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라이딩4일-5일 94km

2009 몽골라이딩 2009. 7. 31. 19:28



게르 현지인과의 하루가 지나 새 아침을 맞았다.

아침식사로 빵 몇 조각과 비상식량으로 해결한다.


계속 텐트를 누군가 밀기에 환풍구멍으로 내다보니 염소들이 내 주변으로 맴돌고 계속 텐트를 밀고 있는 것이다.




텐트에 붙어 무엇이 신기한지 계속 머리로 들이박는다.




제일 먼저 디카를 들고 게르 아침 주변을 찍어본다.




하루 더 이들과 생활하고 가려고했다. 그러나 이침에 일어나 생각을 바꿨다.

가자.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가자.


떠나는 나에게 큰 딸이 이메일을 적어준다.





몽골에 도착 처음으로 낙타를 보았다.




이젠 서서히 푸른 초원에서 황량한 사막이 나오리라.



나에게 물을 주고 가는 여행자










그늘이 없다. 자전거 그늘을 만들어 겨우 몇 군데 햇빛 가리며 점심을 먹어본다.

최고의 맛 된장국.



200km넘어 처음보는 표지판.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숙소 가리키는 표지다.

만달고비를 향해 계속 가고 있는데 2-30km 가면 도착이다.

처음으로 GPS와 다른 방향으로 즉 이 표지판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기암괴석 돌길을 치고 올라간다. 새로운 기분으로 페달질하며 올랐다.

오르면서 느낀 건데 역시 산에서 돌밭 치고 올라가던 경험이 이런 길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게한다.






한바탕 다운힐 편하게 내려왔지만 곧바로 모래길 이어지고 콰당 넘어진다.

다행히 경미한 찰과상







드디어 최악의 공사판 돌길 같은 느낌



최고의 명장면이다. 맞은편에서 오는 청년들인 듯. 사진을 찍겠다니 쾌히 허락한다.

볼수록 특이한 표정의 작품.



할아버지와 손자인듯. 이 사진도 작품이다.



위 할머니와 아래 아이들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아래 아이들 사진 또한 작품이다.

나는 이 길에서 작품 3장을 건졌다.


위 아래 사진 아이들을 바라보면 한국의 아이들과 무척 똑같다.

역시 우리 몽고리안 계통의 동질 혈통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사는 집은 상상 이상의 초라한 곳이다.

그래도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로 그들은 생각하겠지만

사진 제일 왼쪽 패션 감이 좀 있다.

문화 가정에서 잘 키우면 아마 새로운 변신으로 태어날 것을

6.25직후 미군이 버려진 한국의 아이들을 입양하여 키운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뭘~ 그리 예쁠 것도 없은 애들을 잘 키워주다니...

아무튼 아이들에 관한 여러 생각하며 라이딩 이어갔다.




더이상 힘들어 못간다. 배는 고프지만 먹을 힘은 없고 물은 있어 마시지만 너무 계속 마셨는지 헛구역질이 나고

물맛이 쓰다.

하여 기도한다.

주여~ 제가 이젠 물 마시면 토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제게 쥬스를 주소서.

행인이 주던지 아니면 가게를 만나게 해 주소서.

그래도 배는 채워야하기에 오다가 얻은 파이 한 조각을 맛보는데 너무 달고 쓰다.

조금 먹고 모두 버렸다.




끝없이 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사람 사는 느낌은 거의 없어 맥이 빠진다.




멀리 전신주가 보인다.

아~ 사람이 산다는 얘기다.

자 가자. 가게가 필시 있을 것이다.





역시나 마을은 있었는데

다가갈수록 마을이 너무 초라하다.

가게가 있을까. 아무리 둘러봐도 불길한 예감이.

겉에서 보기에 없어 몇집 걸러 안으로 들어간다.

역시나 검은 개가 하얀이를 드런내며 다가온다.

이쁜 간판 한나 있어 보니 역시 상점이다.

주민 청년에 부탁한다.

주인이 20분 기다리니 나왔다.

와!~ 드디어 쥬스를 한 번에 마시니 살 것 같다.


주님으로 부터 응답받은 쥬스.


마을에서 떠어진 곳에 텐트를 치려는데 왜이리 긴 업힐인지 정말 지겹게 타고 올라와 겨우 정상에 텐트를 쳤다.

아침부터 지금 7시 28분까지 달렸으니 정말 많이 달렸다.



4일.70km

텐트를 누군가 옆에 치고 밀치기에 눈을 뜬다. 염소인지 양인지 소리가 들려 환풍구로 내다보니 주변으로 염소가 둘

러싸고 있다. 그중 몇 녀석이 뿔로 내 텐트를 들이 박고 있다. 이 괘씸한 녀석이 있나 내가 째려보고 소리 지르니 물러

간다. 정말 귀엽다. 어떻게 하지. 오늘 하루 더 머물 것인가 아니면 떠날 것인가. 결단을 빨리 내려야했다. 그래 하루

더 있기엔 지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다른 경험이 내 호기심을 자극해 출발 쪽으로 결단. 아침에 일어나 멀리 게를

배경으로 파노라마 사진으로 몇 커트 남기고 짐을 정리한다. 아침은 식빵 한 조각과 비상식량 한 조각으로 해결했다.

텐트를 걷고 정리를 마친 후 게를 앞에서 단체 촬영을 했다. 떠나는 나에게 큰 딸-자신은 교사라고 했다. 어떤 교사인

지는 못 알아들으니... 아울러 내가 방학해서 이렇게 왔노라고 했는데 방학도 모르는 것 같다. 아마도 몽골은 방학이

없는지-이 내게 이메일을 적어준다. 그런데 몽골어가 들어있어 어찌할지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도 내 명함을 주었

다.

이 좋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마다하고 집이 그리워 하루라도 더 빨리 출발하려는 내 마음을 보았을 때 역시나 나는 약

한 자라 긴 여행하기는 이미 틀린 것 같다.

언덕 오르는데 낙타를 처음 보았다. 역시나 본격적인 사막 전조는 아닐지. 지금가지 줄곧 염소, 양, 말, 소 등이었는데

낙타를 보니 기분이 새롭다. 동방박사가 낙타를 타고 아기예수가 있는 말구유를 찾았는데 나도 타보고 싶었다. 통과

하고 달린다. 그런데 하루 묵었던 게르에서 얻어온 물이 영 이상하다. 좀 오염된 느낌도 든다. 지프 한 대 지나가기에

손들어 물을 요구하니 스페인 여자 나온다. 잠시대화를 나눴다. 기분 좋게 1.5리터 생수 통째로 준다. 감사. 힘을 얻

어 달린다. 길은 계속 비포장이지만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초원은 사라지고 불모지만 보이더니 주변에 온통

이상한 돌 모양의 작은 산 연이어 보인다. 차량 소통도 거의 없고 이상하다. 전혀 다른 느낌의 배경에서 달리니 기분

이 좋다. 점심을 먹고 다시 달린다. 돌산에 돌길로 이어지더니 업힐도 나온다. 산라이딩을 좀 경험해서인지 업힐 돌길

은 힘 빼고 치고 나가야한다. 속도가 줄어들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하여 25키로 되는 짐을 뒤에 싣고 그래도 자존심

살려 내려 끌지 않고 정상에 오르니 성취감이 절로 난다. 하하하. 이 불모지에 홀로 라이딩하며 무슨 성취감이라고 생

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이런 길에 갑자기 지프 한대 맞은편에서 올라와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래도 이 길로 오는 사

람도 있구나. 내려가니 방향표지판 하나 서있다. 글씨를 모르니 지도 꺼내어 같은 모양 찾아보는데 영 신통치 못하

다. GPS방향과 이 표지판 화살표하고는 오차가 거의 30도 벌어진다. 어쩌지. 그렇다고 GPS와 딱 맞는 길은 없고. 처

음으로 직진에서 돌아와 표지판 방향으로 틀었다. 뭐~ 잘 되리라 생각하고 업힐하는데 주변이 장관이다. 마치 소똥

모양의 큰 바위들이 뒤엉켜 이뤄진 기암괴석이 내 길을 안내했다. 동영상을 찍으려 삼각대를 잘 설치했으나 삼각대가

완전히 망가졌다. 촬영 실패하고 내리막길로 향한다. 거의 평지에 이르러 모래 길에서 낙마하여 약간의 찰과상을 입

었다. 여러 게르 보이고 아마도 중간 공식 숙박지인 듯 들어가 물을 구하는데 500미리 한 병에 천원이란다. 한국이라

고 하니 아마도 미리 바가지를 부리는 듯. 기분 나빠한 병만 구입. 만달고비 방향을 묻자 옳다고 한다. 그래 나는 도

착한다. 만달고비에. 그렇게 가보고 싶던 만달고비에 나는 이제 거의 도착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달리고 또 달렸

다. 벌써 60키로가 넘게 달렸다. 길가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곳에 게르 한 체가 보인다. 또 위기상황 발생. 마음 가다

듬고 조심하며 달린다. 게르에서 멀리 돌아갈까 아니면 제 길로 갈까. 그래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길로 갔다.

역시나 게르에 가까워지자 크고 검은 개 여지없이 짖어대며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 또한 죽는 힘을 다해 달렸

다. 내 속도도 무시 못했는지 소리가 줄어들었는데 갑자기 모레 밭 이여진다. 핸들 중심을 잃어 멈추고 말았다. 다행

히 게르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모레 만나 다행이다. 긴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만달고비 앞으로 50키로 남았는데 정

말 최악으로 치닫는다. 돌길 시작되더니 심상치 않다. 채석장에서 나온 듯 돌들이 희고 검은 색이다. 오통 돌밭이다.

엉덩이에 통증이 심해지고 자꾸 안장에서 일어서는 횟수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몽골 라이딩에는 그늘이 없다는 것이

문제, 낮잠도 힘들고 점심도 뙤약볕 밑에서 먹어야하니 정말 힘들다. 그래도 아직까지 최악의 길에서 펑크 한 번 없었

다. 튜브 프로텍트 정말 타이어에 잘 착용했다. 벌써 60키로 달렸다. 오늘 목표 달성이다. 어디에 텐트를 치지 고민이

다. 아직 4시라 햇빛은 강렬했다. 약간의 업힐과 다운힐 이어지는데 이 길에서 만나 소년 소녀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다. 무척이나 남루한 복장에 영양분은 알맞게 섭취하는지도 의문이었다. 한 어린 소년은 무척이나 영양이

부족한 상태인 듯. 착한 사람들이 모여 자연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 5시 30

분이다. 한 언덕에서 배가 무척 고파 가게에서 식수를 구입하다 얻은 몽골산 초코 다이저스트 샌드 하나를 꺼내어 먹

어보는데 너무 달고 쓰다. 먹을 맛이 안나 조금 먹다 버렸다.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이젠 물을 너무 마셔 토할 것 같았

다. 그늘 하나 없는 이곳에서 물 마시기도 이젠 힘들어지고 시원한 환타 한 병마시고 싶었다. 기도를 올렸다. “주여 제

가 물도 이젠 마시면 토할 정도로 극도로 몸이 불안한 상황인데 아마도 비록 당이 많이 들어갔지만 탄산음료나 주스

를 마시면 좋아질 것 같습니다. 제게 그 것을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뭐 지나가는 사람이 줄 가능성도 없고

그냥 간절히 바라며 달렸다. 이젠 배도 고프고 물도 마시기 힘들어 더욱 라이딩은 어려워졌다. 앞에 전신주가 눈에 들

어온다. 오잉~ 웬 전신주. 설마 마을이. 저 멀리 물체가 있는 듯 망원경 꺼내 확인하니 마을이다. 그것도 판자가 아닌

색깔 있는 마을. 탄성이 절로 난다. 분명 가게는 있으리라. 달린다. 주욱 내리막 이어지고 전신주 넓은 길 양 옆으로

이어져있다. 다가서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예상했던 그래도 큰 집들이 폐허 창고이고 집 몇 체만 있다. 일단 길 옆에

있는 모든 것들은 사람이 없고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사나운 개 내게 달려들어 잽싸게 청년이 있는 쪽으로 자전거를

몰아 청년이 퇴치시켜주었다. 물병을 보이며 사는 곳을 물으며 옆 건물을 보니 바로 상점 간판이 있어 탄성이 절로 나

왔다. 문을 열려고 하니 그 청년 주인을 부르러 다른 집으로 간다. 약 20분을 기다려 주인이 상점 문을 열어주어 안으

로 들어갔다. 처음 보는 가게다. 그래도 건물 안이라 그늘이 있고 마치 냉장고에 들어온 느낌처럼 시원했다. 이곳에

침낭 깔고 낮잠 푹 자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했다. 일단 손짓으로 주스를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망고 주스다. 그 자리

에서 뚜껑 열어 죽 한번에 마셨다. 바로 이 맛. 이어 또 한 병 주문하고 1.5리더 물 두 병도 산다. 2500원 지불하고 나

온다. 주변 평원 가운데 마을 한 곳 있고 모두 고요한 것이다. 다시 만달고비를 향해 떠난다. 이들과 그래도 기념 한

장 영상으로 남기고 계속 오르막 지속된다. 오르고 또 올라도 끝없는 언덕 이젠 끌고 간다. 한 참을 올랐는데 마을에

서 계속 청년 나를 바라본다. 정상에 올라 마을이 이젠 작은 콩 크기로 보인다. 자 피곤하다. 지금까지 72키로 달렸다.

정상 길에서 좀 떨어진 곳에 텐트를 쳤다. 돗자리 펴고 누워보는데 속이 이상하다. 피곤해 식욕도 없다. 그래도 내일

을 위해 몸을 챙겨야한다. 해는 이미 지고 주변이 온통 어둡다. 자려는데 배가 고파 눈이 떠진다. 아껴야하는 전투식

량인데 그래 먹고 싶을 때 먹자. 일단 꺼내 찬물 부어 기다린다. 어둠 속에 고추장 넣고 오늘은 맵게 먹는다. 왼손에

된장 국 봉지를 들고 오른쪽엔 수저와 비빔밥을 준비하여 잘도 찾아 먹는다. 이 깜깜한 밤에 아무런 불빛도 없이 홀로

텐트에 앉아 먹는 기분이 참 야릇하다. 그래도 이 불모지에 배가 고파 한식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양치질을

위해 밖으로 잠시 나왔다. 남서쪽 산 위로 붉은 노을이 보이더니 하늘 위에서 불빛이 번쩍인다. 아마도 항공 감시인

지. 별들은 서서히 무리를 이루어 반짝인다. 정말 힘들고 지친 라이딩이었지만 주님의 도움으로 잘 살아서 하루 목표

이상으로 달성했다. 제발 바람만 잔잔해 주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출발이다.40km 더 달리면 만달고비지만 이미 많이 달려 지쳤다.


계속 힘든 길 이어진다.







야~ 드디어 만달고비 도착이다.

인공위성에서 내려다 본 만달고비는 좋았는데 막상 현지에서 보니

실망이다.

온통 건물이 위에서 보니 검은 색 물결이다.



큰 도시라 생각했는데 정말 초라하다.

입구부터 판자집 이어지고 개가 짖는다.



콘크리트 건물 듬선보인다.

호텔을 묻는데 식당을 가르쳐준다.

그래도 겨우 찾아 구석에서 호텔 간판 보고 찾아간다.




6000원에 방 하나 얻어 들어갔다.

욕실있는 방은 없다.

샤워 2000원에 하는데

물이 조금씩 떨어진다.

그래도 샤워 6일만에 한다. 아니 세수도 6일만에 한다.


숙소가 2층이고 주방도 옆에 있어 기웃거리며 라면 끓여먹었다.

은 라면 여기까지 가져오고 처음으로 먹어보다니....








공동화장실.

물이 정말로 메마른가

수도 사정이 엉망이다.

.




오후 8시이지만 아직 밝다.






저녁에 여주인에게 양푼 하나 얻었다.

밖에 나가 상점을 찾아 들어갔다.

생각보다 큰 상점으로 부탄가스도 있었다. 한국산 <선>

음료 및 빵도 산다. 그리고 라면에 넣을 계란 3개도.

이것으로 숙소에서 계란 다 넣고 라면을

주방을 보니 손님용 빵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사실 몽골 만두라 생각했었는데

먹어모니 맨 빵이다.

그래도 감동의 맛이다



밤이면 오통 길가에 개판다.

개들의 울부짖음이 으시시하다.

대낮에도 길가에 큰 개들이 5-6마리씩 떼를 지어 다닌다.

사실 이 대도시(?)에서 이틀은 보내며 지내려했는데 역시나 홀로 할 일이 없어 외로움이 더 커져갔다.

해서 차라리 몸은 피곤해도 달리는 것이 외로움을 덜 느껴 편했다.

빨이 이 마을 뜨고 싶다.

5일 24km

해가 떴다. 배 속도 정상이고 오늘은 24km만 달리면 만달고비 도착한다. 그 곳에서 이삼일 푹 쉴 생각이다. 가족에 전

화도 하고 오늘은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언덕에 텐트를 설치해서 시작부터 내리막이다. 24키로라면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거리. 그런데 큰 오산 시속 10키로도 버겁다. 계속되는 모래길에 두 번이나 넘어지다 끌고 엉덩이

가 아파온다. 그래도 구글어스로 내려다 본 만달고비는 좋은 신도시처럼 그럴 듯한 건물이 많은 큰 도시라 여겨졌다.

그 꿈을 안고 가는데 길은 계속해서 나를 지치고 힘들게 오전 길과 같이 하드코스다. 어차피 끌고 그냥가면 심심하다.

해서 기도하며 간다. 내가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 눈감고 기도하며 주님께 의지하며 명상하며 간다. 드디어 GPS 목표

지점 4키로 가리킨다. 언덕을 삐질삐질 올라가는데 정상에 게르가 보인다. 어린소녀 날 보더니 놀라 문 앞에서 들어

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까만 개도 보인다. 조심해야지. 먼발치에서 보니 개가 없어졌다. 정상에 다다를 무렵 역시나

그 녀석 짖어대며 날 향해 뛴다. 또다시 나는 죽어라 페달질한다. 걸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페달질 한다.

내리막길이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내달렸다. 개소리 사라지고 자전거에서 내려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근데 왜 길가

에 게르를 세워놓았는지 화가 난다. 지나가는 사람 어찌하라고 말이다.

전신주가 이어지고 분명 또 다른 저 언덕 넘어에 큰 도시가 있으리라. 도착해 보니 판자 집 여러 체 보일 뿐 내려가니

마을이 정말 실망이다. GPS오른쪽 가리킨다. 그 방향으로 500M 내려가니 드디어 많은 판자 집 내려다보이고 오른쪽

페이트 칠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마을 전체가 비포장길에 불과 1-200미터만 콘크리트 길. 역시나 우리네

6-70년대 삶이 펼쳐졌다.

먼저 상점에 들러 아이스 샌드를 먹고 음료도 마시고 호텔을 물어보니 젊은 여직원 <COBI>를 써 주며 방향을 일러준

다. 그곳에 가니 음식점이다. 숙박은 다른 것을 일러준다. 가는 길은 온통 벽돌 건물 공사 중이고 중간에 허름한 치킨

가게도 있다. 결국 고비호텔을 찾았다. 말이 호텔이지 모텔도 아닌 여인숙 수준이었다. 이층 건물이며 6천원에 더블

침대에 공동 화장실 이용하는 방이다. 2천원은 샤워 값이다. 두 번 사용에 3천원 다운 계약하고 샤워하려는데 물줄기

가 가늘게 조금 나온다. 그래도 비누로 몽골 와서 처음으로 세수와 샤워한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 몽골라이딩의 가장 힘든 점이 과연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수를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걱정이었

다. 그러나 공기 중에 습도가 낮아 땀이 별로 흐리지 않았다. 단지 먼지로 인한 몸에 가루가 있을지언정 불쾌지수는

높지 않았던 것이다. 해서 잘 때 물 티슈 두장이면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었다. 머리카락은 예술이다. 마치 샴푸 듬

뿍 바른 것처럼 손으로 머리카락의 모양을 만들면 그대로 유지 될 수 있을 정도로 뻣뻣해 졌다.

샤워를 하기 전에 먼저 공중전화 실내에 있어 사용하려하니 웃는다. 알고 보니 연결선이 없었다. 카운터에 있는 실내

전화를 사용해 보려하니 이것 또한 연결선이 없다. 그래도 여주인이 친절하여 웃으며 내게 핸드폰을 건네주었지만 무

용지물. 가족에게 연락 한 번 못하고 정말 걱정 많이 할 텐데. 오히려 내 고민이 깊어만 갔다. 주인장에게 바디랭기지

로 공중전화기를 물어보니 저 멀리 한 곳을 가리킨다. 에라. 포기다.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보니 부러울 것이 없었다.

낮잠 좀 자다가 상점을 찾아 밖으로 나갔다. 길가에 나가 보니 만달고비에서 제일 번화가 인 듯. 지프 차량 집결소가

있었고 운전자들이 허름한 창고에서 쉬고 있다. 그 근처에서 가게를 찾았는데 그래도 큰 상점이라 기념품 및 실료품

잡화가 많았다.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선 부탄가스>가 있었다. 부탄가스 두 개를 2000원에 구입하고 물과 주스도 샀

다. 빵을 사력 했지만 먹을 만한 것이 없다. 시내 중심에는 큰 개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닌다. 먹을 것도 주변에 없는

데 저렇게 큰 개들이 시내를 활보하다니 위험한 마을이다. 숙소로 돌아와 보니 이층 바로 옆 방이 주방이다. 해서 나

는 여주인에게 얘기해서 농심 너구리 순한 맛 두 깨를 끓일 냄비를 빌려달라고 했다. 가스레이지도 있어 내가 직접 물

을 받아 라면을 끓여 객실에서 먹는데 어찌나 마음이 만족스럽던지 배불리 먹고 설거지를 하니 여주인장과 주방여인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어쩌면 몽골 남성은 설거지를 금기시 하는지. 아무튼 나는 내 일을 했을 뿐이다. 잠시 나는 주

방 한 구석에 있는 작은 양푼 하나를 발견하여 내게 달라는 표시를 하니 흔쾌히 준다.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잠시 후 저녁 라면을 끓이기 위해 주방에 갔더니 만두가 있는 것이다. 나는 몽골 만두라 생각하여 두 개를 달라고 애

원하니 준다. 들어와 먹어보니 뭐야!~ 그냥 밀가루 빵이다. 가게에서 계란 3개 사와 라면에 모두 넣고 먹는다. 역시

계란 라면 좋다. 해는 서서히 지고 지도 분석도 끝나고 심심해 창문 너머로 밖을 내다본다. 가끔씩 푸르공 차량이 호

텔 정문으로 왔다가 핸폰으로 뭐라 하더니 객실에서 사람 나오고 함께 타고 어디론가 떠났다. 몇 차례 이런 장면 연출

되고 손님도 몇 명 들어오는 것 같다. 1층에 식당이 있는지 마시는 떠드는 큰 소리가 들려온다. 좋겠다. 고민에 잠긴

다. 계획대로라면 이 만달고비 중간지점에서 2-3일 관광하며 편히 보내야하는데 이 썰렁한 분위기에서 무슨 관광.

빨리 뜨고 싶어졌다. 특히나 해가 지고 저녁이 되니 온통 마을이 개판이다. 주변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가로등

도 없고 가끔씩 낮에 보았던 개 무리들이 어울려 돌아다닌다. 이 층에서 내려다보아도 무섭다. 마치 밖에 나가면 사자

우리에 제 발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말동무도 없으니 더욱이 관광은 고사하고 편안한 마음이 없다. 빨리 해 뜨면 출발

해야겠다.



'2009 몽골라이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골라이딩7일 52km  (0) 2009.08.01
몽골라이딩6일 80km  (0) 2009.08.01
몽골라이딩3일 40km  (0) 2009.07.31
몽골라이딩2일 73km  (0) 2009.07.31
몽골라이딩1일 74km  (1) 2009.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