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라이딩을 마치며

2006 중국라이딩 2006. 8. 21. 18:01




중국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길. 비록 우중 라이딩이었지만 카메라를 비닐에서 벗겨 좋은 영상으로 남기려 찍었다


여행을 마치며...


내 삶이 벌써 80을 꺽은 만 40세가 되었다.오래 전부터 이 나이가 되면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무엇인가 큰 이벤트를 만들고 싶었다. 바로 자전거로 떠나는 해외 여행. 여러 자전거 여행 서적이나 웹에 올라온 이야기를 읽으며 참 많은 상상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난 중국을 첫 번째 대상으로 꼽아본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깝고 물가도 싸며 선조들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길림성이 있고 한 편으로 중국이 가난한 사람이 많다지만 많은 발전이 있었던 만큼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그리고그 광활한 넓은 땅을내 두 눈과 다리로 확인하고 싶었다.

여행의 목적을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본다. 첫째, 우리의 민족 혼을 찾아 용정 윤동주 대성학교 및 명동 생가, 청산리 전투 유적지 그리고 명산 백두산 천지 이어지는 길림성내 조선족 사람들의 삶을 둘러보고 두 번째로 장춘에서 북경에 이르는 긴 길에서 중국인들의 문화를 살펴보고자 했다.총 2200KM 정도의 거리로 기간은 좀 넉넉하게 25일로 정해 본다.

이렇게 희망을 안고 시작했던 라이딩, 첫날부터 아침 6시에 러시아 자르비노항에 도착했지만러시아 세관 통과하는데 여섯 곳을 지나 무려 8시간이 걸려 오후 2시에 중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중국 세관 통과 시 할머니에게서 산 만두에서 시작된 중국 음식에 식상하여 허기를 메우기 위해 이때부터 빵으로 배를 채우고 이것도 아닌듯 하여 중반부터 바나나로 바꾸어 라이딩 했더니 상황은 그나마 호전되었다.숙소 또한 첫날 도문역 3원 짜리 초대소에서 숙소에 대한 공포가 시작되었고가장 좋은 곳에서 낙후된 곳까지 라이딩에 따른 몸의 상황에 따라 숙소가결정되어 극과 극을 달렸다. 에어콘 나오는 숙소를 구하려 애를 쓰다보니 자연히 라이딩 거리가 늘어나 몸의 모든 진이 빠지게 되었고 힘이 없다보니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커져 매일 우울함 속에 지내야했다.시간이 흐를수록 힘찬 페달링 사라지고 의무적이고 무의식적 페달링으로 이어졌다. 하루하루 두려움과 고난은 아침 저녁으로 기도를 더욱 절실히 올리게 했다. 길림성 일대 라이딩에서는 그래도 조선족이 많고 민족적 정취가 묻어나는 곳이 있어 목적지 도착 시 기쁨이 있었지만 장춘부터 북경에 이르는 길은 한국어 간판도 없을뿐더러 조선말 하는 사람을 거의 찾지 못했다. 야망에서 시작된 라이딩은 ‘자학’라이딩으로 바뀌고 절망 속에서 그래도 살아서 당당하게 끝까지 북경을 목표로 가야한다는 맹목적인 사명으로 달렸다. 하루에도 수십 번 내 앞을 지나는 버스 타고 북경을 향해 가고 싶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몇 번은 차를 얻어 타려고 걸은 적도 있었다. 한 번 얻어 타면 계속 그럴 것이 기에 라이딩은 그 순간 끝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얻어타려고 걸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빈 트럭이 없었다.호텔에서 편하게 여러번 쉴 때도 있었지만 육체는 편해도 정신적 외로움은 더욱 커지는 것이 아닌가. 차라리 자학적 라이딩이 편했다. 외로움을 느낄 겨를 없이 피곤해서 금방 잠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들수록 포기 간절했지만 몇 년을 키워왔던 이 투어를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기도하며 버티다 보니 시간이 흘러 북경 천안문 광장에 입성하게 되었다. 천안문 뒤쪽 한 노점 국수집에 들러 메뉴 하나 주문해 먹으며 입성을 자축해 보지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광장 앞에 서보지만 목표 달성의 기쁨보다 내 자신이나약했다는 생각이 나를 억눌렀다. 빨리 숙소 정해 티켓 날짜 변경하여 집으로 돌아올 마음뿐이었다. 북경 도착 <북경세븐하우스>숙소에서 속옷을 입어본다. 팽팽했던 것이 살이 빠졌는지 너무 헐거웠다.얼마나 굶었으면 이렇게 되었는지...

혼자서 자전거로 고생하며 여행했기에 참 많은 것은 느꼈던 것 같다. 대중교통을 이용 일송정 백두산을 보았다면 아마도 나에게 별다른 의미를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일송정 찾기 위해 40KM 손해보며 달려야했고 백두산 보기 위해 화룡에서 삼도까지 비 오는 날 거의 7-80KM 진흙탕 산길을 배고품 참아가며 초죽음이 되어 산능선을 헤매며 달려야했다. 겨우 삼도에 도착했지만 비위생적이고 허름한 식당에서 배고품을 해결해야했다. 그러나 좋은 주인 만나 칼국수 맛있게 먹고 송강진 거쳐 이도백하를 향해 지침없이 달려도착했는데 잡은 호텔 샤워를 못하는 준공검사 못 받은 공사 중인 건물일 줄이야. 어디 이것뿐인가 장춘에서 스빙(사평)가는 60KM 이상의 도로 지도상으로 굵은 붉은선 즉 좋은 국도임에 틀림이 없어 휘파람 불며 질주하려 즐겁게 진입했든데모는 길이 2008년 북경 올림픽 목표로 길 확장공사로 인한 그 흙먼지. 그 길을 뚫고 전진하던 날. 승덕에서 길 잘 못들어 승경간(승덕-북경)도로 진입하여 휴게소 없는 고속도로 끝까지 달리다 중간에 다행히 철조망 뚫려있어 상점에 들러 음식 구입하여 다시 고속도로 진입했던 것, 이상한 판점에서 정신 나간 처녀가 잠근 내 방문을 열고 들어오고 홀라당 벗은 나는 당황하고 간신히 배게로 중요 부위만 가리고 그녀는 미소 지으며 가슴을 내게로 가까이 하더니 양손으로 내얼 굴을 쓰다듬던 일. 이 과정에서 나의 잘 못된 대항에 혹 비명이라도 질러 부모 올라오고 상황 이상해지면... 내 인생 종치는상황.

아름다운 사람과 아름다운 길도 많아 기억에 남는다.거리를 지나며 자전거 세차할 때, 길을물어볼 때, 작은 상점에서 음료 마시며 주인과 얘기를나누던 일, 이발소에서의 조선족 여인 이발사의 잔잔한 미소, 노점상 과일, 노점 가수점(음료파는곳) 등작은 곳에서의 친절들이 하루에도 여러 지역을 스쳐지나는 라이더에게는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충분한계기가 되었다. 또한 하루밤을 보내야하는 숙소에서의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들의 특별한 애정을 많이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여행의 가치를크게했다. 그래도 제일은 바로 잘 가꾸어진 길이다.항상 넓고 가로수가 하늘을 덮을 정도로 잘 정비된 그런 달력속 그림같은 그런 길 말이다. 너무 부러웠다. 우마차길이라고는 하지만깨끗하고 넓게 잘 가꾸어져 있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 우울한 마음 지울 수 있었다. 우리는 겨우 수목원 길에서나 볼 수 있는 길인데 이곳은 거의 모든 곳이 이렇게 정비되어있다. 달리고 싶어하는 자전거 메니아라면 나는 중국을 추천하고 싶다.

숙소에서 체크인이나 전거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중국인들의 정직함이나 성실함이 나를 감동시켰다. 비록 내가 보기에는 하찮은 작은 일이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이 의외로 강하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고마움 마음에 팁(?)을 한 종업원에게 주려했지만 그는 도망갔다. 비록 교통과 관련된 모든 행인 및 차량 질서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 외 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 그리고 해질녁이 넓은 광장에서 한가롭게 노니는 그들의 모습에서 가난한 농촌에도 노인들을 위한 운동장 골프(?), 작은 구멍가게에 놓여있는 당구대 정말 많은 장소에서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정서적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은 여행이었다. 물론 도저히 나로서는 지낼 수 없는 허름한 많은 상점이나 집들을 보았지만 내 60년대 삶의 모습과 비슷한 그런 시골에도 내가 그 시절 느끼지 못했던 평화로운 시설들을 보며 이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여겨졌다. 자연도 아름답지만도시를 지나면 허름한 읍이 나오고 읍을 지나면 더 좋은 군이 나오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

중국은 참 부자가 많은 나라로 여겨진다. 많은 곳을 다닌 것도, 좋은 도시만을 골라 다닌 것도 아닌데... 일반 도시만이 아니라 시골에서도아우디와 같은 고급 차들을 많이 보았기때문이다. 한화 9천만원 이상하는 고가의 차들이 거리에 즐비하다. 심지어 장춘시에서는 공안차가 아우디인 것도 있다. 빈부격차가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부자가 많은 중국인 것 같다. 분명 중국인들도 신토불이, 국산품 애용 뭐~ 이런 생각도 있을 듯 한데. 오래 중국에 오래 머문 한국 유학생에게 물어보니 중국인들은 아우디, 폭스바겐 심지어 현대차들을 마치 자국의 상표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해외 유명브랜드 차들이 많아 중국인들은 자국의 것으로 착각한다고 한다. 특히 아우디 공장이 많다나... 재밌는 얘기다.

웹에서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독일 여성이 중국을 오랫동안 자전거로 홀로 여행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자신감을 얻어본다. 그리하여 중국어를 못해도 라이딩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모든 음식도 인간이 먹는 것인데중국에서 무엇이나 먹을 수 있으리라 또 믿었다. 그러나 이 것은 큰 오산이었다. 가장 중요한 먹는 부분을 간과한 나는 결국 굶고 죽어라 달려야하는 큰 대가를 치뤄야만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빵이나 과일이 아닌 일반 음식으로 배을 채웠다면 그 좋은 도로에서 한국에서 처럼 힘찬 페달링으로많은 이동거리를 기록하며 비경에 취해 낭만적 랑이딩을 즐겼으리라 생각해 본다. 배가 고프니 라이딩이 힘들어지고 마음까지 약해져 가족에 대한 그림움에 외로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경비는 내 경험에 비춰보면그리 신경쓸 일이 못된다. 그만큼 우리의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높다는 반증이리라. 무엇을 사고 입고 먹든지 간에 모두가 낮은 가격이라는 생각에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북경 중심가 제외하고 모든 도시 최고 시설 호텔비 150원(약한화2만냥) 그외 여점,주점,판점, 초대소등 20원 이하. 식비는 한국식 1인분 한끼보통 5원정도.

제일 행복한 순간은 서울로 돌아오던 날 북경 공항 면세점에 들러 아내를 위해 선물을 고를 때 였다. 이젠 서울로 가서 가족을 만나는 것이 거의 현실로 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로 그 여유가 면세점에서 펼쳐진 것이리라. 면세점 옆 한 식당에서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사과쥬스 한 잔에 25원, 라면 한 그릇에 65원, 생수 한 병에 15원 거의 100원 한 순간에 소비한다. 라이딩하며 영양과 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국수 3원, 쥬스 한 병에 2원 50전, 생수 1원 이렇게 6원 50전이면 해결 될 것은 이곳에서는 100원을 내야하다니... 벌써 물가 지수가 중국 서민 물가에 내가 맞춰졌는지.

떠나려하니 중국이 그리워진다. 아마도 다시 중국 음식을 먹는다면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여행 마지막날 한 한국 대학원생 여행자와 북경 한 번화가 왕후징역에 내려 여러 곳을 관광하다 제일 크다는 서점에 들러 중국 교통 지도 책자를 구입했다. 나보고 말한다. 이젠 중국여행 끝이라며 왜 구간별 거리 수치까지 나와있는 교통책자를 사냐고 말이다. 나는 그냥 미소로 답해주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북경에서 서울로 오늘 날 나는 드디어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내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서울로 돌아가면 내가 미워했던 사람 나로 인해 실망했던 사람에게 잘해주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아울러 해외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 특히 몇 달 아니 몇 년을 세계 여행을 하는 라이더가 나는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 조건은 잘 달릴 수 있는 신체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어떤 음식이라도 잘 먹을 수 있고 마음 편히 여유있게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정신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여행기간 23일

교통비 50만원(배값, 중국, 러시아 비자 비, 항공료 포함)

현지생활비 50반원(숙박비, 식사비)

총 라이딩 거리 2000km