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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상남가기
신남-상남가기.
(2002.7.29.월)
매봉재 정상에서 김부리로 가는 길
그 동안 철정에서 451번 국도를 따라 상남을 거쳐 방동으로갔지만 이번에는 철정에서 북쪽으로 44번 국도를 따라 신남 위쪽 부평교에서 시작하여 상남에 이르는 30km 오프로드 코스를 정했다.
화양강휴게소에 들려 잠시 갈 곳의 지리를 탐색하고 신남을 향하고 있다. 산을 깍아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 인제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한 휴게소에 들렸다. 이 곳은 지난 10월에 강릉으로 가는 길에 들러보았는데 다양한 나무조각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었던 무척 이체로운 곳이다. 시간이 없어 일단 지나치기로 했다. 신남에 도착. 그러나 부평교부터가 시작지점인데... 계속 전진해 보자.
부평쉼터에 들려 길을 물어보니 부평교가 이 쉼터 옆에있단다. 신나게 부평교를 건넜다.
부평교를 지나 우회전하여 청학사 가는 입구에 들어서니 흙냄새가 나를 반겼다.
그러나 이게 웬말이냐! 갑둔교에서 정자간 확장공사란다. 진흙먼지 뚫고 가다보니 소치분교가 보인다. 학교 정문 앞, 쇠사슬과 어린 동상만이 이 분교를 지키고 있을 뿐...
청학사를 지나 정자리를 향하고 있다. 마지막에 들린 한 농가, 그래도 내가 손님인양 할머니와 어린 학생이 내다보았다. 아버지는 옆 개울에서 꿀벌 채집을 위한 도구들을 씼고 있었다. 엄마는 어디계시는지... 어저씨께 앞으로의 길을 물으니 가지 말고 돌아나가란다. 도저히 넘지 못할 길이라며... 마당 앞에 꽃밭이 인상적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오지의 두메산골은 순박한 정을 느끼게 한다. 이 곳에서 하루밤 쉬어간다면....
정자교를 지나자 바로 옆 개울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나 알몸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50미터 전진하자 바로 앞 양 갈래길이다. 일단 왼쪽길로 올라 갔더니 길이 없다. 다행이 길 끝에서 사람을 만나 길을 물으니 정자교 지나 바로 오른쪽 비 포장길이 매봉재를 넘어 김부리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김부리를 지나면 바로 상남... 그러나 이 분도 이 차로도 김부리로 가기를 힘들다며 말렸다.
설마하고 지나쳤던 길인데 돌아와서 바로 앞에 섰다. 먼저 걸어서 백미터쯤 올라갔다. 제법 큰 돌들이 있었다. 아마도 앞으로의 길을 알았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는게 약인 법, 흥분된 마음으로 한 숨 들이마시고 시동을 걸었다. 가자! 처에게 약속했는데... 차 흠집 없게 이런 길 가지 않기로... 미안하지만 사나이 가는 길은데...
이 정도 길이야 뭐 편안하게 올라갔다.
그러나 앞으로의 불길한 복선이 깔리기 시작하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차에서 내려 길을 살펴보니 골이 깊이 파여 잘 못 갔다간 차 밑창이 모두 긁히게 생겼다. 어떻게 했길래 콩크리트 길이 이렇게 됐지... 일단 차 왼쪽 바퀴를 콩크리트 오른쪽에 올리고 차 오른쪽 바퀴는 진흙길로 해서 전진... 그러나 4H로 콩크리트 위를 올라가지 못했다. 그래 이번에는 4L이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4L, 정말 기대되었다. 드디어 진흙 길에서 콩크리트에 바퀴가 닫는 순간 4L은 마치 거북이가 껑충 바위에 뛰어 넘듯 가볍게 올라서는 것이 아닌가. 그 놈 참 대견하네. 이 기쁨, 이 환희. 험한 돌을 넘고 나니 이 번에는 골만 파인 곳이다. 골을 가운데로하여 양 바퀴로 서행 그러나 차 운전석 면에 기스가 없도록 조심하며 갔다.
그러나 이건 또 뭐야! 이 번에는 진흙 구덩이가 아닌가. 진흙 구덩이를 조심해야 하는데 그래도 4L이 있기에 마음 편하게 4H로 건넜다.
매봉재를 정복하고 증승장구하며 하산하고 있는데 군인들의 길 확장공사가 한 장이다. 정상 뒤편으로 마봉산, 망대봉, 수리봉 등의 산등성이가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내 차에 최악의 상황이 바로 여기에서 발생할 줄이야? 차 밑창이 모두 닽고 말았다. 윽! 처음 경험하는 패배감. 덤프트럭 바퀴가 정말 큰가보다. 이렇게 깊은 골이 바퀴자국과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드디어 김부리에 도착. 언제나 그러하듯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달리는 이러한 아스팔트길은 정말이지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 내린다. 어느새 등은 땀으로 얼룩이졌는데... 자연 바람으로 말리며 상남을 향해 달렸다.
여행후기
이 번 코스는 정자리에서 매봉재를 넘어 김부리로 가는 길이 무척 험했다. 아마도 미리 알았다면 포기했을 험준한 길이다. 일단 올라가고 나면 후진이 어려운 길이 대부분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길을 통과해야 한다. 이점이 나의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처음으로 사용하는 4L, 매봉재 중턱에 있는 깨진 콩크리트 길에서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포장 길에서 사륜구동을 사용하며 느끼는 것인데, 마치 거북이 걸음과 같은 인상을 받았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4H는 슬금슬금 넘는다. 그러나 힘이 부치면 4L라는 터보가 있어 껑충 뛰어 넘고 다시 슬금슬금 험준한 길을 부드럽게 올라간다. 그 동안 오프로드 여러 코스 중에 최악의 코스로 기록될 것 같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지루하지 않은 길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길일 듯...
가는길
신남-부평(부평쉼터)-부평교-도수암(청학사)-갑둔교-소치분교-정자리-정자교-매봉재-김부리-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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