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1차 실패

2003 Tour 2006. 4. 23. 07:48

10.31. 토

들어가며

그 동안 여러 투어후기를 써 보았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순간의 선택이 내 가족의 삶을 바꿀 수 있었기에 가장으로서 그 책임을 망각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이 앞섰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본다. 그래도 굳이 써 내려가는 것은 잔차쟁이의 한 발자취를 세상에 남기려함이다.

-발단

10월 마지막 주 초 어느 날. 직장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순간 문자 메시지가 보인다. 다름 아닌 지난 봄부터 초여름까지 함께 지방을 순회(?)하며 라이딩을 즐겼던 램프키스님이 군대갔다 네 달만에 휴가를 나왔단다. 반가운 마음에 그 날 당장 명동역 잘 아는 고기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잔차쟁이는 잔차 얘기가 화두. 그러던 중 우연히 가리왕산 얘기를 꺼냈더니 선 듯 돌아오는 토요일에 그 곳을 가잔다. 비록 내가 꺼낸 것이지만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이주동안 잔차 연습도 거의 없었거니와 왠지 잔차 계절이 아닌 느낌까지 들어 동면으로 들어가고픈 생각이 요즘 내 심정인 것을 님은 알리 없었을 것이다. 지리를 정확히 안다는 님의 말에 용기를 얻어 잠시 망설임 끝에 그 제의를 수락하고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여러 날이 지나가지만 잔차는 계속 현관 밖 계단 난간에 먼지만 머금고 묶여있었다.

-전개

10월의 마지막 31일 금요일 D_DAY날이 밝았다. 직장 동료는 오색 단풍으로 물든 남산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가수 이용의 노래 가사로 흥얼거리지만 난 조용히 나만의 가을을 준비했다. 일단 님으로부터 받은 5M 가리왕산 파일을 나눠 찍기 원본 크기로 인쇄했더니 A4 25장. 붙여 보니 입이 벌어진다. 다시 축소 9장, 4장 크기. 모두 세 종류로 편집하여 준비하고 편의점에 들러 비상식량까지 생각하며 이것저것 마구 가방에 넣는다. 갑자기 한심한 생각이 든다. 몸 만드는 노력도 안 해 놓고 이 많은 것 사서 어떻게 짊어지고 그 긴 언덕을 오를지...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내 행동을 수상히 여긴다. 사실을 고하니 왜 미리 얘기하지 이제야... 그래 난 대답한다. 여러 날 구박보다 짧은 순간 그 것이 좋다고. 난 항상 이런 식이다. 아내가 저녁 특별 예배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오후 11시에 동작대교 남단 국립묘지 맞은 편에서 님과 조인한다. 하남시를 향해 출발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분당으로. 첫 단추부터 예사롭지 못하다. 바로 앞으로의 일을 암시하는 복선인 것도 모르고 마음은 벌써 가리왕산 능선을 헤매고 있다. 이러다 더 멀어지겠다 싶어 님의 말대로 양재IC로 진입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나 홀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좋다. 지난해는 이 짓 여러 번 했는데... 아무튼 떠나니 좋다. 한 휴게소에서 우동과 소고기국으로 새벽 허기를 달래고 장평IC로 거침없이 내닫는다. 남쪽으로 내려와 하얀미 삼거리에서 좌회전 가리왕산쪽으로 계속 직진. 로드가 끝나고 임도가 시작될 즘 신미식당이라는 간판과 함께 오르막길에 차단기가 길을 막고 있다. 그때 시각 4시쯤. 굳게 채워진 열쇄를 원망하며 밤하늘을 바라보니 장관이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 떠오른다.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을 그런 별들의 축제. 그러나 현실은 싸늘한 바람으로 우릴 일깨우고 결국 차에서 수면을 청하기로 했다. 1시간 잠을 자고 새벽 5시부터 라이딩 계획으로 눈을 감았다. 깊이 잠든 사이 문득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임도 관리 직원들이 자신들의 차를 막았다며 빨리 빼라고 눈을 부라린다. 좋게 말해도 될 것을... 차를 옮겨 시계를 보니 7시가 좀 넘어선다. 잔차 빼서 세팅하고 서둘러 업힐한다. 내 엔진이 잘 견뎌주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자신감이 생기질 않는다. 자~ 가자 마항치로.

마항치까지의 거리는 17KM란다. 비단길이다. 저지는 롱, 숏 모두를 준비했지만 비장한 마음에 땀흘릴 결심하고 숏을 택한다. 출발부터 추위 때문에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언덕이라고 체온이 올라간다. 그런데 생각보다 업힐이 너무 낮다.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평지. 지난 여름 가족들과 함께 정선 함바위골 잔차 라이딩하며 쌍심지 켜고 날 노려보던 두 여인들 생각이 난다. 이런 길이라면 참 좋아할 텐데... 첨부터 넘 어려운 코스를 가족에게 안내 한 그 때 이후 임도를 모두들 싫어한다. 아쉬운 마음 뒤로하고 전진해 보지만 같은 길 반복된다. 난 연애 시절 빼고 단풍길이 좋다는 느낌은 받은 적은 사실 없다. 그런데 오프로드를 안 다음부터는 다르다. 주-륜-간-산으로 스쳐 지나는 자연의 느낌이 좋은 것이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오르는 사이 뒤를 돌아보아도 인기척이 없다. 이상하다. 님은 예전에도 그러했듯 뭔가 생각하며 라이딩하는 분이다. 잔차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자연의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듯 무언가 골몰하며 오르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늦다. 주행 중 내내 예전 기력이 되살아나지 못하리라고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다. 거의 네 달을 잔차를 못타고 휴가 나와 겨우 처음 탔는데... 군대는 역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10KM 지나 처음 만나는 삼거리. 우회전하여 솔내음 물씬 풍기는 솔잎 길을 즈려밟고 미끄러지듯 수백 미터를 빠져나왔다.

음지 곳곳에 작은 빙판이 만들어졌다. 아마도 밤이면 영하의 온도. 그래. 난 짧은 저지였기에 해지기 전까지 빠져나와야 한다는 일종의 위협을 받은 것이다. 잠시 언덕이 시작되고 옆으로 좁은 싱글코스가 있지만 차단기가 내려져 있고 큰 임도를 따라 내리 달리니 마항치에 도착한다. 첫 눈에 들어온 것이 넓은 평지 가장자리에 자리한 물탱크와 그 위의 임시 대피소. 그리고 맞은 편 가리왕산 안내도. 바로 저 안내도 앞에서 많은 라이더들이 찍었던 곳. 처음 사진으로 볼 때는 입구 매표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와서보니 임도 17KM 지나 산 정상에 있는 안내도. 전혀 뜻밖의 일이다. 그 둘레로 서바이버 게임장처럼 여러 갈랫길이 나 있고 우린 왼쪽 길을 택했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시가 넘었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길을 나선다.

님은 말한다. 앞으로 계속 다운힐이라고. 이렇게 좋을 수가. 지금 17KM 주행도 편했는데 앞으로는 더 편한 다운힐이라... 좋다. 가자. 임도 왼쪽으로 수십 KM 철망이 만들어져있다. 인공물이라 시야를 거슬렸지만 안전이라 생각하고 지나간다. 계속 이어지는 다운힐과 평지. 정말 지루할 정도로 반복된다. 그런데 방심이 화를 자초할 줄이야. 님과 15미터 간격 유지하며 다운힐 하다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손바닥 크기 돌에 앞바퀴가 닿아 왼쪽으로 기울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핸들은 왼쪽, 몸은 앞 땅을 향해 처박히려한다. 순간 정신이 몽롱하고 자포자기 상태에 돌입한다. 드디어 몸은 공중 부양하는데 마음은 한결 가볍다. 지면에 몸이 닿는 순간 극심한 충격과 정신력과의 싸움이 짧은 시간에 지나가고 사건 종료. 몸 추수리며 일어나니 핸들 돌아가 있어 공구 열어 제 위치로 세팅하고 무릎 보니 발 보호대와 허벅지 사이 틈에 피가 흐른다. 이런 된장. 휴지도 없는데... 대충 닦고 있으려니 먼저 내려간 님이 올라온다. 사태 수습하고 다시 다운힐. 목과 어깨 주변에 충격으로 인한 약간의 결림 그리고 찰과상 주위의 후끈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페달링하니 잊혀진다.

낙석이 워낙 크기에 여러 컷 사진에 담고 장구목임도 지나는데 낙엽이 허리 높이까지 임도에 쌓여있다. 자연 침대 삼아 눕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기분 좋다.

잠시 유희를 만끽하고 도착한 곧 광산골 삼거리. 지금부터는 2KM 돌밭이란다.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서 다운힐 하란다. 주의사항 듣고 뒤에서 출발한다. 야~ 정말 좋다. 아마 싱크님이나 KBJ님 왕이야님이 이 길 보면 신나게 내려갔을 길이다. mtbb님이야 우습게 생각했을 테고. 그리고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라면 당고개 식구 모두들 쾌재를 부르며 라이딩했을 것이다. 경사 심하고 올망졸망한 돌들이 이어져 있다. 간혹 수박크기도 있지만 아무튼 조심하며 부드럽게 내려간다. 근데 앞서간 님이 낙마. 다행이 찰과상 하나 없다. 역시 고수는 넘어지는 것부터 다르다. 그 옆은 3-4미터 낭떠러지. 잠시 내려 확인하고 함께 내려간다. 좁고 큰 돌 무더기 사이로 내려가려는데 핸들이 이상하다. 돌을 넘을 때마다 핸들이 한쪽으로 기우뚱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안전한 자세였지만 내 뜻과 다른 반응이 핸들에서 내 몸으로 전달된다. 결국 내려 확인하니 포크사이 연결 아치(?) 한쪽이 완전 절단 났다. 이후부터 불안해서 돌밭을 탈 수가 없었다.

다행이 거의 내려와 200미터 정도 끌다 다시 임도 다운힐 이내 가리왕산 입구 지나 로드 이어진다. 청솔 슈퍼에 들러 라면을 주문하고 식사를 한다. 시간은 3시 30분. 다시 올 날을 생각하며 지나온 길들에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도시였으면 학원에 있을 아이들이 5미터 높이의 담장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다가가 말을 건네니 초등 2학년이란다.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며칠 동안 이렇게 놀았다며 상관없다는 눈치다. 어떤 사내아이는 할머니랑 옥수수 알갱이를 떼어내고 있다. 전원적 삶 속에 도심에 찌는 아이들과 서로 오버랩되며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온다. 여러 생각할 겨를이 없다. 벌써 2시가 넘어 3시에 가까워진다. 라면 세 개 주문하고 김밥과 함께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벽탄초등학교 맞은편 다리를 택해 오른다.

-절정

지금부터 본격적인 업힐이고 우리가 내려온 거리만큼은 오르막이란다. 땀내 나는 시작이다. 그런데 너무 먹었는지 위가 부담된다. 라이딩에는 반드시 조금씩 여러 번 먹어야 할 것 같다. 계속 입에서 가스가 나온다. 배가 불러 페달링이 힘들다. 작은 농가를 지나 계속 업힐을 선택해 이동한다. 가끔 스탠딩으로 오르려 시도 해 보지만 부러진 아치가 타어어에 닿아 마찰음이 난다. 코너링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결국 포크의 기울어짐 없이 그리고 무리한 힘을 주지 않고 앉아서 페달링하며 업힐을 해야했다. 마을이 사라지고 제법 심한 업힐을 할 즈음 양갈레 길이 나온다. 왼쪽은 xx농원이라 오른쪽을 택해 잠시 기다려 보았더니 님이 좌회전하란다. 이 곳에 한 컷 남겨야하는데... 제일 빡센 업힐을 시작한다. 그래봐야 학림사 초입경사와 같다. 3단으로 오르려했지만 스탠딩이 불능이라 1단으로 무리함 없이 오른다. 님은 지그제그로 힘들게 오른다. 머저 올라 잠시 쉬라고 얘기를 붙이지만 그냥 계속 라이딩 하시겠단다. 비록 사부의 몸은 예전만 못하나 그 투혼은 여전하여 힘찬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 해지기 전까지 마항치에 도착하기란 힘들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어두워도 왔던 코스이기에 마항치에서 17km 출발점은 갈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순환코스로 들어서면 그만일 것을 애써 정선으로 내려가 용탄리삼거리-송전탑-능편삼거리-청옥산 경유 -벽파령-정상-마항치로 이르는 제법 긴 코스를 택했다. 그래도 경사가 생각보다 완만하여 쉼 없이 계속 오르고 또 오른다. 능평삼거리 전 송전탑에 다다를 즈음 산림 관리원들의 목재 채취가 한창이다. 포크레인 작업으로 길이 막혀있어 잠시 기다리는데 님이 서행하며 다가온다. 파이팅을 외치며 갈길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님이 하차하여 잔차를 살펴본다. 곧 끝나겠지 생각으로 서행하지만 님은 올 줄 모르고 다시 돌아가 확인하니 나뭇가지가 뒷 드레일러사이로 들어가 그만 드레일러를 휘게 한 것이다. 분리하여 핀 후 다시 30분 소요하며 조립하려했지만 불능상태. 결국 평지에서나 업힐은 끌어야하는 상황 발생. 갈길이 구만린데... 다행이 앞으로 다운힐이 많다며 끌고 타고 하겠단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기시작하는 6시 30분이 넘는다. 하체는 한기를 느끼고 상처부위의 열기가 더욱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감독관에게 지리적 정보를 얻어 출발하려는데 사람들이 만류하며 벽파령 입구로 가는 트럭이 있다며 타고 가란다. 고마운 분들. 아마도 1시간 이상은 단축될 것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트럭에 잔차를 올리고 임도를 달린다. 가는길에 송전탑과 능평삼거리를 직통하는 지름길을 확인하고 트럭이 우회며 기사님은 우리들에게 마을까지 이 트럭이 내려가니 함께 가잔다. 밤이 되면 날씨 추워지고 길 잃을 가능성이 자신도 이 지역 토박이지만 크기에 조난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한다. 트럭에서 내릴 시간이 다가올 즈음 난 빨리 판단해야했다. 트럭이 내려가면 다신 돌아올 수 없기에.

1. 남은 거리 : 벽파령입구에서 마항치 25km(?), 마항치에서 주차장 17km 합 42km

2. 기온 :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지만 밤이 깊어지면 아마도 영하의 기온

3. 시간 : 6시 50분이 자나고 있다. 벌써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깔린다. 아마도 30분 후면 어두워 질 것이다.

거의 강촌 첼린저 코스를(아마 이보다는 업힐이 심하지 않겠지만)야간에 끌면서 간다는 것은 정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온도가 급감하면 정말 치명적이고 길이라도 잃게 되면 말 그대로 조난이다. 트럭에서 잔차를 내리는 순간 님에게 묻는다. 길 정보 확실하냐는 내 질문에 한 점 의심 없이 알고 있다고 답한다. 결국 내 판단을 유보하고 투혼을 불사르기로. 트럭 기사님은 우려의 눈빛으로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젠 끝이다. 오직 오르며 기어서라도 가는 수밖에 없다. 잔차에 오르려니 하체가 말을 듣지 않는다. 휴식이 너무 길었다. 무릎의 통증은 심하고 특히 한기가 크게 느껴져 님에게 긴 바지를 얻어 입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를 악물고.

-결말

벽파령입구 차단기로 향하려는데 님이 핸드폰을 꺼내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켜 보니 안테나가 잡힌다. 별일이네. 119에 일단 문의를 한다는 제의에 나도 수락하고 연락을 해 본다. 결국 조난 신고가 된 것이다. 거의 핸드폰이 이 지역에선 터지지 않는데... 40분 후에 도착이라는 구조원의 말을 믿고 기다려 보지만 한 시간이 넘어도 소식이 없다. 님은 목이 터져라 우리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군가도 부르고 고함도 지른다. 거의 두 시간이 다 되도록 그 절규는 계속되고 난 10 분 남짓 외쳐보았다. 반가운 119대원님을 만나 지만 또 문제가 발생한다. 우린 마항치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기를 바랬으나 차단기 열쇄 문제로 차 진입이 어렵다며 정선 시내까지 데려다 줄 모양이다. 근데 우린 평창 주차장까지 가야한다고 얘기하고 우리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대원들은 우리를 출발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저녁 식사값이라도 대접하려했지만 극구 사양에 내 손이 부끄러웠다.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여러 대원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꾸벅. 꾸벅. 꾸벅.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마음이 그리 편하지 못했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때문이었다. 다행이 큰 일없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아마도 거의 30%의 위험성은 있었지만 일이 잘못됐으면 정말 큰일 당할 번 한 일이다. 상경하여 님을 보라매 공원 앞에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5시. 다시 녹천교로 기수를 돌려 그 앞에 주차하고 알람 설정 후 잠이 들었다. 6시 30분 알람소리에 눈을 떠보니 지난 주 참석한 분들 모두 모이셨다.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나는 돌아왔다. 늦잠 자고 잔차 샵에 전화했더니 포크를 새것으로 교환 해 주겠단다. 잔차 속도계를 보니 이동거리 60km 찍혀있다. 그리고 조금 있다 전화벨이 울린다. 님은 말한다. 핸드폰 분실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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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 주 일요일, 말발굽님의 축령산 게거품 번개를 위한 준비 완료. 그러나 아쉽지만 불참하고 7월 17일 속초라이딩을 목표로 거의 3주 이상을 페달링 연구와 업힐 연습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가정의 불화(?)는 말도 못했지만 레드맨님과 처음으로 도선사 업힐에 도전하여 왕복 논스톱 2회 니콜라님의 주선으로 퀵실버님, 마이콜님과 함께 하는 광나루역출발 중미산 휴양림 입구까지의 마지막 속초 라이딩 점검. 중미산으로 가는 초입부터 입구까지는 6키로미터의 제법 긴 언덕이었다. 업힐 시작은 꼬리를 장식했지만 정상을 먼저 밟은 건 바로 나였다. 그 후 4분 지나고 2등이 도착했다. 자신감에서 자만심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며칠 있을 속초라이딩을 위해 몸을 단련시켰다. 드디어 결전의 날 전날 최종 속초라이딩 공지를 올리고 잔차 정비와 더불어 짐받이도 달고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다음날 새벽 3시 30분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뜬다.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밥을 꾸역꾸역 입에 넣는다. 그래야 간다. 마니아의 차원이 아니다. 죽어도 뼈를 미시령에 묻으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출정준비 완료. 잔차를 차에 싣고 약속시간에 맞게 광나루에 도착한다. 하나둘 약속시간 4시 30분에 모였지만 한 명 빼고 모두들 처음 보는 분들이다. 그렇다고 왈바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아닌 듯. 동산님은 평페달에 평범한 운동화, 발꾸락님과 친구분은 서로 같은 유니폼에 서로 신장의 차이는 있지만 깡마른 체격에 자전거 타기에 좋은 신체적 조건의 소유자. 니콜라님 옆집에 산다는 행복님은 통통한 근력의 소유자. 인제에 도착해 니콜라님을 통해 이 분의 프로필을 듣자니 우면산 귀신이란다. 산에서라면 이곳 저곳에서 신출귀몰한다는 엠티비의 달인이라는 것. 역시 숏다리에 체력적으로 허접한 나. 니콜라님은 평지와 약간의 언덕에선 지칠 줄 모르는 지구력 끝내주는 사람. 그러나 전날 여러 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신다. 서로 간단한 인사와 함께 니콜라님을 선두 내가 후미 그리고 조식은 행동식으로 한다는 공지를 알려주고 함께 출발한다. 구리시로 진입할 무렵 뒤따르던 차가 우리를 향해 소리친다. 퀵실버님과 마이콜님이 후방에서 차량지원을 하실줄이야. 야! 하늘이 우리를 도우신다. 팔당터널 전 잠시 전열을 정비하는데 지원 차량에서 샌드위치 내 오신다. 물론 조언과 라이딩 촬영까지... 구름이 잔득 낀 하늘이 우리를 반긴다. 선두 변경 없이 터널을 통과한다. 양수리를 지나 이내 양평고개를 넘어 잠시 또 쉰다. 니콜라님 몸 상태가 계속 좋아 보이질 않는다. 발꾸락님과 친구 분이 선두 그 뒤를 이어 니콜라, 행복, 동산 그리고 나 이렇게 다시 출발한다. 동산님에게 다가가 조언한다.

나: 동산님! 기어를 너무 무겁게 쓰시는 군요. 장거리라 앞 기어를 2 단으로 놓고 쓰세요. 허접한 번장이면서 조언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동산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 뭘요, 저 초보예요.

옥천을 지나 용문휴게소로 거침없이 다다른다. 팀원들 사기 하늘을 찌를 듯. 계속 전진한다는 내 말에 모두들 동의한다. 나는 행동식으로 준비한 호박죽은 단번에 비우고 다시 출발한다. 니콜라님 몸 상태가 이상이 있지만 먼저 출발하자고 제의한다. 고마운 말이다. 그래 힘을 내서 끝까지 완주하기를 간절히 빌었다. 며느리 고개를 넘어 홍천 휴게소에 이른다. 니콜라님 계속 언덕에서 힘을 못 낸다. 지난 중미산 투워 때와는 너무도 다른 어려운 상황이다. 정말 낙오될까 근심이... 퀵실버님, 마이콜님 조언하신다. 너무 빨리 왔다고 . 정말 대단한 팀들이라며 칭찬과 더불어 자신들도 잔차를 가지고 와야할 것을 못 가져와 후회한단다. 태양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라이딩 온 분이 참 많다. 각자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고수님들 여기서 우리에게 안전 라이딩을 당부하며 아쉬운 이별을 해야한단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정말 끝내주는 옥수수빵에 딸기쨈 무척 감동이었습니다.

지금까지 100km 달렸다. 체력이 서서히 떨어진다. 휴게소에서 감자로 팀원들과 행동식을 마치고 인제를 향해 출발한다. 모두들 선두그룹에 합류하여 진행하지만 번장인 나와 니콜라님은 뒤로 처져 힘겨운 페달링을 이어간다. 20키로 전진하여 백두산 휴게소에서 잠깐 휴식과 함께 행동식을 취해보지만 내 체력이 바닥났다. 큰 일이다. 영양보충은 성공했지만 장거리 라이딩에 필요한 근력이 아무래도 세월이란 시간이 필요한 느낌이다. 니콜라님은 몸상태가 나보다 더 악화일로에 있는 듯 했지만 다시 먼저 출발하자고 제의한다. 나도 힘을 내 본다. 이젠 번장의 역할도 끝장이다. 팀라이딩 리더쉽은 고사하고 이젠 민폐를 걱정해야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래도 페달링 진행한다. 언덕을 넘어 다운힐 하여 인제 대교를 지날 무렵 갑자기 니콜라님의 급브레이크로 행복님도 멈추고 나도 멈춘다. 이미 남은 세 명은 저 멀리 점이 되어 터널로 올라간다. 원인을 살펴보니 니콜라님의 짐받이 끈이 뒷바퀴 스프라켓에 감겨 저절로 급제동이 걸렸다. 다행이 라이딩에는 문제가 없어 사태수습하고 다시 출발. 터널을 향한 짧은 언덕을 올라 위험한 터널통과 구간. 정렬하여 내가 앞장서 진행한다. 터널안에 들어서니 아니 이건 평지가 아닌 950m 다운힐 구간이다. 야 신난다. 트럭의 굉음과 함께 질주한다. 행복님 뒤에서 니콜라님과 함께 정답게 행복한 꼬리를 만들며 뒤 따라온다. 선두를 찾아 나서보지만 도대체 긴 직선도로에 고리조차 보이질 않는다. 얼마쯤 갔을까 선두조가 우리를 기다리고 후미조 합류하여 다시 출발. 동산님! 죄송합니다. 고수님을 몰라보고 감히 번장이란 감투로 기어 조언 드린 점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립니다. 드디어 150키로 지점 인제 도착. 음식점을 정해 들어가 보지만 식욕이 나질 않는다. 육개장과 냉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모두들 드러누워 잠시 잠을 청한다. 2시쯤 본격적인 미시령 진입로를 향한 막바지 라이딩. 동산님을 선두로 시속 20키로를 유지한다. 맞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뒤에 있는 내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동산님 묵묵히 자신의 선두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이 기회를 노릴세라 나는 바짝 앞사람에 달라붙어 바람을 피하며 페달링을 한다. 속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미시령이 목표였던 만큼 내 이익을 챙기려는 정말 얄팍한 번장의 생각이었다. 한 20분은 달린 것 같다. 드디어 맞바람이 멎기 시작할 무렵 선두와의 간격이 서로 버러지며 각각의 라이딩이 시작된다. 인공폭포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고 서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래 힘을 내 보자. 먼저 두 명을 젖히고 동산님까지 그리고 앞에 발꾸락님이 100m 앞에 있다. 또 젖힌다. 그런데 그 친구 분이 너무도 앞서간다. 히히 그래도 힘을 낸다. 서서히 간격이 좁혀진다. 300미터 200미터 100미터 이젠 눈 앞에 있다. 드디어 옆을 스치며 말한다. 인공폭포에서 봅시다. 기분 좋다. 나는 가끔 미친 듯이 힘이 날 때가 있는데 정말 나도 모르겠다. 신나게 밟는다. 그런데 벌써 인제에서 신나게 달린지 20키로지나 26키로를 갈리키는데 인공폭포가 없다. 행인에게 물으니 5km만 더 가란다. 이 것이 화근이었다. 후미 사람들을 기다리며 몸을 쉬려니 순간 다시 피로가 밀려온다. 다함께 출발. 그러나 몸이 내 몸이 아니다. 평지에서도 20키로가 힘들다. 이미 모두들 100m 이상 앞서간다. 에라, 곧 인공폭포겠지. 편안한 마음으로 솔로 관광모드로 진행한다. 미시령과 진부령 갈림길 삼거리에서 니콜라님 마중을 나와 인공폭포쪽으로 인도한다. 마이콜님님 일행이 속초 우중 라이딩 시 찍었던 사진 바로 그 곳이다. 히히 그래 우리도 찍는다. 날씨도 좋으니 개인 사진도 찍고 단체 사진도 찍고 저마다 마지막 업힐을 준비하느라 얼굴 곳곳에 비장의 모습이 베어 나온다. 과연 내가 오를 수 있을까. 막막할 따름이다. 인공폭포까지 관광모드로 오는 것도 힘들었는데 어떻게 미시령을 오를 수 있을지 한 숨만 나온다. 다리를 만져 보아도, 엉덩이를 들척거려도 신통치 않고 마음까지도.... 힘없는 시선이 앞을 바라보니 이미 일행들 출발한다.

주섬주섬 나도 뒤따라가지만 이내 시선에서 일행들의 모습 사라진다. 에라 모르겠다. 미시령 업힐 시작 지점 약간의 언덕부터 가장 가볍게 기어를 놓고 올라간다. 너무 가벼우면 뭐 인심쓰듯 한 두 단 올려 주기도하면서. 인공폭포에서 대략 1.5km 진행한 것 같다. 갑자기 미시령 정상 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띤다. 이 것이 누굴 놀리나 내가 얻은 정보는 지금 올라온 1.5키로는 기본이고 앞으로 500미터 전진해서 그 때부터 8키로를 죽어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지 원. 끊지 않고 힘든 페달링 계속 이어간다. 갑자기 경사가 급해진다. 내가 무슨 수로 저걸 오를지 정말 내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이런 몸 상태로... 1키로 전진하니 일행 중 한 명이 잔차를 끌고간다. 옆을 스치니 나보고 올라가라는 손짓이다. 나도 힘들어 도저히 말은 못하고 거친 호흡으로 다시 오른다. 고개를 들어 앞에 굽이쳐 오르는 급경사를 바라보니 허리가 갑자기 휘어진다. 윽! 날 죽여라. 고개를 떨구고 다시 오른다. 흰선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때론 천천히 또 때론 약간 작은 고통을 덜어주며 지나간다. 일미터 이미터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른다. 또 미친척 하고 앞으로 보니 또 통증을 돋는다. 이 건 현실이 아니다. 방금 찍힌 앞 언덕 영상을 애써 뇌리에서 삭제한다. 그리고 평소 연습하던 당고개 언덕을 생각한다. 몸을 가볍게하고 하체에 힘을 빼고 오직 페달링으로만 앞으로 가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앞으로 앞으로 내 딛는다. 또 한 명의 일행이 잔차를 끌고간다. 갈수록 급경사 이어진다. 나도 내려 서로 의지하며 오르려니 갑자기 오기가 발동. 그래 좀 더 앞에 가서 내리자. 뒷사람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한 굽이를 돌아 뒷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업힐은 더욱 심해지고 사태는 더욱 악화 일로. 몸부림도 쳐본다. 잠시 기도를 한다. 하나님께 힘을 달라고 그리고 집에서 그동안 내가 잔차 탄다고 온갖 궂은 일을 다했던 아내의 얼굴을 떠 올려본다. 딸 아이는 아빠에게 일등하고 오라고 했는데... 마음의 눈물이 온 몸을 감싼다. 순간 갑자기 등뒤에서 기적같은 바람이 불어준다. 역시 내 믿음은... 흰선이 갑자기 빠르게 아래로 이동한다. 페달링이 가벼워진다. 고개를 드니 이정표가 1km를 가리키고 바로 위 정상에서 동산님 힘찬 마지막 페달링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 당고개가 700미터. 가볍게 오르던 언덕이다. 여기에 300미터는 충분히 덧붙일 수 있다. 갑자기 힘이 솟는다. 난 간다. 미시령 정상으로... 이를 악물고 오른다. 안개 자욱한 언덕 한 이정표가 미시령 휴게소 왼쪽임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그려있다. 가리키는 화살표 방향을 보니 정말 정상이다. 얼굴에 미소와 함께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토록 바라던 소망이었는데... 운무 속에 오직 나 혼자만이 서있는 느낌이다. 어느 누구하나 지나가는 사람과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은 나누려하지만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더 크게 혼자 미친 듯이 웃어본다. 웃다보니 허탈한 느낌마저... 주차장을 지나 일행들 만나 반가움의 악수를 나눈다. 좀더 일찍 인공폭포부터 힘을 냈다면 선두와 호흡을 다투며 올라왔을 텐데... 아쉬움도 있지만 일단 이 기분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쉴새 없이 핸드폰 버튼을 두드린다. 비문을 찾아 모두들 모여들었다.

멋진 모습으로 독사진 두 방씩 찍고 드디어 신나는 최 절정의 다운힐 시간.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가 5미터 이하이다. 누군가가 외친다. 앞차를 정해 그 뒤를 따르세요. 맞는 얘기다. 그 미등을 따라 가는 것이 제일 안전한 것이다. 드디어 소나타가 걸려들었다. 우리는 계속 따라간다. 바로 이 맛이구나. 엠티비를 몰랐을 때도 이 고개를 차를 넘으며 잔차로 내려오면 멋질 것이라는 생각은 했었다. 그 꿈이 바로 현실로 펼쳐지는 순간이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거침없이 대 자연의 한 마리 새가되어 날아가듯 부드럽고 우아하게 정말 아무것도 부럽지 않았다. 이 신나는 기분을. 운무는 어느새 사라지고 시야가 확 트인다. 도중 덤프 트럭 때문에 속도를 못 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미시령을 내려왔다. 한화프라자 앞에서 전화로 접선한 티켓 예매자와 조인하여 표를 받았다. 너무도 고마운 사람이다. 모르는 나를 믿고 돈도 안 받고 자신의 돈으로 십 만원 어치 티켓을 예매를 해 준 것이다. 웃 돈을 더 주고 고마움을 표시하려 했으나 오히려 그 호의를 무시하는 처사라 생각되어 정중한 인사로 대신했고 마음속으로 사례의 방법을 생각해 놓았다. 신나게 계속 직진한다. 어느덧 시내로 접어들고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강원도 후한 인심이 담겨있는 삼겹살로 배를 채우고 24시 불가마 사우나에 들어섰다. 잠시 잠을 청해보지만 버스 시간 때문에 나와야했다. 모두들 종이 박스 준비하고 잔차 분리하고 버스 화물칸에 싣기 시작한다. 드디어 저녁 11시 집으로 향하는 우등 시외버스가 출발한다. 차창 밖을 응시하니 우리가 지나온 길을 따라 다시 오르고 있었다. 모두들 눈은 감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감사할 따름이다. 눈을 떠보니 서울이다. 서울은 비가 한창이다. 그래도 아무리 폭포 같은 빗줄기라 내 기쁨을 식힐 수 없었다. 우중 잔차를 조립하고 광나루로 새벽 세시쯤 미등 켜고 빗 속을 질주한다. 마지막도 멋진 우중 라이딩으로 장식됨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그리운 집으로 돌아왔다.

생각하면 뒤에서 허접 번장인 나를 이해하며 묵묵히 따라주었던 모든 팀원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너무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사고 없이 심지어 펑크 한 번 없었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 모두의 공이라 생각합니다.

인천팀은 시합에 나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서로 의기투합도 잘 되고 유니폼도 서로 어울리고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두 분이 그렇게 힘든 라이딩을 한 줄 몰랐습니다. 곁에서 보기에 철인처럼 보이더군요. 정말 멋진 듀엣이었습니다.

동산님은 아마도 일반 운동화가 아닌 뽕페달에 그리고 이에 맞는 슈즈 신었다면 아마 일등입니다. 이점 양지하시고 한 번 랠리에 도전해 보세요. 분명 상위권 자신합니다.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지 마시고 일단 도전해 보세요.

행복님과 함께 산에 간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로드는 이젠 그만입니다. 물 좋고 산 좋은 곳에서 우리 한번 아니 그저 저는 뒤따르며 멋진 트라이얼 구경하며 갈렵니다. 니콜라님만 데려가지 마시고요.

니콜라님 정말 즐거웠습니다. 우리의 두 번째 라이딩으로 기록되는군요. 행복님 꼬셔 좀 멀리 좋은 산 한 번 갑시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투어후기 리플 소개


micoll ::: 역시나 인제 근처에서 부터 힘에 부치셨나보군요

모든 참가자들에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고 있자니 퀵실버님 차를타고 뒤에서 마냥 부러워하며 감탄했던 그 모습들이 눈앞에 선 합니다.

일단 며칠은 푹쉬세요

Vision-3 ::: 글이 길어도 지루하지 않게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kaon :::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지게 잘 다녀오셨군요..다녀오신 모든 분들 축하드립니다.

레드맨 ::: 고생 수고 하셨군요^^ 전날 일만 없었다면 같이 합류해서 그 기쁨을 맞보았으련만~

니콜라 ::: 부지런도 하십니다.

벌써 후기와 사진까지...

저 땜에 고생 많으셨죠? 다른 동료분들께 죄송^^

아무튼 잘 다녀와서 좋습니다.

어떤놈 ::: 아 그떄 전 서울에서 출발해서 한계령 넘어가고있었는데;; 미시령 너머갈껄..7시에 출발해서 양양에 6시에 도착했으니까 미시령으로 갔으면 만났겠네여 ㅋㅋ

퀵실버 ::: 고생하고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라이딩에 저도 모르게 힘이 불끈...

같이 하실 다음 라이딩 기대하겠습니다.

hoan72 ::: 도움을 주신 퀵실버님과 마이콜님 감사드리구요 같이 완주하신 모든 회원님들 축하합니다. ^^ 다음에 또 언제 갈까요.. ㅋㅋㅋ

발꾸락 ::: 와우~ kwakids님 후기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그때그때 순간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잔잔하게 웃음이 나네요. 후기와 사진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제가 너무 지쳐서 끝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아 그땐 마이콜님, 퀵실버님과 함께라면 더더욱 영광이겠습니다^^.

즐거운하루 ::: 완주 축하 드립니다. 제가 알기로 이번에 변속기 교체 안하고 가셨다는 소문이던데요?

21단으로 미시령을 넘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

강가딘 ::: 대단하십니다. 21단으로 넘으시다니

혹시 댁이 어디세요. 전 상계동이거든요.

당고개에서 연습 많이 하셨나봐요.

전 당고개도 힘들던데 후기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kwakids ::: 강가딘님! 전 중계4동 중앙하이츠에 거주합니다. 하이마트뒤, 또는 재현고 앞에 위치하고 있죠. 21단은 제 고집입니다. 바꾸고 싶어도 돈 문제를 떠나 처음 애마 alite500을 구입하며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며 맹세했던 기억이 자꾸 떠오르네요. 애마에게 미안한 점은 처음 구입한 mtb타이어가 아닌 세미슬릭으로 이번 속초에 갔다는 점이죠. 바로 외도인 셈이죠. 전 해지기 전까지 당고개 밑에서 군부대까지 인도로만 연습합니다. 안전 100퍼센트 보장. 시간되시면 나오세요. 요즘 연습구간 가운데 아래 계곡에 오리탕집 생겼습니다. 잔차와 인생얘기라도...

즐거운하루님! 항상 저에 대한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산에 함께 가고 마음뿐인데...

니콜라님도 연습하셨겠지만 저도 무진장(?)했는데 함께 했던 분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어느 게거품번게에 나가셔도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인천팀의 듀엣 유니폼과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가벼운 페달링 정말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섭습니다. 더욱이 동산님의 흰 운동화에 짓눌리는 평페달에서 나오는 거침없는 롤링 정말 입이 벌어집니다. 호안님의 우람한 근육에서 나오는 트라이얼 정말 멋지십니다. 물론 지구력은 기본이고요. 따지고 보면 허접한 저와 최악의 컨디션 니콜라님만 인간승리한 것이라 생각이듭니다.

근데 말입니다. 누가 미시령 먼저 올라갔죠?

발꾸락님과 호안행복님 정말 막상막하입니다. 발꾸락 친구분은 담배끊고 식사 좀 하셨으면 함께 막상막하입니다. 동산님이 뽕페달이었다면 동산님께 배팅하는데... 정말 궁금합니다.

레드맨님, 어찌 이런 일이... 전 사실 제헌절 믿었습니다. 다음에 도선사에서 막걸리 사주세요. 파전하고요. 사실 그때 로비성격이 짙었는데...

가온님 감사합니다. 사진감상 항상 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란 입술로 속초 완주 정말 축하드리고요. 웹상으로 인사드립니다. 꾸벅

비전님, 어떤놈님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퀵실버님과 마이콜님은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전 한 번 뇌리에 세기면 돌입니다.

근데 문제는 백키로 이상의 장거리에서 앞 기어를 2단에 놓고 타라고 하시는데 대부분 27단 기어인 분과 함께 타보면 꼭 제가 늦더라구요. 물론 앞기어 2단에 뒷기어 가장 큰기어 또는 다음기어로 같은 위치에 놓았는데 말이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혹 아시는 분 답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동산 ::: 번장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항상 부지런하시고 밝은 모습 무척 보기 좋았습니다. 번장님반 아이들 행복하겠습니다. 그리고 번장님을 비롯하여 함께했던 니콜라님, 행복님, 발꾸락님 그리고 발꾸락님의 친구분, 마이콜님과 퀵실버님 좋은 분들과 좋은 기억 즐거운 추억 함께 나눌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다시 같이 라이딩할 수 있기를 고대해 봅니다.

micoll ::: 사진 추가로 또 오리셨네요 잘 봤습니다.

발꾸락님, 동산님 같이 라이딩 하자구요? 싫어요ㅎㅎㅎㅎ무슨 힘들이 그리 좋으세요 퀵실버님과 뒤따라가면서 엄청 놀랬어요 "허걱 엄청난 고수들이다."

kwakids님 21단이라고 해서 평지에서 27단과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왜냐면 뒷기어에 작은 기어는 같구요 큰것에 장수를 더 늘려 놓은 것이 27단 입니다. 속도가 딸린다는건 페달링 속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평소에 고속 회전 연습을 해주신다면 문제 없습니다.

micoll ::: 근데 찍사가 워낙에 허접이고 차를 타고 가면서 찍다보니 많이 흔들렸네요 짤리기도 많이 짤리고.........

행여 기회가 있어서 디카가 익숙해지면 더 잘찍을 수 있을겁니다.

kwakids ::: micoll님 그렇담 제가 고속회전으로 연습을 바꾸겠습니다. 사실 지금도 엄청 빨리 돌리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초보티 팍 나는 군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근데 언제부터 연습하지...

마이콜님! 정말 저와 함께 했던 분들 잘타는 거죠? 제가 못타는 것이 아니고요. 히히. 속도감있게 촬영하는 것을 <펜닝>이라고하는데 또다시 감사합니다. 마치 프로찍사가 초보라이더를 프로라이더처럼 찍어주셨더군요. 아주 기분 좋습니다.

micoll ::: 아하!!!!!!!! 그게 페닝이란 거군요 차타고 가면서 찍다보니 자연스럽게 되더군요. 사진에 조금은 자질이 있어보이지 않나요?(아이구 주접 창피하게시리)

제가 그랬잖아요 아마도 같이 가실분들 틀림없이 고수이실거라구요

행복 ::: kwakids 님...저 트라이얼 못하는데요...자꾸 트라이얼 하신다고..-.-;; 하지만 아차산은 안내해 드릴수 있습니다. ^^ 일요일 아침에 아차산 번개 있던데 같이 가실랍니까?? ^^

kwakids ::: 트라이얼이란 "kwakids가 자전거로 흉내 못내는 모든 행위에 관한 시도를 지칭한다" 뭐 이런거죠.

참고로 전 일욜에 교회갑니다. 만약 시간을 1시 쯤에 정해주시면 일단 참여합니다. 금주빼고

동산 ::: 후기썼다 다 날렸습니다. kwakids님의 후기만 못해 다시 쓰기 싫어집니다. 다만 아침에 쨈바른 식빵의 감동과 같은 유니폼이라며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신 마이콜님과 퀵실버님의 넉넉한 마음 감사드립니다. 언제 같이 라이딩하며 한 수 지도 바랍니다.

tamraboy ::: 아..니콜라님하고 행복님 같이 다녀오셨군요..속초라이딩...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럽군요

지방간 ::: 으잉...오 미시령을 점령하셧군요 장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와우.. 아니 당고개? 오옷 저도 연습코스로 한번 사용해봤는데요(새벽 3시에) 오르다가 2번 내렸다는;;;;(힘들어죽겠...) 아 저도 당고개 자주가봐야겠습니다.

micoll ::: 동산님 부산투어 준비는 잘되어 가시나요?

동산 ::: 마이콜님.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 하이킹으로 여행자 보험을 알아보니 타산이 맞지 않다며 모든 보험사들이 거절하네요. 혹 방법 있으시면..... 또 부산서 서울 오는 것이 좋은지 아님 서울서 부산가는 것이 좋은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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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가리-

(2002.7.1.월)













































































아침가리 입구에서

차를 구입하고 가족과 함께 떠나는 두 번째 여행이다. 인터넷에서 최고의 오지로 일컫는 인제 밑에 방태산 휴양림 부근의 방동에서 조경에 이르는 아침가리 코스를 온 가족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설레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오지로의 첫 번째 여행을 기다리며 아침을 맞이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주일예배를 마치고 2시쯤 집을 나섰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5시간 이상을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도착한다는 것을 그때가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집에서 참 멀리 나왔다. 옥천과 홍천 그리고 화양강가는 길에서 공사와 더불어 비도 내려 몹시 지체되었다. 잠시 화양강 휴게소에 들러 화양강을 바라보았다.

철정에서 우회전하여 내면으로 거쳐 방동으로 향하고 있다.

방태산 휴양림에 들렀으나 예상대로 빈 방이 없어 근처의 황토민박집을 정했다. 욕실이 딸린 원룸인데 비교적 깨끗하고 좋았다. 월드컵 4강 터키와 브라질의 경기가 있었다. 민박집 주인 할머니와 함께 촬영을 하고 손자녀석은 지금 일학년이란다. 부모는 이혼하여 할머니가 대신 기르고 있고 아버지는 시내 돈벌러 나가고 며칠마다 한 번 들린다고 한다. 달리기를 정말 잘했고 아마 학교 대표를 해도 될 정도였다. 참 힘든 가정환경이다. 이 산골에서... 아이는 그래도 동심이 얼굴에 나타나있었다. 지금처럼 구김살 없이 튼튼하고 발랄하게 자라주었으면... 다음날 아침 날이 밝아오자 여자는 화장을 시작했다. 이런 곳에까지 와서도 화장을 해야하는 여자의 일생이라니...

방 뒷문에는 마루가 있어 멀리 개울건너 옥수수밭과 산이 보였다.

상쾌한 아침. 카레와 라면으로 준비했다.

정말 재미있는 장면이다. 아침에 일어나 앞 길에 나가보니 민박집 간판 앞에 자전거 두 대를 이용 아들 두명과 함께 하이킹하는 아버지를 보았다. 유아는 아버지 자전거 뒤에 얹고 큰 녀석은 자기 자전거 타고 가고. 정말 정겨운 장면이다. 주인에게 인사하고 짐을 챙겨 아침가리로 향했다. 전날 저녁 방태산 휴양림 관리인이 내 차로는 아침가리를 가지 말라고 권유했다. 차가 망가진다나..... 그래도 일단 출발해 보기로 했다. 그 멀리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에는 너무도 서운했기에....

방동약수를 지나 산 정상에 다달았다. 기념 촬영을 하고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고 있다. 처와 한비는 비포장길을 얼마나 달렸다고 속이 울렁거린다며 난리치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산을 내려오니 조경동이란다. 바로 아침가리 입구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입구에 들어가기전 기념 촬영을 하고보니 작품이 되었다. 드디어 돌맹이가 제법 큰 오프로드가 시작되었다.

돌멩이 때문에 차체가 몹시 흔들렸고 처와 한비는 울상이 되었다. 겨우 통과하자 이번에는 나뭇가지들이 차를 가로 막기 시작한다. 차 흠집의 주 요인이다. 할 수 없이 나뭇가지를 옆으로하여 전진했다.

험한길 헤쳐나오니 평탄한 오프로드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거의 폐가와 같은 집에서 한 중년 아저씨가 배추잎을 끓이고 있었다. 물어보니 조경 분교가 걸어서 5분이란다. 그래서 차를 이곳에 두고 우리는 걸었다. 멀리 약초 케는 아낙들이 보인다.

처는 거의 울상이 되었다. 이런길을 걷기가 싫었나보다. 추대분교를 지나 계곡을 향해 좀더 걸었다.

정말 멋진 길이다. 자 보라. 자연의 도로를...

물 수심을 낮았지만 매우 맑았다. 다리를 건너 전진하면 구룡덕봉인데 예서 멈추어야 한다니 아쉬웠다.

안내판에는 이 곳에 열목어가 산단다. 수심이 이미터는 되어보였고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수영이나 했으면...

우리보다 앞서 벌써 몇몇이 들어왔다. 걸어서 돌아가는길에 조경분교앞에서 기념촬영.

여행후기

집으로 돌아와 짐정리하고 아침가리를 다시 책에서 찾아보았다. 그러나 못보고 그냥 온 곳이 많았다. 식구만 아니었다면.... 그리고 시간이 좀더 있었다면..... 자동차로 여행만 하면 그 의미는 별로 없는 듯 하다. 사람이 자신의 힘 즉 도보 또는 자전거를 이용해 땀을 흘려야 여행의 참 맛이 있는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한 이번 여행은 가족들에게 정말 생 고생만시킨 것 같다. 아마도 다시는 이런 여행 못할 것 같다. 특히 처에게는 큰 무리가 되었다. 지금 아파서 소파에 누워있다. 여름 방학때는 차에 자전거를 준비해 나혼자 떠날 작정이다. 못 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다. 집으로 돌아와 지하 주차장에서 차의 먼지를 제거하면서 웬지 차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젠 조금 차를 아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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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터(추대분교)에서 아침가리가기-조경동계곡-

2002 4WD 2006. 4. 21. 12:55

갈터(추대분교)에서 아침가리가기

-조경동계곡-

(2002.7.13.토)























































조경동계곡에서

이 주전 가족과 함께 아침가리를 찾았지만 너무나 아쉬움이 많아 홀로 다시 찾기로 결심했다. 이번 코스는 갈터에서 시작되어 아침가리 에이르는조경동계곡이다. 특별한 점은 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다리를 이용한 오프로드 완주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일에 대한 경험은 전날부터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게했다. 처남에게 동행을 제의 했으나 군인이라 또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나의 부탁은 그에게 벌이나 마찬가지였다. 새벽 한 시에 잠이들어 5시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인터넷 일기예보는 인제 지역이 흐리다고 나타났으나 처는 갑작스런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올 것이라며 나의 출항을 만류하였다. 그러기에는 이미...... 차는 세벽 안개를 가르고 있었다.

용머리 휴게소 도착. 정말이지 먹고 싶은 것이 없는 곳이 휴게소인가 보다. 결국 매장 한 번 둘러보고 홍천으로 향했다.

화양강 휴게소를 지나 철전으로 들어섰다. 내촌으로 향하는 길목에 화양강을 따라 오프로드가 있어 일단 들러보기로 했다. 비는 내렸지만 농심은 밭에 있었다. 언제나 자연에 정직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차창밖으로 마주친 그들과의 눈을 돌리며 미안한 마음으로 차를 돌렸다. 마을을 나오는 데 채소밭에 서있는 가지만 남은 고사목을 발견했다. 이런 계절이면 한 두 잎이라도 있으련만 인간의 욕심 때문인 듯 가슴한 구석이 허전했다.

드디어 가파른 고개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아직 차에 익숙치가 않아 경사길에서 속도를 떨어뜨렸지만 이번에는 속도로 잘 이어갔다.

내촌에서 처음 만난 중국집이다. 시골 중국집의 특징은 한식과 중식을 함께 한다는 점과 내가 좋아하는 볶음밥의 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방송국에 방영되었다는 점을 간판에 부각시키놓았다. 역시 볶음밥은 예상대로였고 먹다가 반을 남겼다. 이 남은 것을 포장해 줄 것을 부탁하지 기꺼이 해주었다.

마침내 방동교를 지나 진동계곡쪽으로 좌회전하여 갈천 쉼터(추대분교)에 도착했다. 주민에게 길을 물어보니 이 곳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아침가리로 가는 조경동계곡이란다. 책과 인터넷에서만 보던 바로 그 계곡이었다. 하이킹을 위해 자전거까지 준비했지만 비때문에 하이킹은 포기하고 일단 계곡을 완주하기로 결정.

갈천 쉼터 맞은 편 길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면 아침가리 하류이고 이 지점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고 보니 어느 길로 가야할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조경동계곡은 보통 사람들의 통념을 깨야 오를 수 있는 계곡이다. 나는 이때까지 그 통념을 갖고있었던 것이다. 산쪽에 홀로 서있는 폐가를 영상에 담았다.

숲이 무성한 이 곳을 헤집고 나오기도 하며 물가를 건너 계곡을 따라 무작정 가보았다. 아니 이 곳에 웬 텐트란 말인가? 한 할아버지가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가라며 권유한다. 빗 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길이 험해 길 정보 좀 얻을 양으로 쾌히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이 곳에서 한 달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당신도 좀 더 상류 계곡에 텐트를 치려고 했지만 이정표가 없어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비도오니 여기에서 하루 묵고 가라고했다. 내 생각에 이 분은 갈 곳이 없는 분인 듯 생각되었다. 그래도 사람이 그리워 손님인냥 극진히 대접해 주시는 이 분께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여러 사람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그들에게 길 정보를 물었더니 내려오는 데만 5-6시간이 걸렸다며 나에게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일행을 보니 어린 학생과 여자도 있는 것을 보고 안심하고 나는 올라갈 것을 결심했다. 할아버지께 내가 가져온 떡을 주고오려고 했으나 그만 잊어 버리고 그냥 올라왔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맑은 물이 넓게 흐르고 있었다. 물안개가 계곡마다 자욱하여 더욱 낭만적이었다. 이런 계곡을 수 없이 건넜다.

동영상보기

두 시간여 남짓 쉬지 않고 올라왔다. 온 몸은 이미 젖은지 오래다. 전혀 몸은 피곤하지 않았다. 매일 야깅한 그 진가가 오늘에서야 발휘되는 듯....

정말 험한 계곡도 있었다. 거센 물살을 가르며 올라가기도 했지만 깊은 물가로 바위를 타며 간신히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물속에 몸이 두 번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카메라는 잘 작동이 되었다.

내 몸을 미끄러지게한 주범은 신발이었다. 무룹에 부상까지... 문제는 밑창. 이 것이 다 달아서 겨울에도 스키신발이었고 이번에는 바위를 많이 탔지만 그때마다 참 힘들었다. 사실 이 신발은 나의 분신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기도 다음으로 운동을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 신발과 함께 여행을 함께하고 싶은 것이다. 신발이 미끄러워 원망도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함께 할 작정이다.

바위단풍과 청개구리이다. 바위단풍은 자연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깨끗하고 깊은 숲속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이 곳에는 군락을 이루며 도처에서 발견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끝까지 카메라에 이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 이 곳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목 가까이에 걸었다. 카메라야 정말 고맙다. 그래도 물에 잠기지 않고 잘 견디어 주어 다행이다.

오전 10시부터 계곡을 오르기 시작하여 시계를 보니 1시가 다 되었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난 것이다. 올라오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얼마나 더 가야할지 막막했다. 사실 인적없는 이 깊은 계곡에서 이러다 내 다리라도.... 깊은 물에 빠진다면... 수영은 자신이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의 일은..... 겁도 났다. 그래서 식욕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서 나가야 한다는 강한 도전 정신으로..... 그러나 배는 고팠다. 오전에 중국집에서 남긴 볶음밥을 꺼내어 먹었다. 역시 집을 떠나 야외에서의.... 더구나 인적없는 깊은 산중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홀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가져온 떡 한 조각도.....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 소리!

이 내음!

그리고 나!

한 시간 정도 올라가니 아니, 이게 웬 일.... 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쁜 마음으로 올라가니 인간이 만든 시멘트 둑과 함께 다리가 보였다. 반가운 가운데 한 편으로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없는 인간 문명에 대한 회의감이 교차되었다. 드디어 최종 목표지인 조경동(아침가리)이다.

다리에 도착하고 보니 비가 내린 흔적은 없었고 지난 번 가족과 함께 왔을 때 공사장 옆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던 곳이었다. 그런데 방동약수에서 이곳까지 벌써 60%가 포장이 되어있었다. 그때는 모두 비포장길이었는데 말이다. 마음이 무거웠다. 새롭게 조경동교가 세워지고 승용차도 들어오고 이젠 내가 올라온 진동계곡도 그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간직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조경동이, 아침가리가, 진동계곡이 오지로 남아있을지 정말 모르겠다. 마음이 답답했다.

그래도 아직은 아침가리에서 조경분교로 들어가는 입구는 비포장길로 남아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마음을 이것으로 위로하며 방동약수를 향해 산을 올라야 했다.

한 시간 남짓 걸어서 올랐다. 다리는 여전히 건제했다. 헨드폰 통화 전파가 가득차 있었다. 참 별일이다. 019는 오지에서 거의 전파가 약한데 말이다. 기념으로 처에게 전화했다. 아! 여기는 정상! 나 잘있다! 오우버.

조경동을 벗어나는 순간 길 입구에는 포장도로 공사로 인해 차량 통행제한을 알리고 있는 문구를 보며 허탈한 마음을 안고 산을 내려와야만 했다.

방동약수 입구에는 나무가 한 그루있는데 인상적이다. 약수를 막 내려오는 데 민박집 한 아저씨를 보았더니 지난 번 우리 가족과 함께 왔을 때 아침가리 입구에 있는 외딴 민가에서 만났던 분이었다. 내가 건넌 조경동계곡을 말하니 젊은 사람이라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내가 4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계곡에서 놀다왔냐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란다. 나는 속으로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외진 곳에서 두 번이나 만난 인연으로 아뭍은 반가웠다. (집에와서 책을 보내 내가 완주한 코스는 5시간으로 나와있었다. 결국 아저씨는 허풍..)산을 내려와 좌회전하면 지난 번 우리 가족이 묵었던 민박집(방태산 휴양림)이 나오고 우회전은 갈천(진동계곡)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도로를 걸어야 했다. 진동계곡을 따라 갈천으로 향해 가고 있다. 3킬로 미터를 걸었다. 손을 들어 무임승차를 하려고했지만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갈천 입구에는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도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러 찾아들 것 이다.

갈천에 있는 폐교된 추대분교. 정문간판에는 자연환경연구소라고 적혀져있지만 들어서니 을시년스러웠다. 동네 꼬마들 몇 명만이 이 곳을 지키고 있다. 이야기들 들어보니 그들이 스쿨버스를 이용해 읍내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드디어 완주했다. 7시간 동안 강행군을 끝마쳤다. 장하다 이승훈. 역시 난 해냈다.

여행후기

여행은 참 좋은 것이다. 특히 혼자만의 여행은 말이다.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 너무 힘들고 의미도 없는 것 같아서.... 전국 오프로드 코스를 둘러보던 중 많은 곳을 문자와 사진으로나마 알게되었다. 처음에는 사륜구동 자동차로 여행만 계획했으나 내 땀이 묻지 않은 여행은 의미를 나에게 전달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쇼버가 있는 산악자전거까지 구입했다. 차에 싣고 다니면서 험한 길은 차도 아낄겸 그리고 내 인내도 시험해 볼겸 여러모로 경제적 신체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 같아서 말이다.

이 번 여행은 지난번 아침가리를 이어 오프로드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갈터(추대분교)에서 시작하여 아침가리(조경분교)로 이어지는 조경동계곡을 탐험했다. 하이킹을 못해 아쉬움을 있었지만 백트래킹으로 이 곳을 홀홀 단신으로 정복했다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맛보았다. 자연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이 느껴진다. 인간의 오만함으로 인해 자연이 하나씩 파괴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바벨론 탑을 쌓는 과오를 인간은 아직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마음이 무척아팠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포장되어지는 길을 보며 이 오지도 몇 년 안에 그 못습을 잃을 것을 상상해 보니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다. 계곡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으며 자연에 대한 경외의 마음으로 밥풀 하나 떨구지 않고 조용히 그 곳을 나왔다. 계곡 주변에는 벌써부터 이곳 저곳에서 계곡이 파헤쳐져 있다. 공사가 한창이다. 다리공사 포창공사 등 말이다. 이번 여름이 가고나면 방동약수에서 아침가리(조경분교)까지 길이 포장이 될 것 같다.

다음 일정

다음 여행은 하이킹 코스로 조경분교에서 구룡덕봉을 거쳐 광원리(살둔교)까지 트래킹으로 5시간 거리이다. 그러나 하이킹으로 하면 시간의 절반을 절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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