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터(추대분교)에서 아침가리가기-조경동계곡-

2002 4WD 2006. 4. 21. 12:55

갈터(추대분교)에서 아침가리가기

-조경동계곡-

(2002.7.13.토)























































조경동계곡에서

이 주전 가족과 함께 아침가리를 찾았지만 너무나 아쉬움이 많아 홀로 다시 찾기로 결심했다. 이번 코스는 갈터에서 시작되어 아침가리 에이르는조경동계곡이다. 특별한 점은 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다리를 이용한 오프로드 완주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새로운 일에 대한 경험은 전날부터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게했다. 처남에게 동행을 제의 했으나 군인이라 또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나의 부탁은 그에게 벌이나 마찬가지였다. 새벽 한 시에 잠이들어 5시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인터넷 일기예보는 인제 지역이 흐리다고 나타났으나 처는 갑작스런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올 것이라며 나의 출항을 만류하였다. 그러기에는 이미...... 차는 세벽 안개를 가르고 있었다.

용머리 휴게소 도착. 정말이지 먹고 싶은 것이 없는 곳이 휴게소인가 보다. 결국 매장 한 번 둘러보고 홍천으로 향했다.

화양강 휴게소를 지나 철전으로 들어섰다. 내촌으로 향하는 길목에 화양강을 따라 오프로드가 있어 일단 들러보기로 했다. 비는 내렸지만 농심은 밭에 있었다. 언제나 자연에 정직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차창밖으로 마주친 그들과의 눈을 돌리며 미안한 마음으로 차를 돌렸다. 마을을 나오는 데 채소밭에 서있는 가지만 남은 고사목을 발견했다. 이런 계절이면 한 두 잎이라도 있으련만 인간의 욕심 때문인 듯 가슴한 구석이 허전했다.

드디어 가파른 고개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아직 차에 익숙치가 않아 경사길에서 속도를 떨어뜨렸지만 이번에는 속도로 잘 이어갔다.

내촌에서 처음 만난 중국집이다. 시골 중국집의 특징은 한식과 중식을 함께 한다는 점과 내가 좋아하는 볶음밥의 양과 내용물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방송국에 방영되었다는 점을 간판에 부각시키놓았다. 역시 볶음밥은 예상대로였고 먹다가 반을 남겼다. 이 남은 것을 포장해 줄 것을 부탁하지 기꺼이 해주었다.

마침내 방동교를 지나 진동계곡쪽으로 좌회전하여 갈천 쉼터(추대분교)에 도착했다. 주민에게 길을 물어보니 이 곳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아침가리로 가는 조경동계곡이란다. 책과 인터넷에서만 보던 바로 그 계곡이었다. 하이킹을 위해 자전거까지 준비했지만 비때문에 하이킹은 포기하고 일단 계곡을 완주하기로 결정.

갈천 쉼터 맞은 편 길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면 아침가리 하류이고 이 지점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다리를 건너고 보니 어느 길로 가야할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조경동계곡은 보통 사람들의 통념을 깨야 오를 수 있는 계곡이다. 나는 이때까지 그 통념을 갖고있었던 것이다. 산쪽에 홀로 서있는 폐가를 영상에 담았다.

숲이 무성한 이 곳을 헤집고 나오기도 하며 물가를 건너 계곡을 따라 무작정 가보았다. 아니 이 곳에 웬 텐트란 말인가? 한 할아버지가 커피나 한 잔 마시고 가라며 권유한다. 빗 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길이 험해 길 정보 좀 얻을 양으로 쾌히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이 곳에서 한 달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당신도 좀 더 상류 계곡에 텐트를 치려고 했지만 이정표가 없어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비도오니 여기에서 하루 묵고 가라고했다. 내 생각에 이 분은 갈 곳이 없는 분인 듯 생각되었다. 그래도 사람이 그리워 손님인냥 극진히 대접해 주시는 이 분께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여러 사람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그들에게 길 정보를 물었더니 내려오는 데만 5-6시간이 걸렸다며 나에게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일행을 보니 어린 학생과 여자도 있는 것을 보고 안심하고 나는 올라갈 것을 결심했다. 할아버지께 내가 가져온 떡을 주고오려고 했으나 그만 잊어 버리고 그냥 올라왔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맑은 물이 넓게 흐르고 있었다. 물안개가 계곡마다 자욱하여 더욱 낭만적이었다. 이런 계곡을 수 없이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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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여 남짓 쉬지 않고 올라왔다. 온 몸은 이미 젖은지 오래다. 전혀 몸은 피곤하지 않았다. 매일 야깅한 그 진가가 오늘에서야 발휘되는 듯....

정말 험한 계곡도 있었다. 거센 물살을 가르며 올라가기도 했지만 깊은 물가로 바위를 타며 간신히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물속에 몸이 두 번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카메라는 잘 작동이 되었다.

내 몸을 미끄러지게한 주범은 신발이었다. 무룹에 부상까지... 문제는 밑창. 이 것이 다 달아서 겨울에도 스키신발이었고 이번에는 바위를 많이 탔지만 그때마다 참 힘들었다. 사실 이 신발은 나의 분신이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기도 다음으로 운동을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 신발과 함께 여행을 함께하고 싶은 것이다. 신발이 미끄러워 원망도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함께 할 작정이다.

바위단풍과 청개구리이다. 바위단풍은 자연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깨끗하고 깊은 숲속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이 곳에는 군락을 이루며 도처에서 발견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끝까지 카메라에 이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 이 곳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다.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목 가까이에 걸었다. 카메라야 정말 고맙다. 그래도 물에 잠기지 않고 잘 견디어 주어 다행이다.

오전 10시부터 계곡을 오르기 시작하여 시계를 보니 1시가 다 되었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난 것이다. 올라오는 동안 단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얼마나 더 가야할지 막막했다. 사실 인적없는 이 깊은 계곡에서 이러다 내 다리라도.... 깊은 물에 빠진다면... 수영은 자신이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의 일은..... 겁도 났다. 그래서 식욕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서 나가야 한다는 강한 도전 정신으로..... 그러나 배는 고팠다. 오전에 중국집에서 남긴 볶음밥을 꺼내어 먹었다. 역시 집을 떠나 야외에서의.... 더구나 인적없는 깊은 산중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홀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가져온 떡 한 조각도.....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이 소리!

이 내음!

그리고 나!

한 시간 정도 올라가니 아니, 이게 웬 일.... 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쁜 마음으로 올라가니 인간이 만든 시멘트 둑과 함께 다리가 보였다. 반가운 가운데 한 편으로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없는 인간 문명에 대한 회의감이 교차되었다. 드디어 최종 목표지인 조경동(아침가리)이다.

다리에 도착하고 보니 비가 내린 흔적은 없었고 지난 번 가족과 함께 왔을 때 공사장 옆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던 곳이었다. 그런데 방동약수에서 이곳까지 벌써 60%가 포장이 되어있었다. 그때는 모두 비포장길이었는데 말이다. 마음이 무거웠다. 새롭게 조경동교가 세워지고 승용차도 들어오고 이젠 내가 올라온 진동계곡도 그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간직되기 어려워질 것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조경동이, 아침가리가, 진동계곡이 오지로 남아있을지 정말 모르겠다. 마음이 답답했다.

그래도 아직은 아침가리에서 조경분교로 들어가는 입구는 비포장길로 남아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마음을 이것으로 위로하며 방동약수를 향해 산을 올라야 했다.

한 시간 남짓 걸어서 올랐다. 다리는 여전히 건제했다. 헨드폰 통화 전파가 가득차 있었다. 참 별일이다. 019는 오지에서 거의 전파가 약한데 말이다. 기념으로 처에게 전화했다. 아! 여기는 정상! 나 잘있다! 오우버.

조경동을 벗어나는 순간 길 입구에는 포장도로 공사로 인해 차량 통행제한을 알리고 있는 문구를 보며 허탈한 마음을 안고 산을 내려와야만 했다.

방동약수 입구에는 나무가 한 그루있는데 인상적이다. 약수를 막 내려오는 데 민박집 한 아저씨를 보았더니 지난 번 우리 가족과 함께 왔을 때 아침가리 입구에 있는 외딴 민가에서 만났던 분이었다. 내가 건넌 조경동계곡을 말하니 젊은 사람이라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내가 4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계곡에서 놀다왔냐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란다. 나는 속으로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외진 곳에서 두 번이나 만난 인연으로 아뭍은 반가웠다. (집에와서 책을 보내 내가 완주한 코스는 5시간으로 나와있었다. 결국 아저씨는 허풍..)산을 내려와 좌회전하면 지난 번 우리 가족이 묵었던 민박집(방태산 휴양림)이 나오고 우회전은 갈천(진동계곡)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도로를 걸어야 했다. 진동계곡을 따라 갈천으로 향해 가고 있다. 3킬로 미터를 걸었다. 손을 들어 무임승차를 하려고했지만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갈천 입구에는 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곳도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러 찾아들 것 이다.

갈천에 있는 폐교된 추대분교. 정문간판에는 자연환경연구소라고 적혀져있지만 들어서니 을시년스러웠다. 동네 꼬마들 몇 명만이 이 곳을 지키고 있다. 이야기들 들어보니 그들이 스쿨버스를 이용해 읍내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고 했다.

드디어 완주했다. 7시간 동안 강행군을 끝마쳤다. 장하다 이승훈. 역시 난 해냈다.

여행후기

여행은 참 좋은 것이다. 특히 혼자만의 여행은 말이다. 나는 등산을 싫어한다. 너무 힘들고 의미도 없는 것 같아서.... 전국 오프로드 코스를 둘러보던 중 많은 곳을 문자와 사진으로나마 알게되었다. 처음에는 사륜구동 자동차로 여행만 계획했으나 내 땀이 묻지 않은 여행은 의미를 나에게 전달해 주지 못했다. 그래서 쇼버가 있는 산악자전거까지 구입했다. 차에 싣고 다니면서 험한 길은 차도 아낄겸 그리고 내 인내도 시험해 볼겸 여러모로 경제적 신체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 같아서 말이다.

이 번 여행은 지난번 아침가리를 이어 오프로드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갈터(추대분교)에서 시작하여 아침가리(조경분교)로 이어지는 조경동계곡을 탐험했다. 하이킹을 못해 아쉬움을 있었지만 백트래킹으로 이 곳을 홀홀 단신으로 정복했다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맛보았다. 자연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이 느껴진다. 인간의 오만함으로 인해 자연이 하나씩 파괴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바벨론 탑을 쌓는 과오를 인간은 아직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마음이 무척아팠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포장되어지는 길을 보며 이 오지도 몇 년 안에 그 못습을 잃을 것을 상상해 보니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다. 계곡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으며 자연에 대한 경외의 마음으로 밥풀 하나 떨구지 않고 조용히 그 곳을 나왔다. 계곡 주변에는 벌써부터 이곳 저곳에서 계곡이 파헤쳐져 있다. 공사가 한창이다. 다리공사 포창공사 등 말이다. 이번 여름이 가고나면 방동약수에서 아침가리(조경분교)까지 길이 포장이 될 것 같다.

다음 일정

다음 여행은 하이킹 코스로 조경분교에서 구룡덕봉을 거쳐 광원리(살둔교)까지 트래킹으로 5시간 거리이다. 그러나 하이킹으로 하면 시간의 절반을 절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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