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1차 실패

2003 Tour 2006. 4. 23. 07:48

10.31. 토

들어가며

그 동안 여러 투어후기를 써 보았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무겁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순간의 선택이 내 가족의 삶을 바꿀 수 있었기에 가장으로서 그 책임을 망각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이 앞섰기 때문이리라 생각해 본다. 그래도 굳이 써 내려가는 것은 잔차쟁이의 한 발자취를 세상에 남기려함이다.

-발단

10월 마지막 주 초 어느 날. 직장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순간 문자 메시지가 보인다. 다름 아닌 지난 봄부터 초여름까지 함께 지방을 순회(?)하며 라이딩을 즐겼던 램프키스님이 군대갔다 네 달만에 휴가를 나왔단다. 반가운 마음에 그 날 당장 명동역 잘 아는 고기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잔차쟁이는 잔차 얘기가 화두. 그러던 중 우연히 가리왕산 얘기를 꺼냈더니 선 듯 돌아오는 토요일에 그 곳을 가잔다. 비록 내가 꺼낸 것이지만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이주동안 잔차 연습도 거의 없었거니와 왠지 잔차 계절이 아닌 느낌까지 들어 동면으로 들어가고픈 생각이 요즘 내 심정인 것을 님은 알리 없었을 것이다. 지리를 정확히 안다는 님의 말에 용기를 얻어 잠시 망설임 끝에 그 제의를 수락하고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여러 날이 지나가지만 잔차는 계속 현관 밖 계단 난간에 먼지만 머금고 묶여있었다.

-전개

10월의 마지막 31일 금요일 D_DAY날이 밝았다. 직장 동료는 오색 단풍으로 물든 남산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가수 이용의 노래 가사로 흥얼거리지만 난 조용히 나만의 가을을 준비했다. 일단 님으로부터 받은 5M 가리왕산 파일을 나눠 찍기 원본 크기로 인쇄했더니 A4 25장. 붙여 보니 입이 벌어진다. 다시 축소 9장, 4장 크기. 모두 세 종류로 편집하여 준비하고 편의점에 들러 비상식량까지 생각하며 이것저것 마구 가방에 넣는다. 갑자기 한심한 생각이 든다. 몸 만드는 노력도 안 해 놓고 이 많은 것 사서 어떻게 짊어지고 그 긴 언덕을 오를지...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내 행동을 수상히 여긴다. 사실을 고하니 왜 미리 얘기하지 이제야... 그래 난 대답한다. 여러 날 구박보다 짧은 순간 그 것이 좋다고. 난 항상 이런 식이다. 아내가 저녁 특별 예배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오후 11시에 동작대교 남단 국립묘지 맞은 편에서 님과 조인한다. 하남시를 향해 출발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분당으로. 첫 단추부터 예사롭지 못하다. 바로 앞으로의 일을 암시하는 복선인 것도 모르고 마음은 벌써 가리왕산 능선을 헤매고 있다. 이러다 더 멀어지겠다 싶어 님의 말대로 양재IC로 진입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나 홀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좋다. 지난해는 이 짓 여러 번 했는데... 아무튼 떠나니 좋다. 한 휴게소에서 우동과 소고기국으로 새벽 허기를 달래고 장평IC로 거침없이 내닫는다. 남쪽으로 내려와 하얀미 삼거리에서 좌회전 가리왕산쪽으로 계속 직진. 로드가 끝나고 임도가 시작될 즘 신미식당이라는 간판과 함께 오르막길에 차단기가 길을 막고 있다. 그때 시각 4시쯤. 굳게 채워진 열쇄를 원망하며 밤하늘을 바라보니 장관이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 떠오른다.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목동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었을 그런 별들의 축제. 그러나 현실은 싸늘한 바람으로 우릴 일깨우고 결국 차에서 수면을 청하기로 했다. 1시간 잠을 자고 새벽 5시부터 라이딩 계획으로 눈을 감았다. 깊이 잠든 사이 문득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임도 관리 직원들이 자신들의 차를 막았다며 빨리 빼라고 눈을 부라린다. 좋게 말해도 될 것을... 차를 옮겨 시계를 보니 7시가 좀 넘어선다. 잔차 빼서 세팅하고 서둘러 업힐한다. 내 엔진이 잘 견뎌주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자신감이 생기질 않는다. 자~ 가자 마항치로.

마항치까지의 거리는 17KM란다. 비단길이다. 저지는 롱, 숏 모두를 준비했지만 비장한 마음에 땀흘릴 결심하고 숏을 택한다. 출발부터 추위 때문에 걱정이었지만 그래도 언덕이라고 체온이 올라간다. 그런데 생각보다 업힐이 너무 낮다.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평지. 지난 여름 가족들과 함께 정선 함바위골 잔차 라이딩하며 쌍심지 켜고 날 노려보던 두 여인들 생각이 난다. 이런 길이라면 참 좋아할 텐데... 첨부터 넘 어려운 코스를 가족에게 안내 한 그 때 이후 임도를 모두들 싫어한다. 아쉬운 마음 뒤로하고 전진해 보지만 같은 길 반복된다. 난 연애 시절 빼고 단풍길이 좋다는 느낌은 받은 적은 사실 없다. 그런데 오프로드를 안 다음부터는 다르다. 주-륜-간-산으로 스쳐 지나는 자연의 느낌이 좋은 것이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오르는 사이 뒤를 돌아보아도 인기척이 없다. 이상하다. 님은 예전에도 그러했듯 뭔가 생각하며 라이딩하는 분이다. 잔차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자연의 하나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듯 무언가 골몰하며 오르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오늘 너무 늦다. 주행 중 내내 예전 기력이 되살아나지 못하리라고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다. 거의 네 달을 잔차를 못타고 휴가 나와 겨우 처음 탔는데... 군대는 역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10KM 지나 처음 만나는 삼거리. 우회전하여 솔내음 물씬 풍기는 솔잎 길을 즈려밟고 미끄러지듯 수백 미터를 빠져나왔다.

음지 곳곳에 작은 빙판이 만들어졌다. 아마도 밤이면 영하의 온도. 그래. 난 짧은 저지였기에 해지기 전까지 빠져나와야 한다는 일종의 위협을 받은 것이다. 잠시 언덕이 시작되고 옆으로 좁은 싱글코스가 있지만 차단기가 내려져 있고 큰 임도를 따라 내리 달리니 마항치에 도착한다. 첫 눈에 들어온 것이 넓은 평지 가장자리에 자리한 물탱크와 그 위의 임시 대피소. 그리고 맞은 편 가리왕산 안내도. 바로 저 안내도 앞에서 많은 라이더들이 찍었던 곳. 처음 사진으로 볼 때는 입구 매표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와서보니 임도 17KM 지나 산 정상에 있는 안내도. 전혀 뜻밖의 일이다. 그 둘레로 서바이버 게임장처럼 여러 갈랫길이 나 있고 우린 왼쪽 길을 택했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시가 넘었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길을 나선다.

님은 말한다. 앞으로 계속 다운힐이라고. 이렇게 좋을 수가. 지금 17KM 주행도 편했는데 앞으로는 더 편한 다운힐이라... 좋다. 가자. 임도 왼쪽으로 수십 KM 철망이 만들어져있다. 인공물이라 시야를 거슬렸지만 안전이라 생각하고 지나간다. 계속 이어지는 다운힐과 평지. 정말 지루할 정도로 반복된다. 그런데 방심이 화를 자초할 줄이야. 님과 15미터 간격 유지하며 다운힐 하다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손바닥 크기 돌에 앞바퀴가 닿아 왼쪽으로 기울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핸들은 왼쪽, 몸은 앞 땅을 향해 처박히려한다. 순간 정신이 몽롱하고 자포자기 상태에 돌입한다. 드디어 몸은 공중 부양하는데 마음은 한결 가볍다. 지면에 몸이 닿는 순간 극심한 충격과 정신력과의 싸움이 짧은 시간에 지나가고 사건 종료. 몸 추수리며 일어나니 핸들 돌아가 있어 공구 열어 제 위치로 세팅하고 무릎 보니 발 보호대와 허벅지 사이 틈에 피가 흐른다. 이런 된장. 휴지도 없는데... 대충 닦고 있으려니 먼저 내려간 님이 올라온다. 사태 수습하고 다시 다운힐. 목과 어깨 주변에 충격으로 인한 약간의 결림 그리고 찰과상 주위의 후끈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페달링하니 잊혀진다.

낙석이 워낙 크기에 여러 컷 사진에 담고 장구목임도 지나는데 낙엽이 허리 높이까지 임도에 쌓여있다. 자연 침대 삼아 눕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기분 좋다.

잠시 유희를 만끽하고 도착한 곧 광산골 삼거리. 지금부터는 2KM 돌밭이란다.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서 다운힐 하란다. 주의사항 듣고 뒤에서 출발한다. 야~ 정말 좋다. 아마 싱크님이나 KBJ님 왕이야님이 이 길 보면 신나게 내려갔을 길이다. mtbb님이야 우습게 생각했을 테고. 그리고 지금까지 지나온 길이라면 당고개 식구 모두들 쾌재를 부르며 라이딩했을 것이다. 경사 심하고 올망졸망한 돌들이 이어져 있다. 간혹 수박크기도 있지만 아무튼 조심하며 부드럽게 내려간다. 근데 앞서간 님이 낙마. 다행이 찰과상 하나 없다. 역시 고수는 넘어지는 것부터 다르다. 그 옆은 3-4미터 낭떠러지. 잠시 내려 확인하고 함께 내려간다. 좁고 큰 돌 무더기 사이로 내려가려는데 핸들이 이상하다. 돌을 넘을 때마다 핸들이 한쪽으로 기우뚱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안전한 자세였지만 내 뜻과 다른 반응이 핸들에서 내 몸으로 전달된다. 결국 내려 확인하니 포크사이 연결 아치(?) 한쪽이 완전 절단 났다. 이후부터 불안해서 돌밭을 탈 수가 없었다.

다행이 거의 내려와 200미터 정도 끌다 다시 임도 다운힐 이내 가리왕산 입구 지나 로드 이어진다. 청솔 슈퍼에 들러 라면을 주문하고 식사를 한다. 시간은 3시 30분. 다시 올 날을 생각하며 지나온 길들에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도시였으면 학원에 있을 아이들이 5미터 높이의 담장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다가가 말을 건네니 초등 2학년이란다.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며칠 동안 이렇게 놀았다며 상관없다는 눈치다. 어떤 사내아이는 할머니랑 옥수수 알갱이를 떼어내고 있다. 전원적 삶 속에 도심에 찌는 아이들과 서로 오버랩되며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온다. 여러 생각할 겨를이 없다. 벌써 2시가 넘어 3시에 가까워진다. 라면 세 개 주문하고 김밥과 함께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벽탄초등학교 맞은편 다리를 택해 오른다.

-절정

지금부터 본격적인 업힐이고 우리가 내려온 거리만큼은 오르막이란다. 땀내 나는 시작이다. 그런데 너무 먹었는지 위가 부담된다. 라이딩에는 반드시 조금씩 여러 번 먹어야 할 것 같다. 계속 입에서 가스가 나온다. 배가 불러 페달링이 힘들다. 작은 농가를 지나 계속 업힐을 선택해 이동한다. 가끔 스탠딩으로 오르려 시도 해 보지만 부러진 아치가 타어어에 닿아 마찰음이 난다. 코너링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결국 포크의 기울어짐 없이 그리고 무리한 힘을 주지 않고 앉아서 페달링하며 업힐을 해야했다. 마을이 사라지고 제법 심한 업힐을 할 즈음 양갈레 길이 나온다. 왼쪽은 xx농원이라 오른쪽을 택해 잠시 기다려 보았더니 님이 좌회전하란다. 이 곳에 한 컷 남겨야하는데... 제일 빡센 업힐을 시작한다. 그래봐야 학림사 초입경사와 같다. 3단으로 오르려했지만 스탠딩이 불능이라 1단으로 무리함 없이 오른다. 님은 지그제그로 힘들게 오른다. 머저 올라 잠시 쉬라고 얘기를 붙이지만 그냥 계속 라이딩 하시겠단다. 비록 사부의 몸은 예전만 못하나 그 투혼은 여전하여 힘찬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 해지기 전까지 마항치에 도착하기란 힘들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어두워도 왔던 코스이기에 마항치에서 17km 출발점은 갈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순환코스로 들어서면 그만일 것을 애써 정선으로 내려가 용탄리삼거리-송전탑-능편삼거리-청옥산 경유 -벽파령-정상-마항치로 이르는 제법 긴 코스를 택했다. 그래도 경사가 생각보다 완만하여 쉼 없이 계속 오르고 또 오른다. 능평삼거리 전 송전탑에 다다를 즈음 산림 관리원들의 목재 채취가 한창이다. 포크레인 작업으로 길이 막혀있어 잠시 기다리는데 님이 서행하며 다가온다. 파이팅을 외치며 갈길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님이 하차하여 잔차를 살펴본다. 곧 끝나겠지 생각으로 서행하지만 님은 올 줄 모르고 다시 돌아가 확인하니 나뭇가지가 뒷 드레일러사이로 들어가 그만 드레일러를 휘게 한 것이다. 분리하여 핀 후 다시 30분 소요하며 조립하려했지만 불능상태. 결국 평지에서나 업힐은 끌어야하는 상황 발생. 갈길이 구만린데... 다행이 앞으로 다운힐이 많다며 끌고 타고 하겠단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기시작하는 6시 30분이 넘는다. 하체는 한기를 느끼고 상처부위의 열기가 더욱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감독관에게 지리적 정보를 얻어 출발하려는데 사람들이 만류하며 벽파령 입구로 가는 트럭이 있다며 타고 가란다. 고마운 분들. 아마도 1시간 이상은 단축될 것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트럭에 잔차를 올리고 임도를 달린다. 가는길에 송전탑과 능평삼거리를 직통하는 지름길을 확인하고 트럭이 우회며 기사님은 우리들에게 마을까지 이 트럭이 내려가니 함께 가잔다. 밤이 되면 날씨 추워지고 길 잃을 가능성이 자신도 이 지역 토박이지만 크기에 조난의 위험성을 계속 경고한다. 트럭에서 내릴 시간이 다가올 즈음 난 빨리 판단해야했다. 트럭이 내려가면 다신 돌아올 수 없기에.

1. 남은 거리 : 벽파령입구에서 마항치 25km(?), 마항치에서 주차장 17km 합 42km

2. 기온 :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지만 밤이 깊어지면 아마도 영하의 기온

3. 시간 : 6시 50분이 자나고 있다. 벌써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깔린다. 아마도 30분 후면 어두워 질 것이다.

거의 강촌 첼린저 코스를(아마 이보다는 업힐이 심하지 않겠지만)야간에 끌면서 간다는 것은 정말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온도가 급감하면 정말 치명적이고 길이라도 잃게 되면 말 그대로 조난이다. 트럭에서 잔차를 내리는 순간 님에게 묻는다. 길 정보 확실하냐는 내 질문에 한 점 의심 없이 알고 있다고 답한다. 결국 내 판단을 유보하고 투혼을 불사르기로. 트럭 기사님은 우려의 눈빛으로 우리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젠 끝이다. 오직 오르며 기어서라도 가는 수밖에 없다. 잔차에 오르려니 하체가 말을 듣지 않는다. 휴식이 너무 길었다. 무릎의 통증은 심하고 특히 한기가 크게 느껴져 님에게 긴 바지를 얻어 입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를 악물고.

-결말

벽파령입구 차단기로 향하려는데 님이 핸드폰을 꺼내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켜 보니 안테나가 잡힌다. 별일이네. 119에 일단 문의를 한다는 제의에 나도 수락하고 연락을 해 본다. 결국 조난 신고가 된 것이다. 거의 핸드폰이 이 지역에선 터지지 않는데... 40분 후에 도착이라는 구조원의 말을 믿고 기다려 보지만 한 시간이 넘어도 소식이 없다. 님은 목이 터져라 우리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군가도 부르고 고함도 지른다. 거의 두 시간이 다 되도록 그 절규는 계속되고 난 10 분 남짓 외쳐보았다. 반가운 119대원님을 만나 지만 또 문제가 발생한다. 우린 마항치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기를 바랬으나 차단기 열쇄 문제로 차 진입이 어렵다며 정선 시내까지 데려다 줄 모양이다. 근데 우린 평창 주차장까지 가야한다고 얘기하고 우리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대원들은 우리를 출발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저녁 식사값이라도 대접하려했지만 극구 사양에 내 손이 부끄러웠다.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여러 대원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꾸벅. 꾸벅. 꾸벅.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마음이 그리 편하지 못했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때문이었다. 다행이 큰 일없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아마도 거의 30%의 위험성은 있었지만 일이 잘못됐으면 정말 큰일 당할 번 한 일이다. 상경하여 님을 보라매 공원 앞에 내려주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5시. 다시 녹천교로 기수를 돌려 그 앞에 주차하고 알람 설정 후 잠이 들었다. 6시 30분 알람소리에 눈을 떠보니 지난 주 참석한 분들 모두 모이셨다.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나는 돌아왔다. 늦잠 자고 잔차 샵에 전화했더니 포크를 새것으로 교환 해 주겠단다. 잔차 속도계를 보니 이동거리 60km 찍혀있다. 그리고 조금 있다 전화벨이 울린다. 님은 말한다. 핸드폰 분실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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