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상남가기

2002 4WD 2006. 4. 21. 12:51

신남-상남가기.

(2002.7.29.월)















































매봉재 정상에서 김부리로 가는 길

그 동안 철정에서 451번 국도를 따라 상남을 거쳐 방동으로갔지만 이번에는 철정에서 북쪽으로 44번 국도를 따라 신남 위쪽 부평교에서 시작하여 상남에 이르는 30km 오프로드 코스를 정했다.

화양강휴게소에 들려 잠시 갈 곳의 지리를 탐색하고 신남을 향하고 있다. 산을 깍아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 인제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한 휴게소에 들렸다. 이 곳은 지난 10월에 강릉으로 가는 길에 들러보았는데 다양한 나무조각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었던 무척 이체로운 곳이다. 시간이 없어 일단 지나치기로 했다. 신남에 도착. 그러나 부평교부터가 시작지점인데... 계속 전진해 보자.

부평쉼터에 들려 길을 물어보니 부평교가 이 쉼터 옆에있단다. 신나게 부평교를 건넜다.

부평교를 지나 우회전하여 청학사 가는 입구에 들어서니 흙냄새가 나를 반겼다.

그러나 이게 웬말이냐! 갑둔교에서 정자간 확장공사란다. 진흙먼지 뚫고 가다보니 소치분교가 보인다. 학교 정문 앞, 쇠사슬과 어린 동상만이 이 분교를 지키고 있을 뿐...

청학사를 지나 정자리를 향하고 있다. 마지막에 들린 한 농가, 그래도 내가 손님인양 할머니와 어린 학생이 내다보았다. 아버지는 옆 개울에서 꿀벌 채집을 위한 도구들을 씼고 있었다. 엄마는 어디계시는지... 어저씨께 앞으로의 길을 물으니 가지 말고 돌아나가란다. 도저히 넘지 못할 길이라며... 마당 앞에 꽃밭이 인상적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오지의 두메산골은 순박한 정을 느끼게 한다. 이 곳에서 하루밤 쉬어간다면....

정자교를 지나자 바로 옆 개울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나 알몸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50미터 전진하자 바로 앞 양 갈래길이다. 일단 왼쪽길로 올라 갔더니 길이 없다. 다행이 길 끝에서 사람을 만나 길을 물으니 정자교 지나 바로 오른쪽 비 포장길이 매봉재를 넘어 김부리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김부리를 지나면 바로 상남... 그러나 이 분도 이 차로도 김부리로 가기를 힘들다며 말렸다.

설마하고 지나쳤던 길인데 돌아와서 바로 앞에 섰다. 먼저 걸어서 백미터쯤 올라갔다. 제법 큰 돌들이 있었다. 아마도 앞으로의 길을 알았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는게 약인 법, 흥분된 마음으로 한 숨 들이마시고 시동을 걸었다. 가자! 처에게 약속했는데... 차 흠집 없게 이런 길 가지 않기로... 미안하지만 사나이 가는 길은데...

이 정도 길이야 뭐 편안하게 올라갔다.

그러나 앞으로의 불길한 복선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차에서 내려 길을 살펴보니 골이 깊이 파여 잘 못 갔다간 차 밑창이 모두 긁히게 생겼다. 어떻게 했길래 콩크리트 길이 이렇게 됐지... 일단 차 왼쪽 바퀴를 콩크리트 오른쪽에 올리고 차 오른쪽 바퀴는 진흙길로 해서 전진... 그러나 4H로 콩크리트 위를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 이번에는 4L이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4L, 정말 기대되었다. 드디어 진흙 길에서 콩크리트에 바퀴가 닫는 순간 4L은 마치 거북이가 껑충 바위에 뛰어 넘듯 가볍게 올라서는 것이 아닌가. 그 놈 참 대견하네. 이 기쁨, 이 환희. 험한 돌을 넘고 나니 이 번에는 골만 파인 곳이다. 골을 가운데로하여 양 바퀴로 서행 그러나 차 운전석 면에 기스가 없도록 조심하며 갔다.

그러나 이건 또 뭐야! 이 번에는 진흙 구덩이가 아닌가. 진흙 구덩이를 조심해야 하는데 그래도 4L이 있기에 마음 편하게 4H로 건넜다.

매봉재를 정복하고 증승장구하며 하산하고 있는데 군인들의 길 확장공사가 한 장이다. 정상 뒤편으로 마봉산, 망대봉, 수리봉 등의 산등성이가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내 차에 최악의 상황이 바로 여기에서 발생할 줄이야? 차 밑창이 모두 닽고 말았다. 윽! 처음 경험하는 패배감. 덤프트럭 바퀴가 정말 큰가보다. 이렇게 깊은 골이 바퀴자국과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드디어 김부리에 도착. 언제나 그러하듯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달리는 이러한 아스팔트길은 정말이지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내린다. 어느새 등은 땀으로 얼룩이졌는데... 자연 바람으로 말리며 상남을 향해 달렸다.

여행후기

이 번 코스는 정자리에서 매봉재를 넘어 김부리로 가는 길이 무척 험했다. 아마도 미리 알았다면 포기했을 험준한 길이다. 일단 올라가고 나면 후진이 어려운 길이 대부분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길을 통과해야 한다. 이점이 나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4L, 매봉재 중턱에 있는 깨진 콩크리트 길에서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포장 길에서 사륜구동을 사용하며 느끼는 것인데, 마치 거북이 걸음과 같은 인상을 받았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4H는 슬금슬금 넘는다. 그러나 힘이 부치면 4L라는 터보가 있어 껑충 뛰어 넘고 다시 슬금슬금 험준한 길을 부드럽게 올라간다. 그 동안 오프로드 여러 코스 중에 최악의 코스로 기록될 것 같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지루하지 않은 길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길일 듯...

가는길

신남-부평(부평쉼터)-부평교-도수암(청학사)-갑둔교-소치분교-정자리-정자교-매봉재-김부리-상남

갈터에서 서림가기

2002 4WD 2006. 4. 21. 12:50

갈터에서 서림가기

(2002.7.29.월)

























































진동분교 기린초등학교

갈터에 두 번째이다. 이 곳에서 시작하여 아침가리로 이어지는 조경동계곡은 정말 책에서 소개한 방태산 일대의 백미라 칭송받을 만 했다. 이번 코스는 갈터에서 새나드리를 거쳐 서림을 가는 길이다. 별다는 정보없이 선택했다.

갈터쉼터에서 카메라 건전지사고 새우깡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학창시절 술에 취해 서클실에서 잠자다 여자 후배들이 새우깡을 먹고 싶다기에 바로 옆 매점에서 사왔는데 후배들은 하나의 값으로 두 봉지를 들고 왔다며 선배 정말 많이 취했구나 라고 놀리며 끼득대고 있었다. 이젠 상상의 나래를 접고 서림으로 출발!

갈터에서 시작 하여 10분 정도 달려오니 여유로운 포장길은 끝.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진동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무척 맑았다. 그러나 갈터에서 12km를 올라오다보니 확장공사가 한장이다.

아름다운 지명이다. 아침가리의 신선함에 이어 새나드리라는 지명이 인상깊다.

우회전하여 서림으로 가야하는데 직진하여 점봉산을 향해...

개울을 건너야 들어갈 수 있는 한 농가. 비라도 내려 개울 물이 불어나면 어디로 가야하나.(광각렌즈를 두고 와서 아쉬움)

양 갈래길. 오른 쪽 상부댐은 외부인 출입금지구역. 계속 직진.

내가 원하는 학교를 찾았다. 진동분교 기린초등학교. 학교 기사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부부교사가 이 학교의 교사의 전부라고한다. 서무일까지 교사가 한단다. 그래도 일은 거의 없는 편이라 잡무는 걱정을 말라고한다. 잠시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인터넷과 정수기 시설 그리고 교사를 위한 관사까지 마련되어있다고 하니 정말 우리 부부가 와서 근무하고 싶은 이상적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심없이 이런 아담한 학교에서 적은 수의 아이들과 계울에서 물놀이도 하고 운동장에서 공도차며 가르치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내 꿈은 항상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처는 아직도 모르는 듯.. 처에게 나이들어 훗날 이런 곳에 와서 우리가 근무하자고 하니 나보고 미쳤다고 한다. 학교 전경은 내가 미국, 케나다 초등학교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나타나는 학교 전경모습과 흡사했다.

음미되는 산장이름(설피 산장)과 그 옆 쓰레기 문구(쓰레기를 이 곳에 버리고가면 개새끼다. 진동사람쓰다)가 대조적이다. 설피는 겨울철 눈위에서 신는 신발인데 피나무를 이용해 만든 신이라고 한다. 이 곳은 정말 눈이 많은 지역인듯...

왼쪽 물놀이하기 좋은 곳이 많고, 설피교를 지나고 있다.

열목어가 서식한다는 계곡에 위치한 꽃님이네 집을 들르기 위해 일단 우회전했다.

꽃님이네 집은 산장과 같은 숙발시설인 듯 했다. 다시 점봉산을 향해 직진하니 유채꽃이 만발했다.

점봉산 휴게소(오른쪽사진)에서 물어보니 이 곳이 마지막이란다. 차로 갈 수 있는. 결국 후진하여 왔던 길로 돌아가 서림으로 가기로 했다.

서림 진입로. 본격적인 오프로드를 알리는 듯 길이 울퉁불퉁했다.

작지만 의미있는 폭포가 그 위엄을 과시

길은 조금 험했지만 모두 4H로 가볍게 해결했다.

드디어 서림 도착.

여행후기

험한 길이 아닌 비교적 편안한 코스였다. 갈터에서 서림으로만 향하는 것 보다 점봉산 부근까지 가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주변의 갈터, 꽃님이네 집, 새나드리와 같은 지명에서 풍기 듯 아담하고 작은 개울들이 많아 아이들 물놀이에 적지이다. 서림에서 하산하다 군인들이 막은 길이 한 곳이 있었다. 무엇보다 점봉산으로 가는 길에 나의 미래의 근무지인 기린초등학교를 찾은 것이 큰 보람이다. 누가 뭐래도 난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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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개리에서 오대산가기

2002 4WD 2006. 4. 21. 12:49

명개리에서 오대산가기

(2002.7.29.월)





















































오대산 비로봉을 내려오며

태고의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울창한 숲이 거대한 터널을 이루는 오대산. 강원도의 설악산 다음으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을 자동차로 넘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대산 오프로드는 446번 지방도에 속하고 35km 정도의 잘 닦인 오프로드이다. 다음 날 성산(갈릉)에서 중화요리집에서 볶음 밥을 먹는데 주방장이야기가 자신이 오대산 토박이라며 지방 의회에서 오대산 오프로드길을 포장길로 공사하려고 했지만 오대산 사찰에서 반대하여 오프로드로 지금까지 남게 되었다나...국립공원인 까닭에 순탄한 길을 예상하며 출발했다.

국도 56번을 따라 서림에서 명개로 왔다. 56번 길을 길이 잘 포장되어있어 무척 수월했다. 명개리에서 오대산 매표소도착, 입장료 1300원으로 차와 함께 오대산에 들어오다니 이게 꿈은 아닐런지...

이런 평온한 길이 있다니... 오전의 매봉재 사투에 비하면 말이다. 이 길을 보라. 이 길이 오프로드란 말인가~! 눈을 내리깔고 땅을 보니 거의 포장길에 가깝다.

비로봉(1563m)을 향해 구룡령에 오르다 보니 멋진 곳이 있어 차를 돌려 내려가서 셔터를 눌렀다. 산아래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고도 1300m 비로봉 정상은 평창군을 알리는 이정표와 함께 평지가 이어진다.

정상을 지나고 나면 느긋한 내리막이 계속된다. 아래로는 거대한 숲이 바다를 이루며 넘실거린다. 길은 변함없이 넓고 평탄해서 비포장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거침없이 내닫을 수 있다. 정상에서 7km쯤 내려오면 상원사가 있다. 상원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데는 이곳에 있는 구리종이 큰 몫을 한단다. 국보 36호로 지정된 상원사 구리종은 에밀레종이라고 불리는 경주 봉덕사 구리종과 함께 우리 나라에 두 개밖에 없는 신라 때의 종인 이유로 말이다. 그런 구보로 지정된 종을 아무때나 쳐댈 리 없다는 생각에 보고라도 갈까했으나 상원사는 차로 들어갈 수 없으니 걸어 가야 하고 갈길 바쁜 나에게 매우 힘든 일이었다.

드디어 월정사를 지나 반대편 매표소에 도착. 오대산 35km 오프로드 코스 완주.

오대산 비로봉을 완주하며 매표소를 나오는 순간 길가에 남녀대학생이 손을 들어 도움을 청해 차를 새웠다. 그들은 경북대 간호학과 2학년과 기계공학과 1학년 선후배 사이고 지금은 무전여행중이며 8박 9일의 텐트생활을 마치고 주문진 해수욕장으로 연합서클 모임에 참여차 간다고 했다. 비상금만 남겨놓고 이렇게 차를 얻어 타며 가야한다나... 나는 진부까지 태워주었다. 나의 옛 모습을 모는 듯 하여 저녁 한끼를 대접하고 싶었지만 돈이 모자랐기에... 좀 아쉬웠다. 진부 바로 옆 월정식당에 들려 손칼국수를 주문했다. 아줌마는 밀까루를 손으로 밀어야 한다며 잠시만 기다리란다. 잠시후 방망이 미는 소리와 함께 밀까루 반죽은 엷게 밀리기 시작했다. 정성을 다한 칼국수 맛이다. 갖은 양념에 감자 그리고 푸짐한 양, 내가 먹고 있으려니 아줌마는 밥을 더 드시라며 권한다. 그러나 내 배는 풍만...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해는 지고 밤기운이 어슴프레 드리워졌다. 잘 곳을 정하기위해 이곳 저곳을 헤매이다 45번 국도를 따라 마평의 한 공사장을 골라 차에서 하루밤을 묵었다. 도로 옆이었지만 차안은 방음이 잘 되었고 냇물가로 조금 열린 차 유리창 사이로 물흐르는 소리가 정겨웠다. 너무 피곤한 하루였다. 이른 아침, 수탉울음 소리에 눈을 떠 차창밖을 살피니 호미로 한 농부가 길가의 밭을 일구고 있었다. 주변 촬영 시작...

다.

여행후기

오대산을 가로지르는 오프로드는 큰 산이지만 깎아지른 낭떠러지나 기암절벽 같은 날카로고 강인한 인상은 없고 부드럽고 안온한 느낌을 주는 산이다. 또한 숲이 깊고 나무들이 커서 확트인 풍경을 좀체로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하기에 최적의 코스로 생각된다. 특히 단풍의 가을이나 눈내린 겨울이라면... 오전 험준한 매봉리에 비하면 오후 오대산 코스는 휴양지와 같은 곳이다. 가족들과 함께 못한 아쉬움이... 완주후 만난 대학생들의 무전여행, 그들과 나눈 대화에서 지난 날 학창 서클생활이 내 뇌리를 스쳤다. 그땐 정말 정열 하나만 으로도 세상 끝까지 갈 수 있었고 사랑까지 있다면 사람사는 맛이 느껴질 때였다. 지금 그들은 가진 것 하나 없지만 젊은 그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듯 당차게 느껴진다. 그들과의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하고 들린 음식점은 내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외지인에 대한 따뜻한 정다움을 느끼게 해 주어좋았다. 그러나 저녁 식사후 길이 어두워져 정선 쪽으로 내려가다 조용한 농가에서 하루를 묵기 위해 논길에 난 포장길 따라 들어갔지만 남의 집 마당일 줄이야. 후진해 겨우 힘들 게 (후진 잘 못하면 0.5미터 논뚜렁으로 추락) 나왔더니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농부가 나타나 내차를 기웃거린다. 이러다가 정선까지 가겠다 싶어 터널지나 옥수수밭 위로 올라가 비탈길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데 개 짖는 소리와 함께 비구니가 나와 후레쉬를 비추며 이 곳은 절이라며 나가란다. 잠자고 가겠다니 또 나가란다. 자비도 없지 저 비구니! 차량 통행에 방해도 않되는데... 그래 비탈길에서 불편한 포즈로 잠을 청하는니 내가 간다. 오히려 잘됐다 싶어 200미터를 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공사장이 있어 들어섰다. 절 입구에 비하면 궁전이다. 일단 평지이고 물소리도 들리니.... 그러나 걱정했던 차소음은 의외로 작았다. 새벽 아침 단잠을 깨운 수탉소리도 정겨웠고 냇물소리, 부지런한 농부의 호미가는 소리 그리고 신선한 풀내음 이 모두가 대 자연의 서사시를 노래하는 듯. 최고의 선물을 신에게서 받은 양 기쁜 마음으로 일어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았다. 아침을 해 먹으려고 버너를 준비하고 보니 코펠을 집에 두고왔다.

그래 뭐 아침이냐! 그냥 이 닦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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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신기-구절리가기

2002 4WD 2006. 4. 21. 12:48

송정-신기-구절리가기

(2002.7.30.화)













































발왕산 넘어 구절리로

구절역하면 정선과 폐광 그리고 진폐증 환자가 떠오르는 곳이다. 어쩌면 베스트셀러 <연탄길>에 나오는 중심 무대 일지도... 그 동안 405번 국도를 따라 정선을 서너차례가보았다. 인적이 비교적 드물고 흐르는 계곡이 많아 내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던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부에서 405번 국도를 따라 송정에서 시작하여 신기를 거쳐 구절리로 향하는 코스로 정해보았다. 아마도 지명 이름을 이렇게 부른 것은 구구절절 많은 애환이 설였기 때문이리라 상상해 본다. 구절리 오지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신기로 들어서는 송정을 찾기위해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처음 송정으로 향한 차창밖 405번 국도를 바라보았다. 차를 세워 송정을 묻기 위해 가게에 들려보며 내가 어릴적 먹던 쫀득이, 미루꾸, 초코볼 등과 같은 과자들이 있는지도 살펴 본다. 이 곳에는 없었다. 도로변에 방문이 있어 겨울이면 정말 춥겠다. 이 곳을 지나 한 쉼터에 지나치려니 공업사 옆 구형 코란도가 인상적이다. 내 차도 십년이 흘러도 저 차처럼 정이 깃들여 질 것인지 궁금하다.

드디어 송정에서 신기로 들어가는 이정표 발견. 우회전하여 입구에 들어서니 버스 정류정이 이 곳이 신기임을 증명한다. 저 다리만 지나면 신기마을이다.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다리에서 바라본 견지낚시군이 한가롭다.

다리를 지나 처음 만난 집이다. 앞 마당에 핀 해바라기와 흰 코스모스가 아름답다.내가 좋아하는 뽕짝 "고향역"이 생각나는데...(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이쁜이, 꽃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개가 짖는다. 빨리 지나왔다.

구절리로 향하는 첫 관문 신기마을은 조용하면서도 길은 부드러웠다. 그래, 이 정도 길만 계속나와다오....

철 지붕으로 되어있는 안빈의 농가를 느끼며...

신기마을을 벗어나니 잔돌이 널려있는 오프로드가 시작되었다. 따뜻한 농심은 어디갔는지 이젠 외롭고 힘든 싸움이 시작되는 듯하여 마음이 무거워졌다.

발왕산 대광사오르는 길은 비교적 부드러운 길이었다. 정상의 이정표가 앞으로 8km내려가면 대광사란다. 정상에서는 무슨 공사인지 길을 넓히고 있다.

하산길, 차창밖 일송정이 인상깊다. 바로 옆은 천길 낭떨어지... 위험한 곳이다. 그러나 대체로 길은 평탄했다.

발왕산 정상 부근에서 내려 멀리 구절리 쪽을 바라보니 굽이굽이 구절인양 사방으로 펼쳐진 높은 산들의 물결이 끝간데 없이 이어져 시선을 끌었다.

산을 내려와 다 도착했다 생각했다. 그러나 오프로드는 더 좁아지고 숲이 내 차를 가렸다. 내 차에는 매우 치명적인데... 걱정은 계속되어 차 문에서 나와 삐져나온 나뭇가지를 손으로 헤치면서 전진.

동영상보기

구절리 가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산속을 헤매다 기진맥진. 이곳이 어디인지... 주차할 공간 발견! 일단 이 곳에서 놀다가기로 결정했다. 아직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이곳, 모든 것이 맑고 푸르다. 도회의 삶은 어리석다고 비아냥거리며 홀로 즐겼다. 30시간 전에 집에서 준비한 밥에 카레를 넣어 11시 30분 쯤 아점을 먹었다. 아이스통에 있던 밥은 온전했다. 처음에는 수영복만 입고 물에 들어가니 이게 웬 얼음물. 그래도 예서 멈출 수 없지. 준비한 다이버 슈트를 입고 들어가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 처음으로 책에서 보았던 천연기념물 "금강모치"를 보았다. 더불어 쉬리 그리고 못생긴 꾹저구가 심술궂게 나를 바라보았다. 정말 청정구역이다. 이 곳까지 차가 들어올리 없지만 그러나 맞은 편에서 차라도 만나면 험한 좁은 길은 수백미터 후진해야하는데...

길은 어느덧 대광사에 이르렀지만, 대광사 입구는 삭막한 느낌이었다. 쇠사슬로 사람의 출입을 금하고 주변 잡초도 무성한 것을 보니 어리석은 중생을 위한 주지스님과 그 도생들의 업은 무엇인지...

대광사를 지나니 주차된 차들이 여러 계곡에서 보였다. 저마다 여러 지역에서 피서를 왔나보다. 심지어 트럭에 설치한 텐트가 눈길을 끌었다. 내려와서 보니 이 지역이 자개골 계곡이란다.

마지막 자개골 오프로드 경계지역이다. 포장길 위에 네 바퀴를 올려놓는 순간 구절에 얽힌 애환과 삶의 고난을 내 가슴에 안고 나왔다.

드디어 신기에서 구절리로 향하는 오프로드 완주!

여행후기

구절리, 한국사람이라면 삶의 애환을 공통적으로 느끼게 하는 지역이라고 말한다면 과장은 아닌 듯 싶다. 아마도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 지명에 대한 인상이 그렇게 박혔나 보다. 그 만큼 나는 이 코스에 많은 애착을 갖고 시작했다. 다른 어떤 곳 보다도 이 외지에대한 경외심과 그 애환을 조금이나마 공유하며 내 각박한 삶의 여유를 불어넜고 싶었다.그러나 한편으로 살기 힘들다고 모두가 떠나는 척박한 이 곳에서 도회지의 삶을 한탄한다는 것이 배부른 투정은 아닐런지... 신기마을 입구의 다리를 건너면서 마을의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이곳 저곳에서 느껴지는 농가의 아늑함이 더욱 내가 이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좀 더 마을을 누비며 촬영하고 싶었지만 가가호호 지키는 개들과 바쁜 경운기소리에 그냥 지나쳐야만 했다. 이어지는 발왕산 정산 가는길은 대체로 부드러운 길이였다. 오히려 산 정상을 향한 오프로드보다 신기 마을이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러나 하산하여 대광사로 가는 길은 매우 좁고 잡초가 우거져 차에 흠집을 낼까 두려운 마음으로 매우 힘들 게 주행했다. 자개골 상류에서의 물놀이는 금강모치를 볼 수 있어 큰 수확이었다. 다행이 슈트를 준비했기에 말이다. 오랜만에 일급수에서 노니는 희귀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 코스의 가치가 있었다. 이것 저것 신경쓰고 시간에 쫒기다보니 오랫동안 자연을 음미하지 못하고 나오려니 마음 속 한 구석이 허전했다. 오프로드완주 후 구절역을 꼭 들려보고 싶었으나 길은 어느 덧 구절역을 지나 대기리로 향하고 있었다. 보다 세심하고 과감한 후진으로 이어져야 했는데... 지금생각하니 후회스럽다. 구절역을 다시 가야하는 내 운명이 집으로 돌아온 지금 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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