퀴 돌아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카우트 대장 할 때 말이라도 열심히 타 두었을면

좋았을 것을. 사실 나는 대원과 함께 있을 때 한 번도 타지 않았다. 말도 빈약해 보일 뿐더러 정해진 코스를 돈다는 것이 그리

마음가질 않았기때문이다. 첫날부터 순수하고 따뜻한 목동의 환대를 받으니 몽골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고마운 마음에 헤어

지며 천원을 주며 나왔다. 자 내길을 또 가야지. 가다보니 본격적이 더위가 시작됐다. 풍경이 좋아 지루하진 않았다. 배가 고파

온다. 그래 밥을 먹자.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늘이 없다. 바람이 많이 불어 다행히 시원하다. 텐트 세팅하고 들어가니 더

덥다. 이런 괜한 일 만들어 힘만 소비했다. 전투식량 찬 물 부어 30분 기다리는데 말 탄 소년 내게 다가와 희죽 웃는다. 사탕 몇

개 껴내 주니 좋아한다. 자 밥 먹자. 비빔밥 만들어 고추장 넣어 먹는데 된장국 맛 정말 쥬긴다. 집에서 가족들과 시음으로 먹

을 때 이 국은 버렸는데. 이곳에서 먹으니 어찌나 감동적인 맛이던지. 바로 이 맛이다. 그런데 밥이 좀 맵다. 달리다보니 고추

장으로 물이 당긴다. 이런 큰 실수. 물도 앞으로 부족할 텐데. 일단 좋은 교훈 얻고 그늘 찾아 낮잠 청해야하는데 아쉽다. 뭐 길

가 돗자리 펴고 하늘 배게 삼아 누워본다. 낮잠 틀렸고 좀 쉬다 주변 보니 낮아 보이는 가까운 오름이 보인다. 그래 기념으로

저 정상 정복하자는 생각이 들어 배낭만 등에 매고 간다. 오르며 생각한다. <내려놓음>저나 이용규 목사님은 왜 이 척박한 땅

에 오셔서 힘든 사역을 하실까. 지금 그 사역은 잘 되어가는지... 이생각저생각하며 오르는데 주님의 말씀이 마음속에 울린다.

"네가 오르면 분명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그너나 네가 인내하길 바란다."

"아니요. 제겐 그너 일 주지마세요. 그러시면 슬퍼요"

나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음성을 듣지 않고 는을 크게 떠 바닥을 주시하며 올라갔다. 바닥은 온통 돌밭이고 멀리서 보았던 것

처럼 아름다운 그린이 아니었다. 중간에 내 자잔거를 보니 너무 작게 보여 위치 파악이 어려웠다. 대충 확인하며 30분지나 정

상에 도착했다. 그러나 또 다른 더 높은 정상이 어어졌다. 예서 멈추고 밑을 내려다 본다. 옸던 길과 가야할 길이 아름답게 한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화물차 한 대가 다가온다. 아무 생각 없이 감상하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역시

나 화물차 내 자전거 앞에 멈추고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다. 나는 소리쳐 내 존재를 그들에게 확인시켰고 뛰어 내려갔다. 이미

그들은 떠났고 물건을 확인하니 별 이상이 없는 듯 했으나 출발하며 보니 짐받이에 묶어둔 가운데 가방 하나가 없어졌다.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 잠시 정신 가다듦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다행히 간식거리, 코펠 성경책 그리고 자전거 천가방이 들어있어

라이딩에 큰 지장은 없었다. 불행중 다행이라 여기며 주님이 내게 해 주신 말씀을 다시 떠올렸다. 그래도 주님이 내 무거운 짐

을 덜어주시려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진다. 한 정상에 오르니 식수도 떨어지고 해서 주차된 트럭에 구걸하여 물

을 구했다. 그들이 멸치통조림 같은데 먹어보란다. 빵과 함께 주기에 고마운 마음에 받아 먹어본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래

도 경험이 소중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먹었다. 주~욱 내리막길 시작이다. 날씨도 추워진다. 몸도 지치고 하여 은폐 엄폐가 잘

되는 갈대 뒤를 택해 텐트를 쳤다. 이런 오지에 텐트 설치하고 홀로 있으려니 야생적 본능과 호연지기 뭐 이런 거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외로움과 슬픔이 잠시 엄습 해온다. 특히 눈 뜨고 강탈당한 가방 생각에 앞 일들이 걱정도 됐지만 기도를 통해 버텨

내리라 마음 노질게 먹어본다. 생라면 봉지에 물을 넣고 기다린다. 뭐~ 라면 물에 부풀려 먹기 위해서다. 그 도난당한 가방엔

내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공수한 단팥빵 아주 많이있었는데 윽~ 생라면 물에 불려 먹으니 속이 울렁거린다. 조금 먹다 버렸다.

해가 졌다. 아둠 속 낭만을 품으며 잘들려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텐트의 울림이 커진다. 뭐야~ 이거이. 텐트 둘레 물길

도 만들지 않았는데 큰일이다. 밖 자전거에 설치한 도난경보기가 계속 귀에 거슬리게 울려대지만 귀찮아 그냥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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