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푸신-파몽적 110km

2006 중국라이딩 2006. 8. 19. 18:49

빨리 먹고 나가야 한다. 이 이상한 집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이상한 아주머니 그래도 문 열어주며 나와있다. 건물 외양을 멀쩡하지만 내부는 최악이다.

몇 키로 달리니 큰 마을도 있고 판점이 많이 보인다. 여기에서 자야했는데...







MTB 저런 산에서 타면 재밌겠다.



MTB 연습 코스로 추천하고 싶어 한 컷.









맨 오른쪽 우마차길. 차량 통행도 거의 없어 한산하다. 멀리 미화원 청소 몇 명보인다. 혼자 달리기에 아까운 길.

서울이었다면 아마 평속 35이상 달렸을 것을... 힘없어 10키로 낮춰 25이상으로 달려본다.
























중국인 라이더와 함께.

만남도 잠시, 쉴 장소를 찾아보지만 없어 그늘만 찾아 돗자리 편다.



이젠 더이상 가지를 못하겠다. 아프고 피곤하고. 한 주점에 들러 국수를 시켜 먹는데 생각보다 맛있게 먹는다. 짜장 소스 맛이 약간 난다.

주인집 여고생. 한자를 써 가면서 나를 돕니다. 미소가 해맑다.





원래 숙박집은 아닌데 여고생이 부모님께 부탁하여 얻은 자기의 방이다. 창밖으로 끝없이 넓은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내가 나와 잠시 일기를 쓰는데 여고생 다가와 글을 보며 웃는다. 마치 지렁이 기어가는 듯... 하여 바디랭귀지 대답한다. 나 쓸 힘도 없다고. 하긴 원래 악필이지만.

중국인들과 함께 요리를 맛보았다. 두부요리도 좋았고 족발은 우리의 맛고 같았다. 이 합석으로영양보충 충분히 했다.

8월 12일 토. 110km 푸신-파몽적
그래도 시간은 지나갔다. 5시에 일어나 화장실도 못 가고 얼른 짐 챙긴다. 아침이 얼마나 반가운지. 정말 귀신이 나올 것 같은 그동안의 숙소 중 최악으로 기록된다. 출입문이 잠겨있어 그 이상한 아주머니 일어나 열어준다. 기념으로 집 전경에 아주머니 있는 모습으로 한 컷 남긴다. 출발이다. 이젠 살 것 같다. 그런데 몸이 엉망이다. 어제 너무 지친 상태에서 막는 것 자는 것 씻는 것 모두 불편했기에 말이다. 더욱이 화장실도 못 갔으니... 오늘 내가 140km 달려 <건평>가면 호텔에서 잘 수 있기에 일단 그곳을 목표로 간다. 5km 지나니 판점이 많이 보인다. 바로 이곳에서 잤어야했는데 아쉽다. 아무튼 계속 간다. <조양시>로 가는 길은 정말 좋다. 고속도로 기분이다. 시내 접어들어 한비에게 전화한다. 기쁘다. 아내는 여름성경학교 때문에 나갔단다. 또 헤매다 행인에 묻고 해서 건평 국도101번 찾아 달린다. 총 60km 지나면서 기력이 다했다. 팔, 다리, 어깨 멀쩡한데 배가 등에 붙어있다. 너무 배가 고프다. <조양시>빠져나가기 직전 바나나 큰 것 4개 2원에 사서 60km에서 2개 먹고 2개는 으스러져서 버렸다. 도저히 갈 힘이 없다. 처음 50분 달려서 10분 쉬고 또 30분 달려서 10분 쉬는데 그래도 힘이 없다. 오직 기도하면서 간다. 길가에 생수, 콜라 사서 마구 마시며 간다. 이건 라이딩이 아니라 ‘자학’이다. 엽기다. 먹지 못하고 힘들게 가야만 하는 내 신세가 가엽다. 표지판 <북경530km>가리킨다. 이젠 북경이란 지명이 표지판에 자주 나오니 기분은 좋다. 이런 좋은 길이라면 하루에 150km 진행해도 충분한데 몸이 못 먹어서 쇠약해졌다. 오늘처럼 기력이 없기는 처음이다. 김치찌개 얼큰하게 한 그릇 먹고 배 채우면 지구 끝까지라도 갈 것 같다. 이토록 못 먹고 못 씻고 내가 하루에 120km 거리를 진행 계획을 세우다보니 숙박지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이런 불만족에 좀더 욕심을 내서 진행하여 좋은 곳 찾다보니 거리가 늘어나 오버페이스 하게되고 몸이 완전 망가져 버린 것이다. 비록 이곳은 군 수준으로 지도에 표기되어있지만 군 수준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예측하기 정말 어려웠다. 내일부터는 한 단계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거리를 결정해야겠다. 분명 이렇게 진행하다가는 내 명에 살기는 힘들 것 같다. 점심을 이곳 <파몽적>에서 간판에 그림이 있는 한 주점에서 먹었다. 이 동네 제일 깨개끗하게 보여 면 종류시키니 굵은 국수에 짜장 소스맛 나는 것을 뿌려 먹을 수 있었다. 먹으니 역시 힘이 난다. 주인 딸인 듯 17살 예쁜 여학생이 글을 써가며 나를 도와준다. 물어보니 이 지역에 욕실 있는 민박은 없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있단다. 이 곳은 군인데도 없다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수 먹고 힘을 내서 40km 전진해서 더 좋은 곳에서 잘까 하다가 도저히 이런 몸으로 불가능하다 여겨 이곳 식당에서 잘 수 있는지 물으니 이 여학생의 부탁으로 결국 식당 한 칸을 허락 받아 잘 수 있게되었다. 숙박비 10원. 딸이 무척 좋아한다. 어제 묵었던 주점 딸과는 대조적이다. 잠시 낮잠 후 밖 파라솔 밑에서 어린아이와 여학생에게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그리고 중국인에게도 주었다. 이어 중국인들이 요리를 시켜먹으며 나를 합석시켜 함께 먹는데 족발에 두부무침이었는데 맛이 좋았다. 하여 배불리 또 먹는다. 의사소통은 힘들었지만 서로의 교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참 많이 흐른 것 같다. 밖에 비가 내리고 나는 안으로 들어갔지만 자전거는 밖에 두어야하기에 비를 맞았다. 가슴이 아프다. 비가 내리면 내일 갈 수 없는데... 빨리 그치기만을 기도한다. 천둥과 번개가 친다. 비 소리 정말 운치 있다. 여주인이 내 침대 시트도 갈아주고 수건도 준다. 정이 느껴지기에 아름다웠다. 7시부터 파리와의 전쟁. 내 방 모든 파리를 섬멸하고 이젠 자야겠다. 창 밖은 끝없이 넓은 옥수수 밭이다. 몸에 기운이 오랜만에 충전된 느낌이다. 편히 자고 내일 60km 달려 <건평>지나 <능원>시에서 에어콘 켜고 자야겠다. 이젠 호텔 기준을 달린다. 하나님 좋은 장소 주셔서 감사합니다. 빨리 가족 볼 수 있게 기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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