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이도백하-백두산-이도백하 75km

2006 중국라이딩 2006. 8. 19. 16:47


해뜨면 일어나 먹는다. 그리고 달린다. 그러나 이날은 백두산이 가깝기에 만반에 준비를 하며 하루 쉬었다가 내일 오르려 했다. 일종에 체력 다지기랄까.

그래도 백두산 가는데 기냥 갈 순 없는 일 아닌가. 태극기 휘날리며 가야지. 숙소 주변에서 봉(?)을 구해 자작 해 본다. 만들고 보니 흐뭇하다. 애국심이 불근 솟아 오른다. 오케이



오전에 이번엔 어제 먹던 식당 옆 조선족 식당에 들렀는데 역시나 김치찌게 주문. 그런데 옆 테이블 한국 가족들인데 요리 푸짐하게 시켜놓고 먹지 못한다. 하여 양해 얻어 남은 것 내가 다 먹는다. 알고보니 이들 중 한 여인이 교사란다. 그리고 그 언니는 중국어 전공.헤어지는데 언니가 나에게 연락처 주며 심양 도착 후 연락 주란다. 잘 해주겠다고.오잉~ 이런 고마울 때가...ㅎㅎㅎ

식사 후 조선족 아주머니가 자기네가 경영하는 숙소로 오란다. 30원에 해 주겠단다. 바로 식당 길건너 맞은편에 위치한 아래 사진.

아무튼 식사 후 숙소에서 짐 챙겨 이곳으로 옮겼는데 겉보기와는 달리 내부는 엉망이다. 그냥 들어가 계약하려 했더니 100원 달란다. 엥~ 아주머니에게 가서 얘기했더니 40원 결정. 정말 40원도 아깝다. 그래도 정이 있다 싶어 이곳에 짐을 풀었다.




짐 풀고 마음 바꿔 백두산 오르기로 결정. 시간을 지채한 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손해가 많다. 사실 어제 무리한 라이딩을 했기에 오늘 하루 더 쉬고 내일 등정하려했는데 생각보다 몸도 정상이라 강행하기로.

뭐야~ 나 보고 어쩌라구... 장백산 어떤 길을 택해야하나? 서냐 북이냐. 이왕 짧은 것이 편하겠지. 그래 직진 장백산 서파로 간다. 만약 잘못 선택하여 실망하믄... 그때 생각하기로. 태극기 배낭에 매달고 달리니 국위선양에 기운이 절로 난다.자 업힐이다.


비록 업힐이지만 약한 경사에 평속 20이상 낼 수 있다.



그런데 시시각각 바람과 날씨가 바뀌며 급기야 비까지 가끔 고글을 스친다.


차량 통행이 적어 으시시하다.

장백산 매표소 1km전 한 호텔이 숲속에 있어 들러 숙박비 물었더니 무려 400원.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으니 이들이 한 철 장사라 어쩔 수 없이 이 대목을 노려 비싸게 받는단다.



입장료 150원내고 자전거는 매표소 옆 무슨 여행사 사무실에 맡겨놓고 한 한국 일행 그리고 가이드와 함께 등정에 오른다.

가이드와 함께


장백폭포에서

천지에서. 정보에 의한데로 비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난 너무 추워 얼우죽지 않기 위해 열심히 오르고 내려와야했다. 자켓을 깜박잊고 자전거 배낭에 넣어두고 왔다. 정말 너무 추웠다.

천지에서 농심 신라면을... 20원에 먹었다.




매표소 앞에서. 이 곳이 사진에서 그 토록 많이 보았던 매표소 상징물.


잔차를 보관해준 매표소 옆 여행사 사무실. 분실 방지를 위해 내가 두었던 것 보다 더 깊이 넣어주었다. 고마운 분들...

장백산에서 이도백하 시내 진입 길

이도백하 중심지




한 상가에 들러 조식, 야식 준비.


혹시나 해서 한국에서 봐 두었던 호텔골목 호태왕 민박집을 찾아 보았다. 결국 찾아 들어갔으나 호태왕은 일이 바빠 들어오지 못했고 결국 식당 경영하는 사촌 동생과 사진을 찍었다. 다행히 식당에 조선족 아주머니가 있어 우리들의 통역을 맡아 잘 해결해 주었고 그 고마움에 우린 더욱 가까워졌다. 나에게 숙소를 물어보았고 그 즉시 동생은 겔로퍼 승용차를 이용 나와함께 내 숙소로 가서 내 짐을 함께 챙겨 가지고 나와 이곳 호태왕 게스트 하우스로 짐을 옮겼다. 그리고 저녁은 식당에서 나는 갈치조림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아주 가늘고 오래 냉동된 것이어서 맛이 없었다. 중국인들은 여러사람이 모여 푸짐하게 먹는데 나만한궈(한국)인으로서 초라한 모습을 보여 창피했다. 그래서 음식 사진도 찍지 않았다.. 얼마나 나를 불쌍히 보았을까.... 아무튼 동생은 인삼주, 과실주 여러 가지를 보여주며 먹으라고 했는데 내가 워낙 술을 싫어해서리... 인삼주 한 잔 했는데 이들은 소주가 아닌 고량주로 담궈서 그런지 매우 향이 독했다.

호태왕 모친과 함께.

호태왕은 내가 인터넷에서 백두산 여행에 관한 사이트를 찾던 중 눈여겨 보았던 사이트인데 글을 읽어보니 동감하는 바가 참 많아 한 번 직접 찾아가 만나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어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러나 전화를 통해 이젠 민박을 하지 않고 자기와 만나기 힘들다고 하여 사실은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곳에 도착한 이상 한 번은 만남을 시도해 보아야 겠다고 결심.

8월 2일 수. 맑음. 이도백하-백두산-이도백하 75KM
5시에 기상하여 아침을 먹는다. 중국 전병 맛은 영양과 함께 그만이다. 그 안에 해바라기 씨가 있고 무게도 무거워 아침 식사 대용을 좋다. 4개가 4원 정도. 전병 하나에 1원이니 여기 생수 1병 값이다. 이들로 보면 비싼 과자다. 호텔 창 밖을 내다보니 마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용정도시의 활달하고 힘찬 모습은 없고 우리의 60년대 농촌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 여인이 마당을 가로질러 팬티 차림으로 화장실 간다. 내가 보는 줄도 모르고. 자전거 타고 나가 마을을 돌며 카메라에 담으려 했는데 비가 또 내린다. 오늘까지 이곳에서 쉬며 엉덩이를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하기에 조금 후에 서울 인터넷에서 보아두었던 호태왕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보아야겠다. 비가 그치며 아침해가 멀리서 떠오른다. 다행이다. 창 밖을 멍하니 보니 대형버스가 들어왔다 다시 간다. 오잉~ 저기가 혹시 터미널인가. 옷 갈아입고 나가니 다시 비. 비를 맞으며 가보지만 진달래 음식점이다. 다시 들어와 백두산 정복을 위한 태극기, 중국기 제작에 들어간다. 호텔 앞 한 플라스틱 긴 봉을 구해 고무줄로 함께 엮어 펄럭이는 깃발 만들어 배낭에 매니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 식사로 이번에는 어제 먹던 곳 옆 <강원도식당>에 들어간다. 김치찌개 시켜 먹는데 옆 테이블 요리 여러 가지 시켜 놓고 많은 것 남겨 놓았다. 대화를 들어보니 한국 가족이다. 하여 명함 주니 자기도 여고 수학교사란다. 다른 분은 이대 중국어과 졸업생. 내가 혼자 여행 중이라 요리를 못 먹어보았다고 하니 합석하란다. 이런 고마울 때가. 완전 땡 잡았다. 탕수육 먹는데 너무 달고 고기가 질기다. 두부요리 좋고, 고추 잡채 먹고 여러 가지 먹어 보니 기운이 솟는다. 이 중 한 분과 이야기하는데 자기 가족은 심양으로 간다며 심양에 언제 오냐고 묻기에 나는 심양에 8일 후에 도착한다 알려주며 내 명함을 건네 주었다. 심양에 오면 꼭 전화하라며 자신의 집과 핸폰 번호를 써 주었다. 고마움 분 만나 즐거운 아침 식사를 마쳤다. 이들은 대절한 봉고차로 떠나갔다. 김치찌개 8원에 먹고 나가는데 주인 아주머니 조선족이어서 한국말 잘한다. 안도 가는길, 백두산 가는길 상태를 묻는데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신다. 식당 맞은편 자기네 호텔이란다. 말이 그렇지 그냥 여인숙 수준이다. 숙박비 40원이고 샤워도 한단다. 재빨리 내 호텔에서 나와 이 호텔로 방을 옮겼다. 막상 들어가 보니 겉모습만 그렇지 초대소 조금 위 수준. 아무튼 짐 놓고 백두산 가기로 결정. 비도 그치고 최소 필요 귀중품 챙기고 좀 늦은 11시에 출발한다. 와~ 바로 이기 기분. 드디어 백두산 나는 간다. 출발전 BODY Gride 엉덩이에 잔뜩 바른다. 제발 습진이 악화되지 말아야하는데 걱정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백두산을 향해 달리는 기분 저절로 감동이다. 표지판 장백산 북파 28km 서파 73km. 이왕이면 쉬운 것 택해야지. 그래서 미련없이 직진하여 북파쪽으로 간다. 그런데 장백산 관광버스도 모두 북파쪽으로 향한다. 길 또한 예술이다. 약 28km 이처럼 좋은 길로 이어졌다. 서서히 오르막길이다. 그래서 업힐도 부담 없다. 가속만 없다 뿐이지 평속 20-25유지된다. 경치가 좋아 가다가 여러 번 영상으로 남긴다. 어느덧 천지 31km 가리킨다. 오는 길 60km 예상했기에 상관없다. 지금까지 업힐 20km. 이 정도 업힐로 31km도 충분히 가능하다. 가다가 총거리 30km 지점 <백화림 병관>에 들러 심심해 숙박비 알아보니 450원이란다. 놀라며 나온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알아보니 한 철 장사라 이렇게 비싸기 부른단다. 1km 전진하니 드디어 사진으로 보던 장백산 매표소 나온다. 한국인을 위한 한 가이드가 있어 이 분의 도움으로 자전거 맡기는 것부터 표 구입가지 안내를 받아 따라 일행들과 함께 처음에 따라다녔다. 장백산 입장료 150원. 정말 무지 비싼 입장료. 장백폭포 20원, 천지는 30원 합 200원의 입장료를 지불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일반 중국 서민들은 꿈도 못 꾸는 입장료이다. 우리가 설악산, 한라산 입장료를 24000원을 내고 오른다면 인정하겠는가. 그리고 이들의 서민 물가로 따지면 일반 시내 호텔료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실재로 우리 나라 모텔비 30000원이니 두 배인 적어도 5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우리가 설악산, 한라산 입장료를 지불하고 오르는 셈이다. 이런 비싼 입장료는 우리 관광객들이 모두 지불해야한다니 정말 폭리가 아닐 수 없었다. 얼마나 우리가 돈 덩어리인지... 장백산 매표소 지나 운행 버스를 보니 최고급 버스로 되어있다. 아무튼 올해부터 자전거 장백산 진입 금지를 당했다. 200원 천지까지의 입장료에 여러 가지로 실망이 컸다. 버스에 올라타 약 30분인가 장백폭포가지 가서 표 구입하여 폭포에 올라 다시 표를 구입하여 천지에 오르니 비바람에 몸이 몹시 추웠다. 내가 자켓을 준비했는데 미쳐 자전거 맡기면서 그냥 두고 온 것이다. 떨리는 몸 비벼가며 천지까지 올랐다. 백두산 천지에서 6.25때 군인이 물 떠 먹는 그림을 보았는데 나는 페트병에 물을 받아 마셨다. 의미 있는 부분이다. 사진 찍고 바로 옆에서 신라면 사발면 20원에 판다. 뜨거운 물 붇고 있는데 라면을 옆에서 또 끓여서 판다. 하여 나는 사발면 직원에게 주고 라면을 끓이는 것으로 20원 또 주고 사서 먹는데 기분이 좋다. 한 사람이 태극기를 꺼내자 상점 청년이 태극기를 빼앗아 상자에 넣으며 하산 시 찾아가란다. 아마도 천지가 중국 영토임을 암시하는 듯 한국인의 태극기를 용납하지 못한다는 당국의 지침인지 혼자의 애국심인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내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천지에서 비바람 떨면서 먹는 라면 맛 좋다. 추위를 잊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내려온다. 그래도 자전거 걱정으로 일행과 떨어져 매표소 사무실에 도착하니 고맙게도 여행사 사무실이었는데 사무실 안쪽으로 안전하게 책임감 있게 바쁜 중에도 지켜주고 있었다. 매번 느끼는 것인데 이곳은 도둑이 없는 듯 매우 정직해 보인다. 호텔에서도 느낀 것인데 말이다. 내려오니 온기가 느껴지며 비는 그쳤다. 그래도 30km 다운힐 이기에 추울 것 같아 자켓 입고 출발. 역시 계속 이어지는 다운힐 얼굴이 차가울 정도, 정말 자켓 잘 입었다. 평속 35이상 계속 달린다. 바로 이 맛. 라이더의 최고 행복. 백두산에서의 다운힐. 기분 죽인다. 1시간도 못되어 이도백하 마을 입구에 도착. 언제나 그렇듯 진입은 시골 분위기 좀더 들어가니 시내 중심이다. 혹시나 싶어 호태왕 게스트 하우스 찾기 위해 안도 병원과 국세 호텔 찾는데 드디어 국세호텔 찾아 옆 골목 들어가니 웹에서 보던 호태왕 하우스 발견. 골목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부모님인 듯 주인장과 만나 물으니 호태왕은 송강진에 있단다. 그리고 저녁에 이곳으로 와서 잔다고는 하는데 확실하지 않아 보였다. 동생인 듯 한 사람이 들어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가려는데 나보고 짐 놓고 차에 타란다. 겔로퍼 지프에 올라타 가보니 평화식당이다. 웹에서 보던 바로 호테왕이 추천했던 바로 그 식당. 식당 위에는 연예인 차인표와 찍은 사진이 걸려있고 나에게 양고기 꼬치를 하나 건넨다. 맛있게 먹는데 식당 종업원 중에 한 조선족 여인이 있어 서로 통역해 가며 서로의 교감을 이룬다. 내가 왜 이곳에 왔고 호태왕을 왜 만나고 싶어하는지를 말이다. 사실 호태왕은 민족의 아픔과 어떤 비전을 가진 청년으로 나는 글에 느껴졌기에 이 사람을 꼭 만나고 싶어 이곳을 먼 곳에서 연락도 없이 찾아왔다고. 그리고 2주 전에 호태왕과 전화통화 했는데 이젠 민박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까지 연락을 받았다는 얘기도. 하여 그냥 지나치려다 혹시나 싶어 무작정 찾아 이곳을 와 보았고 내 숙소는 이도백하 입구에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랬더니 다시 동생은 나를 차에 타게 하고 내 숙소로 가서 짐을 가져오게 하여 호테왕 민박에 여장을 풀게 했다. 이곳에 짐을 풀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숙소는 외부보다 내부가 훨씬 깨끗하고 좋았다. 일단 바닥이 타일이라 냄새도 없고 침대 시트도 깨끗한 편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평화식당에 가서 15원 갈치조림을 시켜 먹었는데 아주 가는 것에 오래 냉동된 것이라 맛이 없었다. 옆에서는 여러 가족들이 여러 요리를 시켜 먹는데 나는 자랑스런 한국에서 와서 이렇게 먹는 모습에 내 자신이 초라하기까지 느껴진다. 동생은 나에게 인삼주 및 여러 과실주를 골라보라고 하기에 인삼주를 시켜 한 잔 먹는데 소주가 아닌 독한 고량주로 담았는지 매우 독했다. 숙소로 돌아와 잠을 잤다. 오늘 참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내일은 버스를 이용해 안도로 가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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