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연길-용정 50km

2006 중국라이딩 2006. 8. 19. 15:32

서울 민박집 숙소에서

전 날 여러 팀이 모두 떠났단다. 하여 모든 방이 비어있었다. 나는 침대 두 칸을 모두 사용했다.



내가 준비한 버너에 맞는 가스가 없어 결국 브루스터를 90위엔에 시장에서 구입했다. 페니어 가방 3개 중 2개를 소포로 서울에 보내 부피와 무게를 반으로 줄였지만 결국 이 브루스터로 다시 부피와 무게 증가.




하여, 부피와 무게 줄이려 분해하여 최소한으로 개조.



2박 3일 연길 예정이었지만 마음이 불안하여 하루 앞당겨 낮에 라이딩 시작하기 위한 주인아저씨와 일하시는 아주머니와 함께 기념 촬영. 중국 여행 중 제일 친절하게 해 주신 분들이다. 정말 고마움 마움 아직도 생생하다.



용정으로 향하는 국도. 우마차 길이 서울의 갓길인데 차도 만큼 넓고 길이 매끈하다.



계속 다운힐.


용정 시내 진입 입구 해란교 앞에서

용정 중학교 내 대성학교 건물. 한국 관광객도 함께 만났다.





시내를 벗어나 윤동주 시인 생가를 향하여 완만한 업힐 20km. 맞바람이 강하여 정말 고생했지만 길은 여전히 좋다.

명동 표지판

생가앞

생가내 교회








생가내 도우미가 항시 대기하고 있어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교회내 헌금함에 마지막 기부함이 있다. 나는 100원 지패만 있어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꼭 다음에 가면 헌금하련다.

용정시내 호텔 숙소에서. 자전거를 침실로 들여오는 것을 이들은 이상하게 여겼다. 나에게 이것 분실은 큰 일인데 이들은 분실에 대한 위험이 전혀 없다고 얘기한다.

숙소 커피잔을 이용 라면을 끓여먹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한심한 생각이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단지 중국 음식에 대한 두려움과 무지로 인한 완전 헤프닝이다.

7월 30일 일. 맑음 연길-용정 50KM
기상하니 05:00. 창밖을 내다본다. 오가는 사람도 보이고 벌써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다고 달리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달리며 생각하는 것이 덜 불안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루 더 이곳에 머물며 쉬기에는 내 갈 길이 너무 먼 것 같다. 아직도 하루에 80KM 이상을 밟지도 못했다. 이궁리 저궁리 끝에 점심 식사 후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노숙은 정말 싫었다. 짐이 무거워 이대로는 무리다 생각되어 6KG에 달하는 텐트, 침낭, 기타의 것들을 북경 숙소로 보내려 했으나 그곳의 사정으로 결국 우체국에서 한국으로 짐을 주인아저씨의 도움으로 260원에 보냈다. 가방은 큰 것 하나로 통일했다. 무게를 줄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저씨와 함께 길림성 상세지도 및 구간별 거리까지 표기되어있는 지도 구하는데 4원에 가판점에서 구입하고 컴팩트형 가스버너 구입하려 여러 할인 마트를 돌아다녔으나 허사로 끝났다. 아저씨는 숙소로 돌아가고 나 홀로 남아 시장 골목에서 조선여인이 경영하는 이발소 한 군데에 들어갔다. 여인의 수줍은 미소와 다소 어색한 가위질로 내 머리 위를 쉴새없이 움직였다. 면도를 묻기에 그렇게 응했다. 턱수염을 마치니 이마도 묻기에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안면 면도를 모두 끝내고 여인이 머리를 감겨 주고 마지막 손질까지... 면도비 5원 추가 합 25원 마쳤다. 서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조선족 여인의 수수함을 느낀 기회였다. 이 골목을 나와 시장 골목에서 한국산 부르스터를 90원에 구입하여 부피와 무게가 다시 늘어났다. 한숨이 절로.... 부피와 무게를 줄이려 서울로 짐을 보냈는데 말이다. 내가 중국음식에 대해 모르고 잘 못 먹기에 한국 라면을 먹기 위함이다. 라면 4, 초코파이, 초코렛을 준비하여 숙소로 들어갔다. 주인과 함께 부르스터 부피와 무게를 줄이려 분해하여 반으로 만들고 기념촬영과 함께 막지막 점심 식사를 했다. 이런 한국 식사를 또 어디에서 하겠는가? 오전에는 청국장, 오후에는 아우국을 먹고 아저씨는 하루 숙박비 50원 식사비 30원 80원을 받으시겠단다. 고마운 마음에 120원을 드렸더니 20원을 돌려주셨다. 정말 정이 많고 고마운 분들이다.
인사를 나누고 나는 용정을 향해 출발했다. 역시 출발하니 마음이 놓인다. 기분 좋게 달린다. 시내를 벗어나 용정으로 향하는 대로가 보인다. 물어보니 맞단다. 편도 2차선에 갓길은 무척 넓다. 이것은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 같았다. 5KM지나는데 수비점(매표소)이 보인다. 아마도 민자 국도를 건설한 듯하다. 달리는데 정말 시원하게 뚫려 좋다. 한국과는 정말 다르다. 이 넓은 도로 갓길로 2륜차가 마음데로 달리다니 말이다.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10KM 내리막길이다. 너무 황홀하여 사진 찍는다. 환상의 라이딩. 편하게 내려오다 보니 GPS용정 거의 도착 알린다. 지금까지 20KM. 혹시나 싶어 행인에게 물으니 길 건너 맞은 편으로 가란다. 찾아 따라가 보니 <해란교>. 감격이다. 말로 듣던 그리고 사진으로 보았던 그 다리. 사진 한 장. 도로 끝까지 직진 1KM 우측 보니 용정중. 교문 통과해 대성 중학 건물과 윤동주 시비가 보인다. 관광객들을 보니 한국 서울고에서 왔단다. 일단 촬영하고 주변 기사에게 물어 윤동주 생가를 찾아 명동을 향해 또 달렸다. 중국의 가로수는 정말 멋있다. 길가에 노점상 과일이 시선을 끌지만 돌아올 때 사기로 한다. 호텔도 눈 여겨 보아두었다. 다시 편도 1차선 콘크리트 도로 보인다. 그런데 왜이리 맞바람이 세게 부는지 무척 힘들게 주행한다. 시내의 활동적인 페달링은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시내부터 약 10KM 가면 된다는데 평속 15정도 유지한다. 갈수록 힘이 든다. 목도 마르다. 서울과 다르게 목이 마르고 힘이 들어가면서 맥도 빠진다. 여행에 대한 회의까지 들었다. 너무 갈 길이 멀고 오늘은 어떻게 잠을 이룰 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아직은 불확실한 하루 하루가 나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한다. 특히 첫날 초대소까지의 과정과 그곳의 하룻밤이 나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내가 그런 생활을 1주일 한다면 아마도 돌아버릴 것이다. 마치 수용소 생활이 이런 것은 아닐는지 생각해본다. 이상한 냄새, 낡은 페인트 비위생적인 세면과 화장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 악몽으로 내가 그리워했던 서민 시장에서의 군것질도 하지 못했다. 아무튼 끝없는 맞바람에 속도는 겨우 두 자리 넘기고 목이 말랐지만 일부러 참으며 목을 축일 정도로만 소량으로 물을 넘겼다. 바위가 멋있어 찍고 삼합 방향으로 계속 가다가 결국 백금 지나 명동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기념촬영하고 조금 가니 <윤동주생가>에 도착했다. 안내원의 차분한 설명에 생가 구석구석의 장소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 교회 안에서 잠시 기도를 하고 방명록에 사인하고 나왔다. 생가 앞에서 주민에게 말하니 이 자전거 버스에 못 싣는단다. 힘들어 버스 타고 가려고 했는데... 겨우 10KM만 가면 되는데 이 것을 못 가나... 스스로 반문하며 일단 달려보기로. 힘들면 천천히 간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가면서 알게 되었다. 올 때의 길이 오르막이었다는 것을. 하여 되돌아 갈 때는 모두 내리막길이었다. 평속 35이상 상회하며 겨우 10분 남짓 달려 시내에 도착했다. 하하하. 웃음이 절로 났다. 봐둔 과일상에게 1근 2원 50전으로 참외1, 복숭아1 사고 1원에 바나나 작은 것 2개를 먹었다. 사람들이 다가와 GPS에 대해 묻는다. 대충 설명한다. 용정 호텔 150원에 들어간다. 에어콘에 더블 침대, 욕실, 정수기까지. 디카 충전하고 샤워마치니 밖에 소나기가~ 다행이다. 늦었으면.... 일단 부르스터로 라면 끓여먹는다. 좀 전에 샀던 과일로 디저트. 잠시 카우터 아가씨와 가게로 가서 공중전화로 서울 거는데 먹통이다. 생수 1병 1원, 탄산음료 3원 쥬스3원 등을 사온다. 그런데 내 방 출입문이 정말 이상하다. 열쇠사이로 나무가 갈라져 있어 밖에서 내 방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하여 출입문에 경보기 및 끈으로 단단히 못 열도록 조치를 취해 두었다. 지도를 보고 일정을 짜다보니 내일은 65KM 달려 화룡에서 하루 묵어야겠다. 화룡도 매우 큰 도시다. 어떤 도시인지 궁금하다. 문제는 모레 화룡에서 이도백화가 110KM 인데... 그래도 달려야지. 오늘 같은 길이 계속 이어지면 좋은데. 자 가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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